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피안타 4실점 패전에도 “류현진, 빼어난 복귀전” 극찬, 왜?

‘코리안 몬스터’ 류현진(36, 토론토 블루제이스)이 1년 2개월의 기나긴 재활의 터널을 빠져나와 복귀전을 치렀다. 9개의 피안타와 4실점 끝에 패전을 기록했으나 5이닝을 투구하며 최고 147km의 구속을 기록해 다음 등판에 대한 기대감을 심어주기엔 충분했다.


▲ 출처 : 뉴시스

류현진은 2일 캐나다 온타리오주 토론토 로저스센터에서 열린 볼티모어 오리올스와의 메이저리그 경기에 선발등판해 5이닝동안 9피안타 1볼넷 3탈삼진 4실점을 기록하며 패전투수가 됐다. 5회까지 3실점했던 류현진은 6회에도 마운드에 올라 선두타자에게 홈런을 허용하며 4-3으로 뒤진 채 마운드를 내려왔고, 토론토가 이후 경기를 뒤집지 못하며 패전을 기록했다.

이날 등판은 지난해 6월 팔꿈치 인대 접합 수술을 받은 뒤 약 426일, 1년 2개월 만의 빅리그 복귀전이었다. 류현진은 80개의 공을 던지며 직구 33개, 체인지업 22개, 커브 20개, 커터 5개 등 다양한 구종을 골고루 구사한 가운데 속구 최고 구속은 91마일(약 146.5km), 평균 구속은 약 89마일(143.2km)를 기록했다. 과거 수술 전 류현진의 최고, 평균 구속보다 1-2마일 느려진 구속이다.

이날 많은 피안타를 허용하며 비록 패전을 기록하긴 했지만 상대팀이 올 시즌 아메리칸리그 승률 1위에 빛나는 강팀이며, 타선이 리그에서 가장 파괴적이라고 평가받는 볼티모어 오리올스라는 점을 감안하면 나쁘지 않은 출발이다.

현지에서도 류현진의 이날 복귀전에 대해 실망적인 평가보다는 긍정적인 평가를 내놓고 있다.

류현진은 이날 경기 후 “체인지업의 제구가 안 좋은 면이 있었지만 전체적으론 괜찮았고, 특히 커브가 좋았다. 구속은 앞으로 1~2마일 더 올라올 것 같다”며 “내가 원하는 곳에 던지지 못했고, 선발 투수가 해야 할 일을 다하지 못해 조금 아쉽다. 그래도 5이닝 이상을 버텼고, 6회에도 마운드에 올랐던 의미가 크다. 앞으로도 팀에서 내가 할 수 있는 일을 찾겠다. 모든 면에서 앞으로 나아질 것”이라고 자평했다.

이어 “복귀전을 준비하면서 긴장도 많이 했다. 그래도 경기를 하다보니 재미있었다. 어깨 수술후 복귀했던 지난 2016년보다는 몸상태가 좋다”며 “많은 한국 팬들이 경기장을 찾아주셔서 항상 감사하게 생각한다. 다음에는 승리로 꼭 기분 좋게 해드리고 싶다”고 다음을 기약했다.

토론토 감독도 이 날 류현진의 모습에 만족스럽다는 반응을 보였다. 존 슈나이더 토론토 감독은 “류현진이 1회 볼티모어 타선에게 기습적인 공격을 당했다. 그럼에도 체인지업과 커브, 빠른 볼 모두 좋았다. 전형적인 류현진의 모습을 되찾았다”며 “다음 등판에서는 더 나아질 것”이라고 신뢰를 보냈다.

현지 매체들도 그의 복귀전에 박수를 보내고 있다. 미국 매체 스포츠일러스트레이티드는 “류현진의 출발이 대단하진 않았으나 그렇다고 나쁘지도 않았다. 1회 제구가 흔들리고 2회까지 5안타를 내주며 3실점했지만 이후 3회부터는 안정감을 되찾았다”며 “91마일의 최고 구속을 기록했는데, 복귀 첫 경기라는 점을 감안하면 나쁘지 않다”고 분석했다.

이어 “류현진은 스트라이크 기계와 같은 투구를 했다. 다만 그의 평소 구속보다 느린 87~88마일 직구를 자주 던졌다. 토론토가 6인 선발 로테이션을 활용할 8월달에 많은 기회가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날 복귀전을 중계했던 스포츠넷 중계진도 류현진에 대한 호평을 아끼지 않았다. 중계진은 “류현진의 로케이션이 좋아보인다. 볼티모어의 젊은 타선을 잘 상대하고 있고, 투구의 퀄리티도 굉장히 좋아보인다. 구속도 좋다”며 “빼어난 복귀전을 치르고 있다. 딜리버리가 아주 훌륭하며 첫 출발이 나쁘지 않다. 아주 좋은 출발”이라며 극찬했다.

이제 류현진은 우천 취소 등의 변수가 없을 경우, 오는 8일 오전 8시 10분 프로그레시브 필드에서 열리는 클리블랜드 가디언스와 원정 경기에 선발 등판할 계획이다. 클리블랜드는 올 시즌 53승 55패(승률 0.491, 한국 시각 2일 오후 기준)를 거두며 아메리칸리그 중부지구 2위에 자리하고 있다.

아메리칸리그 1위를 자랑하는 볼티모어에 비해 와일드카드 5위 안에도 못 들고 있는 상대인 만큼 볼티모어전보다 분명 부담이 덜한 상대로 할 수 있다. 과연 류현진이 다음 등판에서는 감격의 복귀 후 첫 승을 따낼 수 있을지 관심이 쏠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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