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드컵] ‘동네북’ 아시아가 달라졌다... 사우디-일본-한국 약진

- 2014년 월드컵서는 4개국 무승... 18년에도 일본 제외 조별리그 탈락
- 이번 대회 전까지 아시아 수준 낮아 진출권 줄이자는 의견도 많아

이번 대회 전까지, 최근 2번의 월드컵에서 아시아 국가들이 유의미한 성과를 거두지 못하면서 아시아 축구 수준에 대한 의심이 존재했지만 2022 카타르 월드컵에서 지금까지는 180도 달라져 세계를 놀라게 하고 있다.



아시아의 월드컵 진출 티켓은 4.5장이다. 4개의 국가가 본선으로 직행하고, 1개의 국가는 다른 대륙과 플레이오프를 통해 진출하는 방식이다. 이번 월드컵 예선에서는 한국, 이란, 일본, 사우디아라비아가 최종예선 각 조의 1,2위를 차지하며 본선으로 직행했고, 호주도 남미의 페루와 승부차기까지 가는 접전 끝에 월드컵에 진출했다.

아시아가 최근 2번의 대회에서 낮은 경기력으로 성과를 거두지 못하자, 상대적으로 좋은 경기력을 보여주는 남미의 진출권을 늘리고 아시아 진출권을 줄여야 한다는 주장도 끊임없이 제기되어 왔다.

2014년 월드컵에서는 일본, 한국, 호주, 이란이 단 1승도 하지 못하고 조별리그서 탈락했고, 2018년에는 한국이 독일을 제압하고, 일본이 16강에 진출했지만 결과적으로는 일본을 제외한 모든 팀이 16강에 오르지 못했다. 일본 역시 16강 진출을 위해 조별리그 3차전, 지고 있는 상황임에도 수비 진영에서 15분 이상 공을 빙빙 돌리기만 해 비판을 받았다.

그러나 사상 처음으로 중동에서 열리는 2022 카타르 월드컵에서는 달랐다. 시작은 C조의 사우디였다. 사실상 ‘축구의 신’ 리오넬 메시의 마지막 월드컵이여서 대단한 결의를 가지고 온 아르헨티나를 상대로, 탄탄한 조직력과 수비력을 바탕으로 2-1 역전승을 거둔 것이다. 아르헨티나는 이날(22일) 경기 전까지 2년 4개월, 36경기 동안 패배하지 않았었다.

아시아의 약진은 사우디의 모래바람에서 멈추지 않았다. 다음날(23일) 일본 역시 독일에게 선제골을 허용하며 끌려갔지만, 후반 매서운 역습으로 2골을 몰아쳐 2-1 역전승을 거뒀다. 독일은 지난 러시아 월드컵에서 한국에 패한 것에 이어 아시아팀에게만 2연패를 기록하며 16강 진출도 빨간불이 켜졌다.

24일 첫경기를 치른 대한민국 축구대표팀 벤투호도 이 기세를 이어갔다. 한국 대표팀은 남미의 강호 우루과이를 상대로 0-0으로 무승부를 거두며 승점 1점씩을 나눠가졌다. 사우디나 일본처럼 승리를 거둔 것은 아니었지만 우루과이의 무난한 완승을 예상했던 전문가들의 예상을 완전히 깨버렸다.

더욱이 사우디와 일본은 수비에 치중을 두고 역습을 통해 경기를 승리했지만 한국은 공격적으로 강하게 맞불을 놓으며 오히려 우루과이가 수비적으로 나오는 등 정면승부를 통해 대등한 경기를 펼쳐 박수를 받았다.

무승부는 어쩌면 양팀 모두에게 공평한 결과였을 것이다. 한국은 이로서 가나에 승리한 포르투갈에 이어 조 2위에 오르며 16강 진출에 대한 희망을 밝혔다. 외신들도 한국의 경기력을 호평하며 남은 경기에 대한 기대감이 높아지는 분위기다.

대륙별로 1라운드에서 유럽은 6승 5무 2패, 남미는 2승 1무 1패, 아시아는 2승 1무 3패를 기록했다. 북중미는 2무 2패, 아프리카는 3무 2패로 아직까지 승리가 없다. 유럽과 남미를 제외한 제3세계 팀 중에서는 현재까지 아시아가 가장 선전하고 있는 것이다. 한일월드컵 이후 20년 만에 열리는 아시아 월드컵에서 다시 한 번 아시아 축구가 세계를 놀라게 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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