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산재단 1000억의 영향인가... 한양학원 주식 '매각'

아산재단 HD현대일렉트릭 주식 1000억 처분... 한양학원도 165억 규모 한양증권 주식 매각
"전공의 파업에 수년간 적자 겹쳐"... 서울대병원도 이지메디컴 지분 매각 추진
충남대병원 "디폴트 위기"... 의협 "정부 미봉책에 절체절명 위기 봉착"

2024년 7월 22일, 한국의 의료계가 전례 없는 위기에 직면했다. 전공의 집단사직으로 인한 인력 부족과 그에 따른 재정난이 주요 병원들을 압박하면서, 많은 의료기관들이 자산 매각이라는 극단적인 선택을 하고 있다.


▲ 사진 : 한양대학교 병원

한양대학교를 운영하는 학교재단 한양학원의 사례는 이러한 위기의 심각성을 잘 보여준다. 한양학원은 최근 이사회를 통해 보유하고 있는 '한양증권' 주식의 대규모 처분을 결정했다. 구체적으로, 보통주 207만4010주 중 143만7590주를 주당 1만803원에, 우선주 7만6435주 전량을 주당 1만3483원에 처분하기로 했다.


이에 따른 총 처분예상가액은 165억6085만원에 달한다. 이는 한양학원의 한양증권에 대한 지분율을 보통주 기준 16.29%에서 4.99%로 크게 낮추는 결과를 가져올 것이다.

한양학원 측은 이러한 결정의 배경에 대해 상세히 설명했다. "경기 침체로 법인 및 산하기관 재정운영에 커다란 애로를 겪고 있다"며, 특히 "대학의 경우 16년째 이어지고 있는 등록금 동결로 재정운영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밝혔다.


욱 심각한 것은 의료원의 상황이다. "의료원은 기존 병원시설 노후 및 열악한 의료 여건으로 최근 수년간 적자 운영을 면치 못하고 있는 와중에 설상가상 전공의 파업까지 겹쳐 재정이 날로 악화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한양학원의 계획은 구체적이다. 주식 처분을 통해 얻은 자금의 절반은 수익용 기본재산(정기예금)으로 대체 취득하고, 나머지 절반은 법인 운영비(학교전출금 등)로 사용할 예정이다. 다만, 최종 처분가액이 예상에 미치지 못할 경우를 대비해, 처분대금 중 165억6000만원은 수익용 기본 재산으로 우선 취득한다는 방침이다.

서울아산병원을 운영하는 아산사회복지재단의 상황도 유사하다. 아산재단은 지난달 이사회에서 보유하고 있는 'HD현대일렉트릭' 주식 중 절반가량인 40만주를 올해 안으로 처분하기로 결정했다. 이는 약 1000억원에 달하는 대규모 자금 확보를 의미한다. 실제로 아산재단은 이미 6일에 걸쳐 총 21만652주를 장내 매도했으며, 이는 약 589억원 규모로 추산된다.

아산재단의 이러한 결정은 서울아산병원의 심각한 재정난에 기인한다. 2024년 2월 말 전공의 사직 이후, 서울아산병원은 수술과 외래 등 진료가 급감하면서 40일간 의료분야 순손실이 511억원에 이르는 등 심각한 자금난을 겪고 있다.

서울대학교병원의 상황도 크게 다르지 않다. 서울대병원은 경영 효율화 방침에 따라 헬스케어 SCM(공급망관리) 솔루션 회사 '이지메디컴' 지분 매각을 추진 중이다. 올해 초부터 두 차례에 걸쳐 이지메디컴 지분 5.55%(128만주)에 대한 매각 공고를 냈으나, 아직 입찰자를 구하지 못한 상태다.

서울대병원의 재정 상황은 특히 우려스럽다. 2019년부터 2023년까지 5년 연속 의료손익(영업손익)에서 적자를 기록했으며, 2018년 141억원이었던 영업손실은 2023년에 916억원으로 7배 가량 증가했다. 이에 서울대병원은 이미 지난 3월 마이너스 통장 한도를 500억에서 1000억으로 늘리는 등 긴급 대책을 마련했지만, 근본적인 해결책은 되지 못하고 있다.

지방 소재 병원들의 상황은 더욱 심각하다. 충남대병원의 경우, 대규모 차입금 상환 압박과 전공의 공백으로 인해 운영에 큰 어려움을 겪고 있다. 충남대병원은 이를 해결하기 위해 대전 본원과 세종 분원의 의료진과 행정직을 통합 운영하는 방안을 검토하는 등 강도 높은 자구책 마련에 나섰다.


특히 충남대병원 세종 분원은 4200억원대의 막대한 차입금으로 정상적인 재정 운영이 불가능한 상태이며, 대전 본원도 매달 수백억원이 넘는 손실을 기록하면서 부실 경영의 늪에 빠져있다.

이러한 상황에 대해 의료계는 정부의 대응이 미흡하다고 강하게 비판하고 있다. 대한의사협회 임현택 회장은 최근 충남대병원 방문 자리에서 "작은 병원도 아닌 중부권 거점 국립대학의 충남대병원이 디폴트 위기에 처했다"며 "지역의료를 책임지는 대학병원들조차도 운영이 어려울 정도로 현재 의료계는 절체절명의 위기에 놓였다"고 말했다.


그는 더 나아가 "이런 상황에서도 정부는 자존심을 세우기 위해 치킨게임처럼 어리석은 미봉책만 반복하는 중"이라고 강하게 비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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