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미 8군 무대서 우연히 가수 생활 시작... 남편 이봉조 작곡가와 히트곡 다수 배출
- 2007년 국내가수 최초로 데뷔 50주년 “목소리 안 나오면 은퇴할 것”
오랜시간 많은 국민들의 사랑을 받던 가수 현미(본명 김명선)씨가 4일 오전 별세했다. 현미씨는 올해 85세의 고령으로 정확한 사인이 알려지지는 않았다.
현미씨는 1938년 평양에서 8남매 중 셋째로 태어나 1950년 한국전쟁 때 고향인 평양에서 남쪽으로 내려와 자리잡았다. 이 과정에서 어린 두 동생과 헤어졌다 1998년 중국에서 동생 한 명과 눈물의 재회를 하기도 했다. 현미는 이 같은 아픈 경험을 계기로 2020년에는 이산가족 고향체험 VR(가상현실) 콘텐츠 제작에 참여한 바 있다.
그는 우리나라 나이로 스무살 무렵 1957년 그 당시 대다수의 음악인들처럼 미 8군 무대를 통해 연예활동에 데뷔했다. 처음에는 칼춤 무용수로 무대에 올랐으나 정확히 알려지지 않은 어느 여가수가 일정을 펑크내면서 우연히 마이크를 잡아 데뷔했다. 이 때 현미를 눈여겨본 작곡가 고(故) 이봉조씨와 3년간 연애한 뒤 결혼했다. 다만 이들은 법적으로 혼인신고 절차를 마친 부부사이는 아니었다.
현미는 이후 1962년 ‘밤안개’ 음반을 통해 많은 인기를 누렸고, 남편 이봉조와 함께 ‘보고 싶은 얼굴’, ‘떠날 때는 말 없이’, ‘몽땅 내사랑’, ‘무작정 좋았어요’ 등 히트곡을 연달아 내놓으며 국민가수 반열에 올랐다.
그의 대표곡인 ‘밤안개’는 미국의 전설적 재즈가수 냇 킹 콜의 노래 ‘It’s A Lonesome Old Town)을 이봉조가 번역한 것이다. 현미와 이봉조는 라이도에서 원곡을 듣고 크게 감명받아 함께 우리말 가사를 붙인 것으로 알려졌다.
그는 2007년 국내가수 최초로 데뷔 50주년을 맞아 연 기자회견에서 “80년이든 90년이든 이가 다 빠질 때까지 노래할 것”이라며 “은퇴는 목소리가 나오지 않게되면 하겠다. 멋지고 떳떳하게 사라지는 것이 참모습”이라고 설명하며 음악활동에 대한 의지를 보이기도 했다.
그는 이봉조와 사이에서 아들 둘을 두고 있으며, 그중 장남인 이영곤씨는 과거 가수활동을 하기도 했다. 1980년대 ‘사랑은 유리같은 것’으로 인기를 얻었던 가수 원준미가 현미의 둘째 며느리이며, 현미는 가수 노사연과 배우 한상진의 이모이기도 하다.
그의 빈소는 서울 중앙대병원 장례식장에 마련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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