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강인 내쫓은 발렌시아, 최악의 선택 되나... 35년 만에 강등 위기

2년 전, 발렌시아가 이강인(22, 마요르카)을 이적료 없이 방출한 것이 ‘구단 역사상 최악의 선택’으로 전락할까. 한 때 레알 마드리드와 바르셀로나에 이어 라리가 3대 구단으로 꼽히기도 했던 발렌시아가 날개없는 추락을 이어가고 있다.

▲ 출처 : EPA 연합뉴스

4일 오전(이하 한국시간) 발렌시아는 홈구장 에스타디오 데 메스타야에서 열린 2022-2023시즌 라리가 33라운드에서 비야레알과 1-1 무승부를 기록했다. 이로써 발렌시아는 승점 34점(9승 7무 17패)를 기록하며 17위에 랭크했다. 라리가는 18위부터 20위 팀은 다음시즌 2부리그로 강등된다.

승점 1점을 추가했음에도 여전히 치열한 강등 싸움을 펼치고 있다. 발렌시아는 18위 헤타페에 승점은 같고 골득실에만 앞서고 있고, 한경기 덜 치른 19위 에스파뇰(승점 31)도 바짝 뒤를 쫓고 있어 안심할 수 없다.

남은 5경기에서 자칫하면 지난 1986-1987시즌 이후 처음으로 2부리그로 강등될 수도 있는 상황이다. 발렌시아는 앞으로 셀타비고(13위), 레알마드리드(3위), 에스파뇰(19위), 레알베티스(6위)와 연달아 만난다. 대부분 중상위권 팀들과 경쟁 중인 에스파뇰을 만나는 만큼 생존을 건 벼랑 끝 승부가 이어질 전망이다.

발렌시아의 몰락은 최악의 선택을 내리며 시작됐다. 스페인 매체 ‘에스타디오 데포르티보’는 지난 2일 보도에서 “몇 년간 좋은 선수들을 많이 잃었다. 그 중에서도 가장 실수로 꼽히는 사례는 2021년 여름 마르코스 안드레를 영입하면서 이강인을 방출한 것이다. 이후 발렌시아는 1부에서 살아남기 위해 치열한 싸움을 하는 팀이 됐다”고 지적했다.

이어 매체는 “발렌시아는 강등을 피하기 위해 사투를 벌이고 있다”라며 “안드레 영입과 이강인의 이탈은 구단 역사상 가장 최악의 실수다. 당시 발렌시아는 논-EU 쿼터를 확보하기 위해 브라질 출신 안드레를 영입하며 대한민국 출신의 이강인을 FA로 이적료 한푼 없이 마르요카로 보냈다”고 설명했다.

발렌시아의 과감한 선택은 무모한 선택으로 전락하기까지 오랜 시간이 걸리지 않았다. 이강인은 올 시즌 마르요카에서 에이스로 등극하며 리그 6골 4도움을 기록하는 등 맹활약을 펼치고 있다. 그는 라리가 올해의 팀(Team of the season) 후보에도 이름을 올렸고, 에틀레티코 마드리드, 토트넘 핫스퍼, 아스톤 빌라, 뉴캐슬 등 많은 팀들이 영입 후보에 올려둔 것으로 알려졌다.

반면 이강인을 대신해 영입된 안드레는 부진과 부상에 시달리고 있다. 올 시즌 리그 성적은 17경기 1골에 불과하다. 에스타디오 데포르티보 역시 “안드레는 영입 이후 54경기 4골을 기록하며 좋지 못하다. 그러나 이강인은 라리가 정상급 선수로 성장했다. 마르요카는 그를 아틀레티코 또는 토트넘에 판매해 많은 이적료를 올릴 것으로 보인다”고 비교했다.

물론 이강인으로서는 발렌시아의 결정이 약이 됐다. 발렌시아가 그를 공짜로 풀어준 덕에 마르요카로 이적해 출전시간을 보장받으며 성장해왔다. 게다가 바이백 조항 또는 셀온 조항(추후 발생하는 이적료 일부를 지급 받는 조항)도 당연히 없어 다음 이적에도 큰 걸림돌이 되지 않는다.

올시즌 최악의 선택에 살얼음판을 걷고 있는 발렌시아와 매 순간 최고의 순간을 갱신하고 있는 이강인의 희비가 엇갈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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