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인 건강보험을 둘러싼 대선후보 간 논쟁…"혐오조장" vs "문제점 개선"

- 윤 후보 : 외국인 가입자는 한국에서 6개월 이상 거주 등 요건을 갖춰야 하지만, 등록된 피부양자는 거주기간과 관계없이 혜택을 받을 수 있어 문제
- 이 후보 : 외국인들 의료보험은 연간 5000억원 이상 흑자, 즉 오히려 내국인이 득을 보고 있어

외국인 건강보험 제도 개편을 놓고 여야가 충돌했다. 국민의힘 윤석열 대선 후보가 일부 외국인이 건강보험 피부양자로 등록해 과도한 혜택을 누린다며 이들을 "숟가락만 얹는다"며 공격한 것에 대해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선 후보는 외국인 혐오 조장을 한다며 "나치의 말로를 보라"며 강하게 비판했다. 이에 국민의힘은 일부 외국인에 대한 비판이었다며 본말을 호도한다고 재반박하며 뜨거운 논쟁을 이어갔다.



윤석열 후보는 지난달 30일 자신의 SNS에 “국민이 잘 차려놓은 밥상에 숟가락만 얹는 외국인 건강보험 문제를 해결하겠다”고 공약을 내걸었다.

윤 후보는 글에서 “2021년말 기준 외국인 직장가입자 중 피부양자를 많이 등록한 상위 10명을 보면, 무려 7~10명을 등록했다”며 “한 가입자의 경우 두 아들과 며느리, 손자들까지 등록해 온 가족이 우리나라 건보 혜택을 누린다”고 밝혔다.

아울러 “외국인 건강보험 급여지급 상위 10명 중 8명이 중국인으로 특정 국적에 편중됐으며, 이 중 6명이 피부양자였다”며 “가장 많은 혜택을 누린 중국인은 피부양자 자격으로 약 33억원의 건보급여를 받았으나 (이 중) 약 10%만 본인이 부담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외국인 가입자는 한국에서 6개월 이상 거주 등 요건을 갖춰야 하지만, 등록된 피부양자는 거주기간과 관계없이 혜택을 받을 수 있다”며 “치료만 받으러 왔다 바로 출국하는 ‘원정 진료’가 가능한 이유다”라고 지적했다.

윤 후보는 더불어 “우리 건강보험제도는 40년 이상 국민이 피땀 흘려 만든 소중한 자산”이라며, “우리 국민이 느끼는 불공정과 허탈감을 해소할 방안을 면밀히 검토하겠다”고 약속했다.
이에 이재명 후보는 외국인 건강보험 가입자의 ‘피부양자 등록 요건 강화’ 등을 내걸며 국민의 법 감정에 맞는 대책이 절실하다던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의 공약에 대해 “혐오 정치는 안 된다”고 비판에 나섰다.

이 후보는 지난 1일 오후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글을 올려 “윤 후보님, 외국인이 의료보험에 편승한다고 하시지만, 사실은 외국인들 의료보험은 연간 5000억원 이상 흑자, 즉 오히려 내국인이 득을 보고 있다”며 이같이 말했다. 이어 “외국인 혐오 조장으로 득표하는 극우 포퓰리즘은 나라와 국민에 유해하다”며 “나치의 말로를 보라”고 강조했다.

이 후보는 이러한 글을 적으면서, 청년 노동자이자 칼럼니스트인 천현우씨의 글도 공유했다.

천씨는 같은날 오전 자신의 SNS에 글을 올려 “경남의 중공업 노동은 이제 외국인 없인 안 돌아간다”며 “우리가 이 지경인데 농어촌은 말할 것도 없다”고 적었다. 이어 “그런데 누구는 우리가 열심히 만든 건보 체계에 ‘일부’가 숟가락을 얹는다며 대단한 문제인 양 혐오를 부추긴다”고 했는데, 이는 윤 후보를 겨냥한 것으로 해석됐다. 그는 자신도 외국인 혐오자였으나 현장 노동에서 그러한 인식이 바뀌었다고 글에서 언급했다.

이에 국민의힘 정책본부는 "윤 후보의 메시지는 일부 외국인의 과도하고 부당한 건강보험 이용에 대해 국민의 우려가 있어, 이를 바로잡아 건보제도를 보다 공정하게 만들겠다는 취지"라며 "제도 건전성을 제고하고 가입자 간 공정성을 높이기 위해 현행 의료제도의 문제점을 개선하자는 주장을 극우 포퓰리즘으로 몰아가는 것은 아무 말 대잔치이자 흑색선전에 불과하다"고 반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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