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간호조무사의 주사 처치·관리 부주의로 25명 집단 감염... 법원, 총 6억 원 손해배상 판결
- 법원, 구입·처치·관리 등 주사 전반적 책임자인 간호조무사와 개원의 모두 책임 인정
- 법원, 근로자를 고용한 사업주인 전문의에게도 책임이 있다고 판단
법원이 간호조무사의 주사 투여제 관리 부주의로 발생한 환자의 집단감염 부작용은 개원의도 책임이 있다고 판결했다. 전문의와 간호조무사에게 피해자들에 6억 원의 손해배상 책임이 있다고 판단했다.
13일 서울지방법원(민사합의18부 박준민 부장판사)은 A씨 등 환자 25명이 오염된 주사를 맞아 집단 감염을 일으켰다며 이비인후과 전문의 B씨와 간호조무사 C씨를 상대로 낸 손해배상 청구 소송에서 원고 일부 승소 판결을 내렸다. 재판부는 B씨와 C씨가 연대해 A씨 등에게 각각 1,500만 원~8,200만 원 등 총 6억 여원의 손해를 배상하라고 명령했다.
A씨 등은 지난 2017년 5월~12월 사이 외이도염, 급성편도염, 급성부비동염 등의 증상으로 B씨 병원에서 근육주사를 맞은 뒤 모두 비결핵성 향산균인 마이코박테리운 압세수스에 감염됐다. 이 비결핵항산균은 폐질환의 일종으로 기침과 가래를 동반하며, 사람 간 전파력은 낮지만 감염 초기에 한 달 이상 입원치료를 받아야 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A씨 등에게는 주사 부위가 붉게 변하고 염증이 발생하는 등의 이상 반응이 나타났고, 주사 부위가 곪아 고름이 차거나 심지어는 괴사된 경우도 있었다.
정부 당국의 역학 조사에서 당시 주사제와 주사기 모두 문제가 발견되지 않았고, 해당 주사제를 사용했던 다른 병원에서도 비슷한 사례가 보고되지 않은 것으로 확인됐다.
문제는 간호조무사 C씨의 주사 처리·관리 부주의였다. 역학 조사 결과 C씨는 1회용 주사제 앰플 하나를 여러 번에 나눠 사용하거나 개봉한 주사제를 상온에 보관한 채로 재사용 했고, 주사를 놓을 때도 주사제 뚜껑을 완전히 제거하지 않은 채 반만 열어 사용하는 과정에서 주사 바늘이 주사제 입구와 뚜껑에 접촉한 것으로 드러났다.
결국 집단감염의 경로는 주사제 혼합 사용과 부주의로 판명됐고 A씨 등 25명의 환자들은 법원에 각각 최소 3,000만 원~1억 1,700만 원을 배상하라며 소송을 제기했다.
재판부는 환자들의 손을 들어줬다. 재판부는 "피고들의 주사용수의 보관 및 사용상의 부주의로 원고들에게 비결핵항산균인 마이코박테리운 압세수스에 감염되게 하고 그로 인해 엉덩이 부위의 농양이 발생하게 하는 등의 상해를 입게 했다"며 "피고들은 원고들이 입은 손해를 배상할 책임이 있다"고 판단했다.
피고인 전문의는 관련 민사재판에서 주사용수 구입 및 사용 관리, 주사처치는 간호조무사가 담당한다고 항변했으나, 재판부는 근로자를 고용한 사업주로 개원의를 규정하며 근로자를 고용한 사업주에게도 책임이 있다며 이를 받아들이지 않았다. 재판부는 이번 재판에서 A병원 피고들은 손해배상금으로 피해자의 실질 재산 감소뿐만 아니라 얻을 가능성이 있던 재산이 증가하지 못한 소극적 손해까지 보상하라고 판결했다.
한편 앞서 또 다른 환자 D씨가 낸 소송에서도 B씨와 C씨의 주사제 보관 및 사용상 부주의가 인정돼 이미 지난해 대법원에서 위자료 1,500만 원을 포함해 총 2,800여만 원의 손해를 배상하라는 판결이 확정됐다.
<저작권자 ⓒ 의사나라뉴스,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기성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