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 여사, 수해현장 곳곳에서 비공개 봉사활동... 뒤늦게 알려져
- 같은 날, SNS에 팬클럽이 尹 일정 공개 파장
- “대통령 일정은 경호상의 이유로 극비사항”
24일 윤석열 대통령의 배우자 김건희 여사가 최근 수해현장 곳곳에서 비공개로 봉사활동을 한 사실이 알려졌으나 같은 날 김 여사의 팬클럽 ‘건희사랑’이 철저한 보안을 요구하는 윤 대통령의 지역 일정을 SNS에 공개해 논란이다.
이날 대통령실에 따르면 김 여사는 지난 8일 호우 피해가 발생한 수도권을 중심으로 하여 현장을 찾아 주민들을 만나 위로하고 봉사 활동을 해왔다. 지방으로도 이어진 김 여사의 봉사활동 일정에는 최소한의 수행원만 동행했으며, 작업복 차림에 마스크로 얼굴을 가려 현지 주민들도 김 여사인지 몰랐던 것으로 알려졌다.
김 여사는 앞으로도 비공개 봉사활동을 지속할 예정이며, 평소 꾸준히 관심을 보여온 서민과 노인, 장애인 등 취약계층 지원이나 여성·청년 관련 활동, 유기견 봉사 등을 진행할 것으로 예상된다.
그러나 뒤늦게 알려진 김 여사의 ‘미담’에도 같은 날 김 여사의 팬클럽에서 대외비인 윤 대통령의 향후 지역 일정이 공개된 것에 더 많은 주목과 논란이 생길 것으로 전망된다. 불필요한 논란이 빚어지자 여권에서는 ‘찬물을 끼얹었다’는 반응을 보이고 있다. 여권 관계자는 “불필요한 논란이 벌어졌다”며 “지지율 저점 이후 회복세를 보이고 있는 분위기였는데 찬물을 끼얹은 것 같다”고 말했다. 야당 역시 ‘국기문란’이라고 강하게 비판했다.
앞서 김 여사 팬클럽 ‘건희사랑’의 SNS에 올라온 게시물에 한 이용자가 댓글을 통해서 윤 대통령의 일정을 공개했다. 작성자는 구체적인 윤 대통령의 일정을 언급하면서 “많은 참석과 홍보를 부탁드립니다”라고 적었다.
통상적으로 대통령의 외부 일정은 경호상의 이유로 행사 종료 시점까지 일정 자체가 비공개로 진행된다. 대통령실 출입기자단에도 대통령 일정은 사전 공지되지만, 행사 때까지 보도 시점이 유예된다. 대외비가 ‘건희사랑’ 이용자에게 어떤 경로로 유출되었는지는 아직 확인되지 않았다.
건희사랑의 보안 위반 논란은 처음 있는 일이 아니다. 이들은 지난 5월에도 대통령 집무실에서 찍은 사진을 공개해 비판을 자초했다. 당시 대통령실은 김 여사 핸드폰으로 대통령실 직원이 사진을 촬영했고, 김 여사가 직접 팬클럽에 전달한 것으로 알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 같은 대통령의 대외비가 유출되자 대통령실은 거듭해서 “죄송하다”. “긴장을 유지한 채로 살피도록 하겠다”며 사태 진화를 나섰지만, 같은 실수가 반복된 것인 만큼 운영 미숙에 대한 비판을 피하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홍준표 대구시장은 이날 페이스북에서 김 여사 팬클럽의 해체를 촉구하면서 “정치한 지 26년이 되고, 많은 대통령을 거쳤어도 영부인 팬클럽이 있다는 소리는 단 한 번도 들어본 적이 없다”며 “얼마 전까지 이상한 사람(강신업 변호사)이 팬클럽 회장이라고 하면서 정치권에 온갖 훈수를 두더니 이제는 대통령의 동선까지 미리 공개하는 어처구니없는 짓들도 한다”고 비판했다.
홍 시장은 “그런 카페는 윤 대통령을 국민과 멀어지게 하고 나라를 더욱 어렵게 만들 뿐”이라며 “이제 그만들 하시고 해산하라. 나라 운영에 전혀 도움이 되지 않는다. 이준석 전 대표가 자신을 막시무스라고 자칭하는 것보다 더 웃기는 코미디”라고 덧붙였다.
여권에 이어 야권에서도 비판의 목소리가 높다. 신현영 더불어민주당 대변인은 논평을 통해 “대통령의 안전을 위협하는 심각한 국기문란 사고”라며 “대통령실이 대통령 일정을 도대체 어떻게 관리를 하는 것인지 참담하다”고 말했다.
<저작권자 ⓒ 의사나라뉴스,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현우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