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의 '허둥지둥' 전공의 모집 시작…"지원자가 있긴 한가" 우려

정부, 전공의 모집 시작하지만 지원자 부족 우려
수련 현장, 빅5 인기과 중심으로 소수 지원 예상
전공의 부족으로 인한 의료계의 변화와 대책 필요

최근 의료 현장에서 전공의들의 복귀가 지연되고 있는 가운데, 정부에서 전공의들의 모집에 나서고 있다. 하지만 수련 현장에서는 빅5의 인기 과목을 중점으로 소수의 지원에 그칠 것이라는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보건복지부 수련환경평가위원회는 지난 2일 '2025년도 전공의(인턴·레지던트) 임용시험 시행계획'을 공지하며 전공의 모집을 공식화했다. 이에 따르면 레지던트 1년 차 모집 일정은 4일 공고를 시작으로 9일까지 필기시험 접수와 병원별 원서 교부 및 접수가 이루어진다. 이어 15일에는 필기시험이 진행되며, 17일부터 18일까지 면접(실기) 시험을 거쳐 19일에 합격자가 발표된다.

정부는 올해 전공의 지원자가 많지 않을 것으로 예상하여 전·후기 구분 없이 일괄 모집하기로 결정했다. 또한 레지던트 1년 차 선발 시 2지망 제도를 도입하여 동일 병원에서 1지망 과목에 불합격한 지원자 중 특정 과목을 2지망으로 선택한 경우 성적순으로 합격 처리한다.


2지망으로 선택 가능한 과목은 내과, 외과, 산부인과, 소아청소년과, 응급의학과와 함께 정부가 육성 지원하는 9개 과목이다. 육성지원과목에는 가정의학과, 병리과, 심장혈관흉부외과 등 전문성이 필요한 분야가 포함되어 있다.

인턴 모집은 레지던트 임용 전형이 종료된 후에 시작된다. 의사 국가고시로 필기시험을 대체하며, 22일과 23일에 원서 접수를 시작으로 24일부터 27일까지 면접(실기) 시험을 거쳐 31일에 합격자를 발표한다. 인턴 역시 전·후기 일괄 모집 방식으로 진행된다.

수련 현장에서는 이번 전공의 모집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가 높다. 수도권의 한 수련병원 A 교수는 "당장 이번 주부터 원서 접수가 시작되는데, 현재 상황이 좋지 않아 지원자가 얼마나 될지 예측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그는 "군복무를 마치고 나이가 많아 더 이상 미룰 수 없는 소수의 지원자들이 있을 수 있지만, 이들조차 내과, 외과, 산부인과, 소아청소년과 같은 과목을 지원할 가능성은 낮다"고 덧붙였다.

또 다른 수련병원 B 교수는 "지원자 자체가 소수일 것으로 보이며, 그 중에서도 빅5 병원의 인기 과목에 지원자가 몰릴 가능성이 크다"고 전망했다. 그는 정부의 전·후기 일괄 모집 방침에 대해 "후기 모집을 기대하던 수련병원들에게는 당황스러운 결정"이라며, "정부가 병원이나 학회와 사전 논의 없이 전공의 선발을 진행하겠다고 발표한 것에 답답함을 느낀다"고 밝혔다.

현재 전공의들의 집단 사직으로 인해 수련 병원들은 큰 어려움을 겪고 있다. 올해 레지던트 임용 대상자 약 1만 명 중 90%에 가까운 인원이 수련을 포기한 상태다. 사직한 전공의 중 절반인 5,000여 명은 일반의로 재취업한 것으로 나타났다.

보건복지부에 따르면 지난달 18일 기준으로 사직한 전공의 9,198명 중 50.4%인 4,640명이 일반의로 재취업했다. 수련 병원에 출근 중인 전공의는 전체 전공의 1만 63명 중 1,073명으로 10.3%에 불과하다. 이러한 상황에서 일반의 수는 증가하고 있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에 따르면 올해 2분기 전공의 수는 8,765명에서 3분기 1,190명으로 86.4% 감소한 반면, 일반의 수는 같은 기간 6,624명에서 9,491명으로 43% 증가했다.

의료계는 전공의 부족으로 인한 진료 공백과 의료 서비스 질 저하를 우려하고 있다. 이에 따라 정부와 의료계 간의 협력과 소통이 절실한 상황이다. 그러나 정부의 일방적인 정책 추진에 대해 수련 병원과 의료진들은 불만을 표하고 있다.


B 교수는 "교수들도 전공의 복귀를 바라고 있으며, 정부와 함께 해결책을 찾으려는 노력을 하고 있다"며, "그러나 정부가 이를 배제하고 독단적으로 정책을 정해 발표한 것에 실망감을 느낀다"고 말했다.


한편, 정부는 전공의 부족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다양한 대책을 마련하고 있으나, 현장의 목소리를 충분히 반영하지 못하고 있다는 지적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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