尹, 쇄신 약속, 사과도 없었던 20분... ‘반문재인’ 성과 강조

- “정치적 목적 인사 쇄신은 안 된다”
- “낮은 지지율, 겸허하게 수용할 것, 어떤 문제가 있었는지 면밀하게 짚어나가겠다”

윤석열 대통령이 취임 100일 기자회견을 갖고 기자들의 질의에 답했다. 윤 대통령은 이 자리에서 국정운영의 기조와 인적 쇄신 요구를 사실상 거부했다. 특히 “인사 쇄신이라고 하는 것은 국민을 위해서 아주 치밀하게 점검해야 하는 것이지 어떤 정치적 목적을 가지고 해서는 안 된다”면서 “좀 시간이 필요하다”고 선을 그었다.


▲ 출처 : 연합뉴스

윤 대통령은 17일 오전 용산 대통령실에서 지난 100일간의 임기 동안 소회와 성과를 보고하는 형식으로 기자회견을 시작했다. 하지만 20분간 이어진 모두발언에서는 그간 자신이 무슨 일을 했고 어떤 성과가 있었는지 자화자찬에 가까웠고, 어떤 방식으로 국정운영 기조를 점검하고 앞으로 방향을 어떻게 어디로 설정할지에 대한 내용은 담겨있지 않았다. 주요 내용 역시 주로 ‘반문재인 정부’에 초점이 맞춰져 있었다.

◆성과도 결국엔 ‘반문재인’

윤 대통령은 “우선 소득주도성장과 같은 잘못된 경제정책을 폐기하고, 경제기조를 철저하게 민간·시장·서민을 중심으로 정상화했다. 경제 기조를 글로벌 스탠다드에 부합하게 바꿨다. 상식을 복원한 것”이라며 “일방적이고 이념에 기반한 탈원전 정책을 폐기함으로써 세계 최고 수준인 우리 원전 사업을 다시 살려냈다. 제가 탈원전 폐기를 선언하고 나토정상회의에서 적극적인 세일즈 외교를 펼친 결과 해외에서 최근 우리 원전 발주 움직임이 본격화되기 시작했다”고 말했다.

이어 “서해 공무원 피살사건, 북 어민 강제북송사건의 진상을 규명하고 희생자 명예 회복을 비롯한 조치에 최선을 다하고 있으며, 앞으로도 정부는 자유, 인권, 법치라는 보편적 가치를 특히 외교·안보 분야에 있어서 확고하게 지켜나가겠다”고 덧붙였다.

윤 대통령은 자유·인권·법치라는 보편적인 가치는 국정 전반에 녹아 있다며 그 핵심 사례로 민정수석실폐지와 최측근인 한동훈 법무부장관 산하 인사정보관리단과 이상민 행정안전부 장관이 지휘하는 경찰국 신설을 꼽았다. “국가 사정권력의 컨트롤타워” 기능을 포기하고 “법에 정해진 수사·감찰기구로 하여금 민주적 통제를 받으며 투명하게 그 기능을 수행하게 되고, 대통령의 제왕적·초법적 권력을 헌법과 법률의 틀 안에 들어오게 했다”는 이유였다.

◆“낮은 지지율, 겸허히 수용하겠다” 그러나 구체적 쇄신 약속은 없어

그러나 20분간 이어진 모두 발언 안에 석 달 만에 곤두박질친 지지율, 연이은 인사 실패 지적에 관한 사과나 쇄신 약속은 없었다. 그렇다 보니 첫 질문부터 ‘지지율 하락’의 원인을 어떻게 평가하고 있는지 세 가지 이유를 꼽아달라는 질문이 나왔다. 취임 100일 만에 국정 수행 부정평가의 급상승한 가장 큰 이유로 인사 문제가 꼽히고 있는데, 그 이유는 무엇이라고 보고 있으며 어떤 개선방안을 고민하고 있냐는 질문도 뒤를 이었다.

윤 대통령은 먼저 “(지지율 하락 이유를) 세 가지로 말씀드리긴 어려울 것 같다”면서 “지지율 자체보다도 그런 여론 조사에서 나타난 민심을 겸허하게 받아들이는 것이 중요하다. 여러 가지 지적된 문제들에 대해서도 국민의 관점에서 세밀하게, 꼼꼼하게 한 번 따져보겠다”고 했다. 또 “제가 이번 휴가를 계기로 해서 지금부터 다시 다 되짚어 보면서 어떤 조직과 정책과 과제들이 작동되고, 구현되는 과정에 소통에 어떤 문제가 있었는지 면밀하게 짚어나갈 생각”이라고 답변했다.

인사 문제와 관련해서는 “조금 전 답변으로 어느 정도 제 입장을 말씀드린 것이라 생각한다”고 했다. 윤 대통령은 “지금부터 다시 다 되돌아보면서 철저하게 챙기고 검증하겠다”면서도 “인사 쇄신이라고 하는 것은 국민을 위해서, 국민의 민생을 꼼꼼하게 받들기 위해 아주 치밀하게 점검해야 하는 것이지 어떤 정치적인 국면 전환이라든가 지지율 반등이라는 정치적인 목적을 가지고 해서는 안 된다고 생각한다”고 답했다. 이어 “시간이 필요할 것 같다”고 덧붙였다.

<저작권자 ⓒ 의사나라뉴스,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