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신림동 등산로에서 대낮에 여성을 흉기를 사용해 폭행한 뒤 살해했고 그 과정에서 성폭행까지 저지른 피의자 최윤종(30)의 신상정보가 23일 공개됐다.

서울경찰청은 23일 오후 신상공개위원회를 개최하고 이 자리에서 최윤종의 머그샷(범죄자 인상착의 기록사진)과 이름, 나이를 공개했다. 머그샷 공개는 최윤종이 직접 동의해 공개가 가능했던 것으로 전해졌다.

위원회는 “흉기를 미리 구입해고 범행 장소를 물색하는 등 사전에 범행을 치밀하게 계획했고 공개된 장소임에도 불특정 여성을 성폭행 시도해 사망하게 한 사실 등을 비춰 범행의 잔인성과 피해의 중대성이 인정된다”고 설명했다.

이어 “자백과 현장 폐쇄회로(CC) TV, 범행도구 등 증거도 충분하다”며 “연이은 범죄 발생으로 인한 국민 불안과 유사 범죄 예방효과 등 공공의 이익을 고려해 신상을 공개하기로 결정했다”고 덧붙였다.

경찰은 전날 최윤종에게 동의를 얻어 머그샷을 촬영, 이날 공개했다. 경찰은 최윤종에게 머그샷 촬영과 공개 절차를 설명하고 동의 확인서까지 받았다. 최윤종이 그동안 대부분의 다른 범죄자들과 달리 머그샷 공개에 동의한 이유가 명확히 알려지지는 않았다. 피의자 동의로 머그샷이 공개되기는 2021년 교제하던 여성 집을 찾아가 가족을 살해한 이석준(27)에 이어 이번이 두 번째다.

앞서 신림역 흉기난동범 조선(33)과 분당 흉기난동범 최원종(22)은 머그샷 촬영·공개를 거부했다. 경찰은 조선의 신상을 공개하면서 주민등록증 사진과 함께 수사 과정에서 확보한 폐쇄회로(CC)TV 화면을 캡처해 배포했다.

최윤종은 지난 17일 오전 신림동의 한 공원과 연결되어 있는 야산 내 등산로에서 A씨를 무차별적으로 폭행하고 성폭행한 혐의로 현장에서 체포됐다. 그는 지난 4월 사전에 구입한 금속 재질의 흉기인 너클을 양손에 낀 채로 A씨를 폭행한 것으로 알려졌다. A씨는 사건 이틀 만인 지난 19일 숨졌다.

국립과학수사연구원은 A씨 시신을 부검해 범행 당시 목을 졸려 의식을 잃은 끝에 사망한 것으로 보인다는 1차 구두 소견을 냈다. 경찰은 최윤종에게 살인의 고의가 있었는지 보강 수사하고 오는 25일 검찰에 송치할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