軍 ‘프라미스 작전’ 통해 수단 교민 대피 완료... 일본인도 대피시켜

- 정부, 수단 교민 28명 피해 없이 사우디로 구출
- ‘교전 중심지’ 수도 떠나 북부 항구까지 육로로 850km 이동 후 군 수송기로 대피

최근 북아프리카에 위치한 수단에서 내전이 격화되어 수단 정부군과 준군사조직 RSF 간의 충돌이 수도 하르툼을 덮친 가운데 하르툼 주한대사관에 묶여있던 교민 28명 전원이 무사히 수단을 빠져나오는 것에 성공했다.


▲ 출처 : 알라이얀 방송 캡쳐

24일 대통령실은 “오후 9시 40분 수단 체류 교민 28명을 태운 버스가 우리 군용기가 미리 도착해있던 포트수단 국제공항에 도착해 C-130J 수송기를 통해 사우디아라비아 제다로 대피했다”고 밝혔다. 이번 대피 작전의 이름은 ‘프라미스(Promise)’였으며 교민들은 공군 수송기 130j ‘슈퍼 허큘리스’를 타고 인근 사우디아라비아 홍해 연안도시 제다로 이송되어 또 다른 공군 수송기인 KC-330 ‘시그너스’로 갈아타 귀국길에 올랐다. 25일 오후 4시 경 서울공항에 도착할 예정이다.

이번 교민 철수 작전에는 육군 특수전사령부의 707 대테러 특수임무대, 공군 공정통제사(CCT), 청해부대 충무공이순신함(DDH-II·4400t급) 등 육·해·공 최정예 부대를 동원됐다.

수단 수도 하르툼의 한국 대사관에 피신했던 교민들은 이날 유엔군 등의 보호를 받으며 유럽 등 다른 나라 교민들과 함께 육로를 통해 포트수단으로 이동했다. 포트수단은 하르툼에서 850㎞가량 떨어져 있다. 하르툼의 국제공항이 수단 정부군과 반군 사이 무력 충돌이 격화하면서 폐쇄돼 교민들을 육로로 포트수단까지 대피시킨 것이다.

당초 정부군과 반군간 무력 충돌이 계속되고 있어 육로 이동 시 피랍 위험 등이 있었던 만큼 하르툼 국제공항을 통한 방법이 고려됐으나 사우디아라비아와 UAE 정부 등이 나서 수단 정부군·반군 양측에 제3국 교민 철수의 안전을 보장해 줄 것을 요구하며 협상을 이어가 육로철수가 결정됐다. 앞서 사우디도 일찌감치 포트수단으로 육로로 이동해 선박을 통한 방법으로 자국민과 외국인 등 157명을 철수시킨 바 있다.

대통령실은 “프라미스 작전 과정에서 미국, UAE, 사우디 등 우방국의 적극적인 협조를 받았다”며 “이와 관련해 깊은 사의를 표한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특히 지난 1월 윤석열 대통령이 국빈 방문한 바 있는 형제의 나라 UAE의 역할이 컸다”고 말했다. 또, 현지 체류 중이던 일본인 수 명도 함께 서울로 이동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정부는 포트수단에 도착한 교민들을 대기 중인 공군 C-130J 수송기에 태워 사우디 서부의 제다항으로 이동했다. 앞서 정부는 21일 C-130J를 수단 인접국인 지부티 주둔 미군 기지에 급파해 수단 투입 준비를 했었다. 정부는 수송기 이송이 어려울 경우를 대비해 지난 22일 오반 살랄라항에서 소말리아 해역 호송전대 임무를 수행중이던 청해부대를 수단 인근 해역으로 급파해 해상 이송도 고려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군을 중심으로 철수 작전이 진행되는 동안 외교부는 사우디 정부 측과 외교채널을 통해 철수 지원 요청과 긴밀한 협조를 진행했다고 밝혔다. 사우디 주재 박준용 대사와 한병진 제다 총영사는 이날 제다 주지사 측과 군 시설을 방문해 교민 철수 관련 논의를 했다. 국가정보원도 별도 라인으로 협조 요청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철수 작전은 중간에 작전을 변경할 정도로 급박하게 진행된 것으로 전해졌다. 당초 우리 정부는 교민을 수단에서 지부티 주둔 미군기지로 이송해 귀국시킬 계획이었으나, 지부티 미군기지 공항이 협소한데다 각국의 교민 철수 작전 수송기들로 복잡해진 탓에 사우디 제다 공항으로 급하게 계획을 변경한 것으로 알려졌다.

정부는 제다에 대기 중인 공군 KC-330 시그너스에 수단 교민 28명 가운데 26명을 태워 바로 귀국길에 올랐다. 나머지 2명은 귀국 대신 사우디 체류를 희망했다. 정부은 이번 교민 철수 과정에서 수단 체류 일본인 수 명도 함께 철수시켰다.

윤석열 대통령은 미국 국빈 방문을 위해 출국했지만, 조태용 국가안보실장은 이날 출국하지 않고 교민 구출 작전을 챙겼다. 대통령실은 “조 실장은 수단 내 우리 교민 안전이 확보될 때까지 지휘 업무를 맡고, 상황이 마무리되면 국빈 방미에 합류할 예정”이라고 전했다.

수단 내 군벌 충돌은 지난 15일부터 이어지고 있다. 수단 군부 일인자인 압델 파타 부르한 장군이 이끄는 정부군과 준군사조직 RSF은 하르툼 시내와 하르툼 국제공항 인근 등지에서 치열한 전투를 벌이고 있다. 세계보건기구는 지난 21일 수단 군벌 간 무력 충돌로 413명이 사망하고 3551명이 부상했다고 밝혔다.

무력 분쟁으로 인명 피해가 커지자 각국은 자국민 철수에 나섰다. 사우디가 가장 먼저 선박 편으로 자국민을 대피시켰으며, 미국은 이날 군용기 6대를 투입해 자국민 70여 명을 철수하고 수단 주재 대사관을 일시 폐쇄했다.

우리 정부가 ‘특전사 중의 특전사’로 불리는 707 특임대를 해외 작전에 투입한 것은 2007년 분당샘물교회 교인 피랍 사건에 이어 두 번째다. 공군 최정예 특수부대인 공정통제사(CCT)도 2021년 아프가니스탄에서 우리 교민과 일부 아프가니스탄인을 구출한 ‘미라클 작전’에 이어 두 번째로 해외 작전에 투입됐다. 청해부대인 충무공이순신함에는 해군 최정예 특수부대인 UDT/SEAL팀이 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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