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범행 장소 8m 높이, 피해자 의식 없어 살인의 미필적 고의 인정
- 휴대폰에 신체 촬영 영상 없어 카메라 촬영 및 반포 혐의 적용 못해
검찰이 인하대 캠퍼스 안에서 동급생을 성폭행하고 추락해 사망하게 한 혐의로 구속된 가해자의 혐의를 ‘강간치사’에서 ‘강간 등 살인죄’로 변경해 재판에 기소했다.
인천지검 여성아동범죄조사부는 준강간치사 및 성폭력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상 카메라 등 이용촬영 혐의로 구속된 20대 남성 A씨의 혐의를 성폭력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상 강간 등 살인 혐의로 변경해 구속기소했다고 9일 밝혔다. A씨는 지난달 22일 준강간치사 및 성폭력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상 카메라 등 이용촬영 및 반포 등 혐의로 구속 송치됐다.
검찰은 여성아동범죄조사부 부부장검사를 팀장으로 3개 검사실을 팀으로 구성해 A씨에 대한 수사를 벌였다. 당초 지난달 31일에 구속기간이 만료될 예정이었으나 1차례 연장해 수사를 이어갔다.
검찰은 2차례에 걸친 현장 조사와 법의학 감정, 휴대폰 동영상 및 현장 폐쇄회로(CCTV) 감정, 범행 장소 출입자 전수조사 등을 거쳤다. 현장 조사는 법의학자 참여하에 진행하였으며, 추송된 부검감정, 법의학 감정, CCTV 및 휴대폰 동영상 음성파일에 대한 영상 및 음질개선 분석, 범행장소 출입자 전수조사 중 추가로 확보한 블랙박스 영상을 종합하여 판단을 내렸다.
그 결과 A씨에게 성폭행 시도 중 살인의 미필적 고의가 인정된다고 판단해 죄명을 변경했다. 검찰은 범행 현장이 지상으로부터 8m 높이로 창틀 끝이 외벽과 바로 이어져 있고 바닥이 아스팔트이기에 추락 시 사망에 이를 수 있는 구조라는 점을 확인했다. 또 피해자가 당시 의식이 전혀 없는, 자기보호능력이 완전히 결여되어 있던 상태였던 점에도 주목했다.
그 결과 위험한 장소에서 심신상실 상태의 피해자를 성폭행하다가 사망에 이르게 했다고 판단해 살인의 미필적 고의가 인정된다고 보고 강간 등 살인죄로 의율해 기소했다. 그러나 송치 당시 적용했던 카메라 등 이용촬영 및 반포는 휴대폰 포렌식 결과, 동영상에 신체가 전혀 촬영되지 않아 피해자 신체를 노리고 촬영을 시도한 것으로 보기 어렵다고 판단해 혐의 없음(불기소) 처분 했다.
검찰 관계자는 “피고인의 죄에 상응하는 처벌을 받을 수 있도록 공소 유지하고, 피해자에 대한 2차 가해 방지 및 피해자의 지원에도 만전을 기할 예정”이라며 “피해자 유족에게는 송치 즉시 직원으로 국선변호인을 선정하는 등 지원절차를 개시했다”고 말했다.
A씨는 지난달 15일 오전 1시쯤, 인천 미추홀구 인하대 캠퍼스 한 단과대학 건물 2~3층에서 술에 취해 의식이 없던 동급생 B씨를 성폭행 시도하다가 창밖으로 추락해 숨지게 한 혐의를 받고 있다.
A씨는 범행 당일 행인이 이 건물 밖 1층 노상에 피를 흘린 채 B씨를 발견해 신고한 뒤 당일 오후 2시 무렵 주거지에서 검거됐다. 조사 결과 A씨는 범행 전날 저녁 B씨와 함께 술을 마시다가 만취한 B씨를 대학 건물로 데리고 들어가 범행을 한 것으로 밝혀졌다.
A씨는 범행 직후 현장에서 휴대전화를 버리고 달아나 주거지에 은신하였으나 폐쇄회로와 휴대폰 등을 통해 추적에 나선 경찰에 검거됐다. 경찰은 당초 A씨에 대해 강간치사 혐의를 적용해 긴급체포했으나, 이후 B씨가 술에 취해 항거 불능 상태에서 범행을 했다고 판단해 준강간치사 혐의를 적용해 구속영장을 신청했다. 이후 법원의 판단에 따라 구속영장 발부 후 구속됐다.
경찰은 수사를 통해 A씨가 위험한 장소인 단과대학 건물 3층에서 술에 취해 항거 불능인 B씨를 성폭행하고 추락해 숨지게 한 것으로 보고 준강간치사죄를 유지해서 검찰에 넘겼고, 이 과정에서 B씨를 휴대전화를 사용에 촬영한 사실도 파악해 혐의를 추가해서 검찰 측에 송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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