벤투호가 이제 정말 벼랑 끝으로 몰렸다. 어떤 경우의 수라도 승리하는 것이 전제된다. 상대는 한국 대표팀 감독 벤투의 모국이자 세계적인 거함 포르투갈이지만 16강 진출을 위해선 무슨 수를 쓰더라도 공략해야 한다.

파울루 벤투 감독이 이끄는 한국 축구대표팀은 28일(현지시간) 카타르 알 라이얀의 에듀케이션 시티 스타디움에서 열린 가나와의 2022 국제축구연맹(FIFA) 카타르 월드컵 조별리그 H조 2차전에서 2-3으로 패했다. 승점 1점(1무1패)에 머무른 한국은 같은날 포르투갈에 패한 우루과이와 승점이 같아졌으나 골득실에서 -1로 -2의 우루과이를 앞서 3위에 자리했다.

16강의 꿈이 희미해졌지만, 아직 완전히 사라진 것은 아니다. 그러기 위해서는 일단 포르투갈과의 최종전을 반드시 잡아야 한다.

FIFA 랭킹 9위의 포르투갈은 크리스티아누 호날두, 브루누 페르난데스(맨체스터 유나이티드), 주앙 펠릭스(아틀레티코 마드리드), 베르나르두 실바(맨체스터 시티) 등 화려한 공격진을 자랑한다. 빠른 공격수는 없지만, 페르난데스를 중심으로 무수한 패스를 뿌려 상대 수비를 혼란스럽게 한 뒤 만들어지는 공간을 절묘하게 활용한다. 한국 수비진이 정신을 바짝 차려야 하는 부분이다.

그런데 후방으로 눈을 돌려보면 상황이 조금 달라진다. 주축 수비수 중 2명이 부상으로 이탈하면서 뒷문이 조금 헐거워졌다. 주전 센터백인 다닐루 페레이라(파리 생제르맹)가 훈련 도중 갈비뼈 골절로 아웃됐고, 왼쪽 풀백인 만 20세의 ‘신성’ 누노 멘데스(파리 생제르맹)도 우루과이전에서 햄스트링 부위에 부상을 입어 전반 42분 하파엘 게헤이루(도르트문트)와 교체됐다. 멘데스의 경우 자세한 부상 소식은 알려지지 않았지만 교체될 때 눈물을 보인 점을 고려할 때 한국전에 나서기 쉽지 않아 보인다.

물론 포르투갈은 세계 최고 센터백 중 하나로 꼽히는 후벵 디아스에 주앙 칸셀루(이상 맨체스터 시티), 페페(포르투) 등 좋은 수비수들이 차고 넘친다. 그럼에도 주축 수비수가 2명이나 빠진 공백은 결코 적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실제로 포르투갈은 우루과이전에서 상대 침투 패스나 드리블 돌파에 약해진 모습이 간간히 보였다. 전반 32분 로드리고 벤탕쿠르(토트넘)가 포르투갈 수비수 3명을 약간의 개인기로 한꺼번에 벗겨낸 뒤 골키퍼와 1대1 상황을 만든 것이 대표적인 장면이었다.

한국은 우루과이전에서도, 가나전에서도 전반 초반에는 상대를 압도하며 경기를 풀어갔다. 단지 골이 나오지 않아 승점 3점을 얻지 못했을 뿐이었다. 에이스 손흥민(토트넘)의 컨디션이 좀처럼 살아나지 않고 있다는 것이 큰 문제지만 가나전에서 맹활약한 조규성(전북)과 이강인(마요르카), 휴식을 취했던 이재성(마인츠) 등의 선수들이 힘을 보탠다면 최고의 팀이라고 해도 결코 공략할 수 없을 상대는 아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