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의 강력한 의료정책 공세에 의료계 대응 속수무책

- 의대 정원 증원 논란 속 정부의 의료 정책 추진력에 의료계 방어 무너져
- 간호사 의료행위 허용부터 비대면 진료 확대까지, 의료계 내부 분열 가속화
- 의료 전달 체계 개편과 행위별 수가 개편 앞두고 의료계 혼란 가중

의과대학 정원 증원 문제로 촉발된 정부와 의료계 간의 대립이 장기화되는 가운데, 정부가 일련의 강력한 의료 정책을 잇따라 발표하고 있지만, 분열된 의료계는 효과적인 대응을 하지 못하고 있는 형편이다.


▲ 사진 출처 : 연합뉴스


통상적으로 의료계를 뒤흔들만한 민감한 정책들이 발표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내부적인 균열과 혼란으로 인해 정부의 정책에 대한 적극적인 저항을 보이지 못하고 있다.

지난달 20일부터 정부는 간호사의 일부 의료행위 허용, 비대면 진료의 전면 허용, 의료전달체계 개편, 행위별수가의 전면 개편 등 여러 핵심적인 정책을 추진하고 있다. 이러한 정책들은 과거에 의료계가 격렬하게 반대해 온 사안들임에도 불구하고, 정부는 이번 의료 공백 위기를 극복하기 위한 명분 아래 이들 정책을 거침없이 진행하고 있다.

특히, Physician Assistant(PA) 간호사의 공식화는 큰 논란의 시작점이었다. 정부는 전공의 이탈로 인해 발생한 의료 공백을 메우기 위해 법적 근거가 없던 PA 간호사를 '전담간호사'로 명명하고, 업무 기준을 제시했다. 이에 따라 간호사는 일반간호사, 전담간호사(PA), 전문간호사 등 세 가지 유형으로 구분되며, 응급심폐소생, 약물 투입 등의 100여 가지 의료 행위를 수행할 수 있는지 여부가 명시되었다.

윤석열 대통령이 직접 PA 간호사 제도화의 의지를 표명하며, 이제 병원계의 공공연한 비밀이었던 PA 양성화 가능성이 높아졌다. 대통령은 숙련된 진료 지원 간호사의 적극적 활용을 통한 근본적인 의료전달체계 개편의 추진을 공언했다.

비대면 진료에 대한 규제도 대폭 완화되어, 희망하는 모든 의료기관에서 비대면 진료가 전면 허용되었다. 이는 의료 서비스의 접근성을 높이고 코로나19와 같은 팬데믹 상황에서의 의료 체계 유연성을 증가시키기 위한 조치이다.

더 나아가, 정부는 이번 사태를 통해 의료계의 고질적 문제로 지적되어 온 의료전달체계의 개혁을 추진하고 있다. 상급 종합병원의 이용 문턱을 높여 경증 환자의 대형병원 이용을 제한하고, 의료 서비스의 효율성과 질을 높이기 위한 다양한 개선책을 모색하고 있다.

이와 같은 정부의 연이은 정책 추진에도 불구하고, 의료계는 효과적인 대응 방안을 마련하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다. 대한의사협회 회장 자리가 공석인 상황과 함께 비상대책위원회의 운영진이 법적 조사를 받는 등의 사태로 인해 의료계 내부가 안정을 찾지 못하고 있다.


더욱이 대통령실이 대한의사협회의 대표성에 의문을 제기하며 협상 파트너로 인정하지 않겠다는 입장을 취함으로써, 정책 협상 과정에서 의료계의 목소리가 충분히 반영되지 못할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의료계 내에서도 의대 교수사회가 여러 조직으로 분열되어 각각 별도로 활동하는 등, 정책에 대한 일관된 대응이 어려운 상태다. 이러한 분열은 의료계가 정부의 정책에 적극적으로 대처하는 데 큰 장애가 되고 있으며, 중요한 정책 결정 시점에 의료계의 의견이 제대로 반영되지 못하는 결과를 초래하고 있다.

정부가 제안한 여러 정책 중 특히 간호사의 일부 의료행위 허용과 비대면 진료의 전면 허용, 의료전달체계의 개편 등은 의료계의 기존 질서와 균형에 큰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사안들이다. 이러한 변화는 의료 서비스의 질과 환자의 안전, 의료 인력의 근무 환경에 직접적인 영향을 끼칠 수 있으므로, 의료계 내부의 신중한 검토와 대응이 필요한 상황이다.

그러나 현재 의료계는 내부적인 혼란과 대외적인 압박 속에서 명확한 대안을 제시하지 못하고 있으며, 이는 의료 서비스의 질 저하와 의료 인력의 불안정, 환자의 불편함으로 이어질 위험이 있다. 정부의 정책이 의료계의 고질적 문제를 해결하는 기회가 될 수도 있지만, 그 과정에서 의료계의 의견을 충분히 수렴하고, 실질적인 현장의 목소리에 귀 기울이는 것이 중요하다.

이러한 상황을 극복하기 위해서는 의료계가 내부적으로 단합하고, 구체적이고 실현 가능한 대안을 마련하여 정부와의 협상 테이블에서 자신들의 입장을 적극적으로 피력해야 한다. 또한, 정부와 의료계 간의 소통과 협력의 채널을 강화하여, 양측이 상호 이해와 신뢰를 바탕으로 지속 가능한 의료 정책을 수립해 나갈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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