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1절에 일장기 건 세종시 주민 “내가 법이라도 어겼나” 적반하장

- 尹 3·1절 ‘한일 협력관계’ 옹호 입장으로 내걸었다 주장
- 주민 항의 전화와 방문에 결국 오후 4시 쯤 일장기 내려

1919년 3월 1일에 있었던 독립운동을 기념하기 위하여 제정된 3·1절에 한 세종시 아파트의 주민이 일장기를 내걸어 분노를 자아내고 있다. 이 주민은 이런 행동의 이유가 ‘한국과 일본은 경제 협력 파트너’라는 윤석열 대통령의 3·1절 기념사를 언급하며 이를 지지하기 위한 행동이라고 주장했다.


▲ 출처 : 연합뉴스

지난 1일 오전 8시 30분경 한 세종시의 아파트 베란다에 일장기가 내걸린 사진이 인터넷 커뮤니티를 중심으로 빠르게 퍼져가면서 해당 아파트 관리사무소에는 항의전화가 빗발쳤다. 이에 관리사무소 측이 일장기를 내려줄 것을 요청하기 위해 해당 집을 찾아가고 전화를 시도했지만 한동안 연락이 닿지 않아 일장기가 오후 늦게까지 계속 걸려있었다.

이후 연락이 닿아 오후 4시 무렵 일장기를 내린 해당 주택의 세입자 A씨는 한 방송사와의 인터뷰에서 “나는 일본인”이라며 “윤 대통령의 일본과 협력관계에 있는 국가라는 3·1절 기념사에 옹호하는 입장을 표시하는 취지였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실제로 A씨는 한국 국적인 것으로 알려졌다.

A씨는 이어 한 언론사와의 인터뷰에서 “나는 위법한 행동을 한 적이 없다”며 “집 앞까지 찾아와 초인종을 마구 누르고 폭언과 욕설을 하며 위법이 아니냐”고 적반하장의 태도를 보였다. 실제로 국기법에는 외국기 게양을 제한하거나 처벌하는 조항이 없다. 세종경찰청 관계자는 “북한 인공기는 이적행위 등의 의도로 내건 게 분명하면 국가보안법으로 처벌할 수 있지만, 다른 나라 국기 게양은 처벌 대상이 아니다”며 “표현의 자유에 관한 문제”라고 했다.

이에 일부 세종시 주민들은 일장기에 맞대응하겠다며 이날까지 태극기를 게양하고 있다. 이들은 세종시 온라인 커뮤니티에 “저녁엔 거두고 아침에 다시 걸고 한 달 동안 (태극기를 게시할) 예정이다. 많은 동참 부탁드린다” “순수한 마음으로 태극기 달기 자발적으로 동참한다. 정치적으로 이용하지 않았으면 한다” 등 태극기 게양 인증 글을 올리고 있다.

한편, 윤석열 대통령은 1일 오전 서울 중구의 유관순 기념관에서 열린 제104주년 3·1절 기념식에서 "3·1운동 이후 한 세기가 지난 지금 일본은 과거의 군국주의 침략자에서 우리와 보편적 가치를 공유하고 안보와 경제, 그리고 글로벌 어젠다(의제)에서 협력하는 협력 파트너로 변했다"고 말했다.

이어 "복합 위기와 심각한 북핵 위협 등 안보 위기를 극복하기 위한 한미일 간 협력이 그 어느 때보다 중요해졌다"며 "우리는 보편적 가치를 공유하는 국가들과 연대하고 협력해 세계시민의 자유 확대와 세계 공동의 번영에 기여해야 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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