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일 만에 “김남국에 코인 매각 권유” 민주당, 또 뒷북 대책

- 돈봉투 사건 때도 늦장 대처... 이재명 사법리스크 등 원인으로 꼽혀

김남국 더불어민주당의 수십 억대 가상자산(코인) 깜깜이 투자 논란이 정치권을 뜨겁게 달구고 있는 가운데 민주당이 당 차원의 대책을 내왔다. 그러나 논란이 된 지 5일 만에 나온 대책이여서 이재명 지도부가 뒷북대처로 문제를 오히려 키웠다는 당내 비판도 거세지고 있다.



10일 민주당 지도부는 현장 최고위원회의를 열고 김남국 의원 사태에 대한 대처 방안을 뒤늦게 협의해 발표했다. 권칠승 수석대변인은 회의 직후 최재진과 만나 “김 의원에게 보유 중인 가산자산을 매각할 것을 권유하기로 했다”고 전했다. 김 의원도 이날 오후 “당의 권고를 충실히 따르겠다”고 매각 의사를 밝혔다.

또, 김병기 수석사무부총장이 팀장을 맡는 조사팀을 구성해 김 의원의 코인 투자 내역도 조사하기로 했다. 권 수석대변인은 “가상 자산을 언제 샀는지, 내부 정보를 이용한 것이 아닌지 등 새로운 의혹이 제기됐다”며 “그런 내용을 샅샅이 들여다봐야 한다는 인식이 당 내에서 있었다”고 설명했다. 지난 5일 언론 보도로 ‘김남국 사태’가 논란이 된지 닷새 만의 대책 마련인데 당 내에서는 ‘만시자탄’이라는 한탄도 나오고 있다.

이번 대책마련도 주도적, 자발적 대처로는 보기 어려운 실정이다. 앞서 지도부는 논란 초기였던 8일과 9일에 김 의원을 면담했지만 김 의원이 ‘LG 디스클레이 주식 매각 대금으로 코인을 샀고, 모든 거래는 실명으로 진행했다“는 취지의 해명에 별다른 반응 없이 수긍한 것으로 알려졌다.

민주당 지도부 측은 그가 가상자산 소득 과세유예 법안을 발의해 이해충돌 소지가 있는 점, 2022년 공직자 재산 공개에 실제로는 코인 일부 매각 대금인 약 10억 원의 출처를 ‘보유주식 매도금액 및 급여 등’이라고 적어 허위 기재 논란이 빚어진 점 등은 부차적 문제로 여겼다고 한다.

그러나 이후로도 김 의원이 ▼당초 알려진 것 이외에 수십억 원의 코인을 추가로 보유했다는 의혹 ▼지난해 대선에서 위믹스 코인에 호재가 될 수 있는 대체불가토큰(NFT) 활성화 관련 선거 캠페인을 주도했다는 이해상충 의혹 등이 추가로 불거졌다. 초기 해명에도 논란이 수그러들지 않자 김 의원은 이날 오전 "외부 전문가가 포함된, 보다 강력하고 철저한 진상조사를 요청드린다"며 당 차원의 개입을 자진해서 요청했다.

같은 날 당내 최대 의원모임인 더좋은미래(더미래)도 지도부에 당 차원의 신속한 조사와 민주당 의원 전원의 코인투자 여부 및 그 내역에 대한 전수조사 실시를 요구했다. 그러고 나서야 당 지도부가 대책 마련에 나선 것이다.

민주당의 뒷북 대응이 비판을 받은 것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당 지도부는 지난 2021년 전당대회 돈봉투 살포와 관련해서도 송영길 전 대표의 귀국, 윤관석·이성만 의원 달탕 등 후속조치에 미온적인 반응을 보이다 당내서 강력한 반발이 일자 그제서야 조치를 취한 바 있다.

한 재선 의원은 민주당 지도부가 둔해진 원인으로 ▼사법 리스크를 안고 있는 이 대표가 다른 사람의 비리 의혹에 강하게 대처하기 난처한 점 ▼잇단 당내 비리 의혹으로 인해 도덕적 눈높이가 낮아진 점 ▼만사를 ‘야당 탄압 프레임’으로 접근하려는 강경파 일생의 지도부 구성 등을 꼽았다. 그는 ”지도부가 낮은 대통령 지지율의 반사이익만으로 총선에서 승리 할 수 있다고 착각하는 모양“이라고 비판했다.

이날 더미래가 개최한 토론회에서 김준일 뉴스톱 수석에디터가 "민주당은 외부에서 보기엔 이미 도덕성 불감증 정당"이라며 "모든 걸 검찰의 음모로 치부하는 당 분위기와 당내 온정주의, 이재명 대표의 사법 리스크가 고루 영향을 끼쳤다"고 평가한 것도 같은 맥락이다.

한 초선 의원은 “국민의힘은 설화(舌禍)만 가지고도 최고위원들을 징계위에 회부하는데, 민주당은 부패 의혹조차 손을 놓고 있다”며 "이것이 진정한 의미에서의 이 대표 사법 리스크"라고 꼬집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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