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노르트스트림-1, 2 발트해 부근서 3곳 연쇄적 폭발로 가스 누출
- “전례 없는 일” 러시아·서방 서로 소행 의심
27일 러시아에서 독일로 향하는 가스관 ‘노르트스트림-1’과 ‘노르트스트림-2’의 발트해 해저관이 하루사이에 연이어 3곳에서 가스가 누출되는 사고가 발생했다고 BBC를 비롯해 복수의 외신이 보도했다. 이에 서방과 러시아는 이번 가스 누출이 단순 사고가 아닐 것이라며 서로 의심하고 있다.
아울러 덴마크 군이 이 3건의 누출 사고에 관련해 지름 1km에 달하는 바다 표면이 끓어올라 거품이 수면 위로 솟구치고 있는 사진을 촬영했다고 전했다. 운영사인 노르트스트림AG는 “가스관 3곳에 동시에 망가진 것은 전례가 없는 일”이라며 “시스템 복구 시기를 예상하기는 어렵다”고 설명했다.
가스가 누출된 당시 노르트스트림-1과 노르트스트림-2 모두 가동되고 있지 않았던 것으로 알려졌다. 노르트스트림-1의 경우 러시아가 지난달 31일 점검을 이유로 3일간 가동을 중단한다고 통보했지만 가동 재개 하루를 앞두고 누출 등의 이유로 무기한 봉쇄에 들어갔다. 노르트스트림-2는 사용 승인을 받지 않아 미가동 상태였다. 그러나 누출 당시 가스관 내부에는 상당량의 가스가 있었던 것으로 전해진다.
유럽 국가들은 서방 제재에 맞서 가스를 무기화한 러시아의 소행을 의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스웨덴과 덴마크 정상은 이날 공동기자회견을 열고 이번 가스 누출 사고가 누군가의 도발로 발생했다고 주장했다. 마그달레나 안데르손 스웨덴 총리는 “이번 사고는 의도적인 행동에 의한 사보타주(비밀 파괴 공작)일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고, 메테 프레데릭센 덴마크 총리는 “고의적인 공격으로 사고가 발생했다는 분명한 정보가 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스웨덴 국립지진센터는 “가스 누출 발견 직전 두 차례 대량의 에너지 방출이 감지됐는데, 이 같은 대규모 에너지 방출은 강력한 폭발 외엔 설명할 수 없다”고 지적했다. 우르줄라 폰데어라이엔 유럽연합(EU) 집행위원장은 이번 사고가 고의적인 것으로 밝혀진다면 “가능한 가장 강력한 대응”에 나서겠다고 밝혔다.
러시아는 화살을 서방에 돌렸다. 드미트리 페스코프 크렘린궁 대변인은 서방이 이번 사고를 러시아의 사보타주로 규정하는 것이 “예상 가능하고, 어리석고, 터무니없다”고 비판했다. 페스코프 대변인은 이어 “누출과 관련된 상황이 매우 우려스럽다”며 사고 원인에 대해서 의도적인 공격 가능성이 배제될 수 없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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