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의사협회 수가협상단, 협상 생중계 끝까지 요구…"받아들이지 않으면 협상 없다"

"협상 중단도 불사"…의협, 공단의 행위 유형별 환산지수 차등 적용에 강경 대응
"의대 정원 증원보다 수가 적정화 우선"…최안나 이사, 의료 문제 해결 방안 제시
"회원들 관심 집중"…의협, 수가협상 성공 위해 모든 수단 동원 다짐

대한의사협회(의협) 수가협상단이 올해 수가협상에서 협상 생중계를 끝까지 요구하겠다고 밝혔다. 국민건강보험공단이 이를 받아들이지 않을 경우 협상을 중단하겠다는 강경한 입장을 다시 한번 강조했다.


지난 16일, 의협 수가협상단은 출입기자단과의 기자회견을 통해 올해 수가협상의 방향과 의협의 입장을 설명했다. 올해 의협 수가협상단은 최성호 부회장을 단장으로, 강창원 보험위원장, 대한외과의사회 이세라 회장, 최안나 총무·보험이사 등으로 구성됐다.

최성호 단장은 올해 수가협상에 대해 "이런 회의적인 상황에서 의협이라는 이름으로 수가협상에 임해야 한다는 것에 대해 수많은 고민과 갈등이 있었다"며 "객관적인 데이터에 기반한 합리적 인상률 주장에도 일방적이었던 수가협상이 되풀이되는 것이 가장 염려스럽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회원들의 어려운 상황을 반영하기 위해 최대한 합리적이고 객관적인 근거를 마련해 수가협상 과정에서 조금이라도 높은 인상률을 받을 수 있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다짐했다.

의협 수가협상단은 올해 수가협상을 통해 최소 두 자릿수의 인상률을 기대하고 있다. 공단이 행위 유형별 환산지수 차등 적용을 주장하는 것에 대해서는 의료계 내분을 유도하는 발상이라며 강하게 비판했다. 최 단장은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기준으로 보면 검체·영상 분야 수가도 저평가되었다"며 "행위 유형별 환산지수 차등 적용은 의료계 내분을 유도하는 발상으로 일고의 가치도 없다. 공단이 계속 주장하면 당장 협상을 중단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최안나 이사는 “지난해 최저임금, 물가상승률 모두 5%를 넘었다. 원가를 보전해주는 수가 인상을 통해 현장에서 급여수가만으로 진료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며 “대통령이 의료문제를 근본적으로 해결하려면 가장 먼저 해야 할 것은 의대 정원 증원이 아니라 수가 적정화”라고 강조했다.

올해 수가협상 성공을 위해 할 수 있는 모든 것을 다 하겠다는 각오도 밝혔다. 최안나 이사는 “올해 수가협상은 예년과 다르다. 회원 모두가 올해 협상을 관심 있게 지켜볼 것이다. (수가협상을 위해) 언론플레이를 포함해 할 수 있는 것은 다할 것이며, (협상) 생중계를 끝까지 요구해 국민에게 알릴 것”이라고 말했다.

최성호 단장은 "우리가 요구한 행위 유형별 환산지수 차등 적용 철회, 단체별 순위 적용 철폐, 수가협상 회의 생중계 등 세 가지 중에서도 경중이 있다. (공단의 답변을 듣고) 종합적으로 판단해서 (2차 회의에서) 수가협상 여부를 바로 결정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나 그는 “이번 수가협상은 (의·정 갈등 후) 완전 단절 상태에서 (의료계와 정부의) 첫 만남이다. 상대방을 신뢰할 수 있는지, 법과 원칙에 따라 진행되는지 등을 판단하면 추가적으로 여러 이해관계를 넓히는 데 도움이 될 수도 있다. 협상을 의미 있게 생각하고 있다”고 수가협상을 통한 대화 가능성도 언급했다.

다른 단체와 협의해 공동전선을 펴는 것에 대해서는 "좋은 방법이지만 올해는 어렵다"고 했다. 최성호 단장은 “다른 단체와 함께하는 것은 공단에서 (각 유형을) 갈라치기 하는 문제도 해결할 수 있는 등 좋은 방법이지만 시간이 필요한 일이다. 올해는 시간이 촉박하다”고 말했다. 최안나 이사는 “의협의 요구는 의원급은 물론 병원까지 포함한다. 의협은 14만 의사를 대표하는 법정 단체다. 병원과 의원을 분리하는 것 자체가 갈라치기”라고 했다.

이어 최안나 이사는 “이런(의·정 갈등) 상황은 정부가 만든 것이다. 병원 운영자 입장이 있겠지만 지금 의료제도와 관련해서는 의협이 가장 책임감이 있다”며 “의협이 결정하고 다른 직역과 함께 공조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마지막으로 최성호 단장은 “수가협상 논의 과정에서 현행 의료체계를 왜곡하는 어떠한 정책이라도 강요된다면 협상단은 그 자리를 박차고 나온다는 비장한 각오로 임하고 있다”며 “올해 협상 또한 일차의료와 필수의료 가치가 왜곡되고 무너지는 악순환이 반복되지 않도록 최선을 다해 노력할 것”이라고 다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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