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0억 대 가상자산을 거래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는 더불어민주당 김남국 의원이 “내 돈으로 투자한 것”이라는 해명을 내놓았으나 당 내에서도 “반성하고 사과해야 할 일”이라는 비판이 제기되고 있다.

9일 민주당 김남국 의원은 유튜브 방송 ‘김어준의 겸손은 힘들다’에서 “직업으로서 제 돈으로 ‘내돈내투’ 한 것뿐”이라고 밝혔다.

김 의원은 “제가 가지고 있었던 전세가 만기가 도래하자 전세 자금 6억 억 원을 가지고 LG디스플레이 주식에 투자한 것”이라며 “그 전세자금을 가지고 처음에 가상회폐가 초기 투자 자금으로 활용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전날 LG디스플레이 주식 매도금 9억 8000여만 원을 코인 투자금으로 활용했다고 밝힌 것에 대해서는 “이 돈이 위믹스 초기 투자금은 아니며, 처음 가상화폐를 했을 때 투자 자금”이라고 설명을 덧붙였다. 또 가상자금 ‘위믹스’에 투자한 경위에 대해선 “대형 회사인 위메이드가 발행한 코인이었기 때문에 신뢰도가 높다고 판단했다”며 “그때는 주목도가 높았던 코인이었다”고 해명했다.

특히 김 의원은 미공개 정보를 활용했다는 의혹에 대해서 “만약 미공개 정보를 이용해 팔았다고 한다면 고점에서 팔거나, 폭락 직전에 팔았어야 하는데 한참 폭락하고 있는데 팔 이유가 없지 않느냐”며 “내부자 정보를 취득한 적 절대 없다. 그 업계의 말단에 있는 사람하고도 한 번도 만난적이 없다”고 강조했다.

그러나 김 의원의 이같은 해명에도 불구하고 민주당 내에서 사과해야 한다는 요구가 높아지고 있다. 민주당 송갑석 최고위원은 오늘 자신의 SNS를 통해 “탈법·불법이 없다고 해서 당당할 일이 아니다”라며 “부끄러워하고 반성하고, 사과해야 할 일”이라고 김 의원을 저격했다.

송 최고의원은 “민주당 지도부의 일원으로 김남국 의원에게 말씀드린다”라며 “본질에서 벗어난 발언과 불충분한 해명으로 민주당에 대한 국민 신뢰를 갉아먹는 행위를 중단하라”고 촉구했다.

이어 “국민들과 당원들게 머리 숙여 사과하고, 관련 정보 전체를 공개하기 바란다”며 “현재 김남국 의원의 코인 보유와 관련해, 불법·탈법이 있었느냐, 이해충돌의 소지가 있었느냐, 서민 코스프레를 했냐 등등 수 많은 논란이 있다. 국민이 볼 때 이해되지 않는 부분이 많고, 저를 비롯한 동료 의원들 생각 또한 마찬가지”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그럼에도 김 의원은 의혹 해소를 앞세우기보다 개인정보 유출 의혹을 제기하거나 타 당 인사를 끌어들이고 무엇을 걸겠다는 등 불필요한 언사를 남발해 국민들의 눈살을 찌푸리게 만들었다”라며 “더 큰 문제는 김 의원이 입장문을 내면서 국민들과 당원 앞에 사과는커녕 유감을 표명하는 말조차 하지 않고 있는 태도”라고 비판했다.

아울러 “국회의원이라는 공직자가 서민의 아픔을 대변하겠다는 민주당의 국회의원이 사적 이익을 위해 수십억 원에 달하는 코인을 사고 팔았다는 사실이 정말 아무 문제가 없는 일이라고 생각하는 것이냐”고 했다.

또한 국회의원이 본보기가 되어야 한다는 점도 언급했다. 송 최고의원은 “투기성 위험자산에 쏠리고 있는 청년들의 현실을 개선하고, 코인 시장을 둘러싼 여러 문제점을 해소하는 것이 정치의 역할이고 국회의원의 임무”라며 “이를 제처두고 투기성 시장에 함께 뛰어들어 재산증식에 나서는 것이 어떻게 제대로 된 공직자의 태도가 될 수 있느냐”고 지적했다.

또 “더 이상 분별없는 발언으로 당 전체를 욕되게 하지 말고, 첫 등원 때의 초심으로 돌아가 공직자의 태도가 어떠해야 하는지 숙고한 후 명확한 해명에 나서길 바란다”고 덧붙였다.

카카오뱅크 대표이사 출신의 민주당 이용우 의원도 같은 날 CBS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해 “법적으로 문제가 없더라도 정치적으로 많은 생각을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코인 투자에서 이 큰 변동성으로 인해 수 많은 젊은이가 손실을 봤다. 젊은이들이 얼마나 많은 좌절을 겪었겠느냐”며 “그런 사람들의 아픔에 대해 공감하지 않은 채 ‘법적으로 문제가 없는데 무슨 상관이냐’ 그러면 그건 정치인의 자세가 아니라고 본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저는 주목하는 부분이 금융정보분석원에서 김 의원의 거래를 이상 거래로 탐지했다는 사실”이라며 “거래소에서 왜 김남국 의원의 계좌에 대해 이상 거래로 탐재했을까, 천만 원 이상의 현금이 계속 인출됐을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아울러 “뭔가 있을 수 있다”며 “김남국 의원이 해명한 것은 본인이 현금으로 찾은 돈이 440만 원밖에 없었다는 이 말 자체가 앞 뒤가 안 맞는 얘기”라고 의혹을 제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