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충은 아니지만 ‘불쾌’ 러브버그, 서울 등 수도권서 기승

- 지난해 처음 발견된 러브버그, 올해는 더 활동반경 넓어져
- ‘고온 다습’한 장마철에 개체수 증가할지도 미지수

지난해 은평구를 중심으로 처음 발견됐던 ‘러브버그’(정식 명칭 붉은등우단털파리)가 여름이 되자 다시 모습을 보이고 있다. 올해는 더욱 활동반경이 넓어져 서울 전역에서 나타나고 있다. 올해에만 26일 기준으로 2600여건의 민원을 접수한 은평구를 비롯해 서울 각 자치구 별로 민원이 폭주하고 있다.


▲ 출처 : 연합뉴스

지난해 인천과 서울 서북부 지역에서만 관측됐던 러브버그가 서울 전역으로 확산된 이유로 여러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먹이 경쟁이 치열해지며 확산됐을수도 있으며, 차량 등 이동수단에 붙었다가 활동 반경이 넓어졌을 가능성도 있다. 시민들이 지난해 존재를 인식하며 관련 신고가 늘어났다는 의견도 있다.

생김새가 혐오감을 불어와 해충처럼 여겨지지만 사실 익충으로 분류되는 벌레다. 행하는 역할이 나비와 비슷하다. 유충은 지렁이처럼 땅에서 낙엽이나 유기물을 먹고 분해해 토양을 비옥하게 하고, 성충이 돼서는 나비나 꿀벌처럼 수분 매개체로 생태계에서 역할을 한다.

그럼에도 개체수가 너무 많아 시민들에게 불편함과 혐오감을 주고 있다. 생존 시기가 짧은 탓에 짝짓기를 위해 몰려다니는 특성을 가지고 있어 더욱 개체수가 많아보이는 탓도 있다. 수컷 성충은 3~5일을 살고, 암컷은 일주일을 살아 시도 때도 없이 짝짓기를 시도한다. 이 때문에 수컷과 암컷이 붙어다녀 ‘러브버그’라고 불린다.

단순히 살충제 등을 이용해 완전 박멸하는 것은 능사가 아니다. 지방자치단체들도 이같은 점을 고려해 계획적인 방역을 실시하고 있다. 은평구 보건소의 경우에도 ‘완전 박멸’이 아닌 ‘개체수 조절’에 초점을 맞추고 홀수일과 짝수일에 번갈아가면서 러브버그 발생 근원지인 야산을 중심으로 방역을 실시하고 있다.

지난해 러브버그에 대한 정보가 부족해 단순 연기 형태의 살충제를 이용하는 방식으로 방역을 실시했다면 올해에는 ‘개체수 조절’이 주목적인 만큼 생태계 교란에 의한 다른 곤충의 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다만 지난 25일부터 시작된 장마가 변수다. 비행력은 낮아지지만 유충이 성충으로 성장하기 좋은 여건인 고온다습한 기후조건이 마련되기 때문이다. 이달 비 소식으로 지난 17~18일 개체수가 증가할 것으로 예상됐다. 그러나 지난 25일 많은 비로 정점을 찍었을 가능성도 있다.

박선재 국립생물자연관 연구관은 “역할을 보면 인간 기준으로 봐도 익충 역할을 하지만 개체수가 너무 많으면 불편한 것도 사실”이라며 “러브버그도 자연의 일원이고 없어지면 또 다른 개체로 문제가 발생할 수 있는 만큼 ‘나비’처럼 생각해 주시면 좋겠다”고 설명했다.

반면 배연재 고려대 환경생태공학부 교수는 “익충이라는 개념도 인간의 입장에서 바라보는 것으로 향후 조치에 검토가 필요하다”라며 “대체적으로 장마철에는 기온이 다소 낮아지기 때문에 러브버그가 어떻게 되는지는 예측하기 어렵다. 곤충은 발생 사이클이 있기 때문에 향후 지켜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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