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마스크 탓에 기회 놓치고 집중마크 당하는 등 경기 내내 부진
- 후반 막판 부상 염려에도 헤딩 경합 몸싸움 벌이며 간절함 보여
- 가나전 패배 순간 고개 떨구고 눈물... “동료 선수들에 고맙다”
결국 이번 월드컵에서도 손흥민(30·토트넘)이 눈물을 보였다. 2014년 대표팀 막내로 월드컵에 참가해 바닥을 치며 엉엉 울던 어린 손흥민은 2022년에는 주장으로서 부진한 경기력으로 동료들과 팬에 미안함에 눈물을 흘렸다.
대한민국 대표팀이 2022년 카타르 월드컵 H조 2차전 가나와의 경기에서 먼저 2골을 내주며 끌려갔지만 후반 조규성(25·전북)의 연속골로 동점을 만들었으나 수비진의 실수가 나오며 2-3으로 패했다. 반드시 이겨야 했던 가나전을 놓치며 12년만의 16강 진출에 빨간불이 켜졌다.
경기가 끝나는 휘슬이 울리자 손흥민은 그라운드에 주저 앉아 눈물을 흘렸다. 가나 선수들과 ‘옛 스승’ 오토 아도 감독도 손흥민을 위로하며 안아주기도 했다. 이후 믹스드존으로 향하던 손흥민은 2014년 브라질 월드컵 당시 주장이었던 구자철을 만나자 가슴에 안겨 울며 위로를 받기도 했다.
인터뷰에서는 팬들에게 감사함과 미안함을 전했다. 그는 “선수들이 고생을 많이 했는데 결과가 이렇게 돼서 너무 미안하다”면서 “응원해주신 팬 분들게 죄송한 마음이 가득하다”고 경기 소감을 밝혔다.
이어 “저 개인적으로도 잘하고, 선수들을 잘 이끌어야 하는데 그러지 못한 것 같아 마음이 아프다”며 “동료 선수들은 더 바랄 게 없을 정도로 지금처럼만 잘해주면 팀의 주장으로서 정말 고마울 것 같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선수들도 (16강 진출에 대한) 가능성을 보고 저와 동료들 모두 준비를 잘 하겠다”고 다짐했다.
손흥민은 이날 가나전 내내 부진한 모습을 보였다. 손흥민이 공을 잡으면 가나 수비수 2~3명이 항상 따라다니며 집중 마크를 당했고, 찾아온 기회를 놓치며 아쉬움을 삼켰다. 마스크 탓에 타이밍을 제대로 맞추지 못했다. 이후에도 부지런히 움직였지만 결정적인 유효 슈팅이나 찬스를 만들기에는 역부족이었다.
그러나 그 누구보다 간절하게 뛰었다. 손흥민은 얼굴 부상으로 인해 마스크를 착용하고 있고, 아직 부상이 완전히 회복된 상태가 아닌 탓에 헤딩 경합을 하지 않고 뒤쪽으로 계속 빠져있었다. 이를 두고 한 전문가는 “의료진 혹은 소속팀에서 큰 부상으로 이어질 수 있는 헤딩 경합을 하지 않도록 주의를 준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실제로 손흥민 대신 측면 수비수 김진수가 페널티박스 안으로 들어가 헤딩경합을 하고, 손흥민이 뒤쪽 수비 공간을 책임지기도 했다.
그럼에도 상황이 급박하고 접전이 이어지자 후반 막판에는 페널티 박스 안으로 들어가 수비수들과 헤딩 경합을 벌이기도 했다. 아직 얼굴 뼈가 완전히 붙지 않았음에도 부상 위험을 무릅쓴 채 몸싸움을 펼친 것이다. 손흥민은 현재 뼈가 붙어가고 있는 안와골절 4주차에 있다. 이날 경기장 안에서 손흥민은 가장 많은 몸값을 가지고 있는 ‘슈퍼스타’였지만 그 누구보다 간절한 선수이기도 했다.
누군가는 패하고 누군가는 승리하는 냉정한 스포츠의 세계에서 간절하다고 무조건 승리하지는 못한다. 그러나 희박해진 16강 가능성에도 간절한 손흥민의 헤딩경합은 좌절에 빠진 많은 축구 팬들을 다시 한 번 응원하도록 만들 것으로 보인다.
3차전인 포르투갈전은 12월 3일 정오(한국시간)에 열린다. 이 경기에서 한국이 승리한다면 같은 시간 열리는 우루과이와 가나의 경기 결과에 따라 16강에 진출할 가능성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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