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43분 연설에 57회 박수갈채 받아... “BTS보다 의회 연설은 제가 먼저” 재치도
윤석열 대통령이 미 연방하원 본회의장에서 미국 의원들 앞에서 펼친 매끄러운 연설이 많은 화제를 모으고 있다. “한국어보다 영어를 더 잘한다”, “발음·매너·유머까지 갖췄다”, “아메리칸 영어를 자연스럽게 구사한다”는 네티즌 평가가 이어지고 있다.
윤 대통령은 27일(현지시간) 워싱턴DC 연방하원 본회의장에서 상·하원 합동연설을 했다. 영어로 진행한 이날 연설에서 윤 대통령은 매끄러운 영어 실력과 표현력을 뽑냈다. 서울대 법대를 졸업해 사법시험을 오래 준비한 고학력자이긴 하지만 검사 생활 27년을 지낸 경력을 감안하면 엄청난 어휘 능력을 증명한 셈이다. 오히려 공식석상에서 한국어로 발언할 때 나오는 나쁜 어휘 습관들도 전혀 보이지 않을 정도로 전달력도 좋았다.
윤 대통령은 “BTS가 저보다 백악관은 먼저 갔지만 의회는 제가 먼저 왔네요”라고 재치있는 농담을 던지며 의회를 웃음바다로 만들기도 했다. 이어 “탑건·어벤저스와 같이 수많은 할리우드 영화가 한국에서 사랑을 받았다”며 “저 또한 탑건 매버릭과 미션 임파서블을 굉장히 좋아한다”라고 언급하기도 했다. 이 같은 내용은 원고에 없는 애드리브였다.
실제로 영상에서는 빈 자리가 거이 없이 좌석이 꽉 찬 가운데 강조하는 부분들에 있어 청중석에서 박수가 수시로 터져 나오고 청중들이 연설을 경청하는 등 청중 몰입도가 높은 분위기였다. 거의 1분에 한 번꼴로 박수가 터져 나온 가운데 기립박수도 23번이나 나왔다. 일부 의원들은 기립 박수 도중 환호를 보내기도 했다.
일각에서는 “다 미리 준비하고, 대본을 읽은 것이 아니겠느냐”는 폄하의 목소리도 존재하지만 실제 윤 대통령의 연설 풀영상을 보면 연설을 이어가며 좌중을 살펴보고 청중들과 눈을 맞추며 여유있게 말을 이어갔다. 이에 풀영상을 지켜본 네티즌들은 “아무리 외웠다고 한들 저 긴 연설을 외우고 자연스럽게 소화하는 것은 역시 대단하다”라는 반응을 보였다.
윤 대통령의 이날 연설 제목은 ‘자유의 동맹, 행동하는 동맹’ 이었으며 43분간의 연설에서 ‘자유’라는 표현이 46번 등장했다.
연설이 끝난 뒤에도 윤 대통령은 의원들과 악수하며 한동안 본회의장에 머물렀다. 연설문에 사인을 해주거나 의원들과 함께 ‘셀카’를 찍는 모습도 카메라에 포착됐다. 한국 대통령의 상·하원 합동연설은 지난 2013년 박근혜 전 대통령 이후 10년 만이다.
<저작권자 ⓒ 의사나라뉴스,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현우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