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경기전 16강 넘어 ‘최소 8강’... 2위로 진출 시 브라질 안 만나 더 유리하다는 분석도
- ‘주전 5명 휴식 여유’ 일본, 0-7 치욕패 극복한 북중미 코스타리카에 무너져
경기 전 조 2위로 16강에 진출하면 브라질을 결승까지 만나지 않는다는 분석을 비롯해 2002년 이후 첫 월드컵 연승, 역대 월드컵 아시아 최다승 등극 등 이미 16강 진출을 자축하며 더 먼 곳을 바라보던 일본 대표팀이 코스타리카에 일격을 맞았다. 먼 산만 바라보다 눈 앞에 돌부리에 걸려 이마가 깨진 셈이다.
27일 일본은 카타르 알라이얀의 아흐마드 빈 알리 스타디움에서 펼쳐진 2022 카타르월드컵 E조 2차전에서 팽팽한 공방전 끝에 후반 36분 케이셔 풀러에게 결승골을 내주며 0-1로 코스타리카에 패했다.
이 날, 일본은 독일전과 비교해 11명 중 5명의 선발 선수를 교체해 경기에 나섰다. 이를 두고 해외 언론들은 일본이 체력 안배를 위해 주전 선수들에게 휴식을 부여한 것으로 추측했다. 전반전은 지루한 공방전이 지속되었고, 일본과 코스타리카 양 쪽 모두 신중한 경기운영을 펼치면서 위협적인 장면을 만들지 못했다.
정적이었던 경기장 분위기는 후반전이 시작되며 급변했다. 일본이 독일전 결승골을 기록한 아사노 타쿠미 등 주전 선수들을 속속 투입하며 코스타리카의 촘촘한 수비에 균열을 내기 시작했기 때문이다. 후반 1분 모리타의 슈팅을 시작으로 엔도, 야마네 등 슈팅을 연이어 시도하며 코스타리카의 골문을 두드렸다.
일본은 더 몰아붙이기 위해 측면 수비수를 대신해 측면 공격수를 투입하는 등 공격적인 선수교체를 통해 선제골을 노렸지만 일방적인 공세에도 불구하고 결정적인 슈팅 한 방이 나오지 않았다. 후반 18분과 27분에는 페널티 박스 바로 앞 좋은 위치에서 프리킥 기회도 잡았지만 골문으로 향하지는 않았다.
후반 내내 일방적으로 몰아붙이던 일본은 코스타리카의 한 방에 무너졌다. 일본 수비진영에서 주장 요시다 마야가 애매하게 볼처리를 했고, 이를 따라가던 미토마가 공을 뺏겼다. 이는 곧바로 빈공간으로 쇄도하던 풀러에게 연결되어 풀러의 선제골로 이어졌다. 공을 애매하게 걷어내는 순간부터 뺏긴 후 풀러를 완전히 놓친 것까지 일본 수비진의 완벽한 실수였다.
일격을 맞은 일본은 동점골을 위해 다시 맹공을 퍼부었지만 코스타리카 골키퍼 케일러 나바스에 번번히 막혀 득점에 실패했다. 결국 경기는 0-1, 코스타리카의 승리로 끝났다.
지난 23일 ‘전차군단’ 독일을 상대로 역전승을 거둔 뒤, 이날 승리했다면 독일-스페인 경기 결과에 따라 16강 진출도 확정할 수 있었지만 고질적인 결정력 문제를 드러내며 팽팽하게 경기를 이어가다 결국 수비 실수까지 범하며 패했다. 게다가 이 후 펼쳐진 스페인과 독일이 무승부를 기록하며 일본이 자력으로 16강에 진출하는 경우의 수는 3차전 스페인을 이기는 것 밖에 남지 않게 됐다. 스페인에 비기거나 패하면 코스타리카-독일의 경기 결과에 따라 달라질 수 있다.
반면 첫 경기에서 스페인에 0-7로 대패하며 이 날도 험난한 경기를 치를 것으로 예상됐던 코스타리카는 일본을 상대로 8년 만에 월드컵 본선 무대에서 승리를 거뒀다. 또, 16강 진출의 희망을 살리며 E조는 4팀 중 어느 팀도 16강 행이 확정되지 않고, 조별 탈락도 확정되지 않으면서 ‘죽음의 조’라는 기존의 평가에 어울리는 결과가 나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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