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35층 이하 33개 동, 5,778가구로 재건축
서울 강남 재건축의 상징인 대치동 은마아파트의 재건축 기획안이 19일 서울시 도시계획위원회(도계위) 심의를 통과했다. 은마아파트 재건축 조합설립 추진위원회가 발족한지 무려 19년 만이다.
19일 서울시는 제11차 도계위에서 은마아파트 주택 재건축 정비계획 수립 및 정비구역 지정·경관 심의안을 수정 가결했다고 밝혔다. 1979년 지은 은마아파트(강남구 대치동 316번지 일대)는 강남 대표적인 노후 대단지 아파트다. 총 28개 동에 4424세대 규모다.
앞서 서울시는 지난 9월 도계위 분과위원회를 열고 ‘은마아파트 재건축정비계획 수립, 정비구역 지정 및 경관심의 자문 결과’를 반영한 보완사항 8개 항목을 재건축 조합설립 추진위원회측에 통보했다. 서울시가 통보한 8개 보완사항은 주로 건축 배치 계획과 공공 기여에 초점이 맞춰져 있었다.
가결된 재건축 계획안에 따르면 은마아파트는 건물 높이 35층 이하 33개 동, 5778가구로 조성한다. 건폐율은 50% 이하, 용적률은 250% 이하(법적 상한 300% 이하)를 적용한다. 공공기여 정책에 따라 보행자와 자동차 혼용 통로와 근린공원(1만3253㎡)·문화공원(4081㎡)도 조성된다.
추진위측은 “곧바로 조합설립 절차에 들어가겠다”고 말했다. 1990년대 중반부터 재건축 추진 움직임이 있었던 은마아파트는 그간 ‘정비구역’으로 지정돼야 하는 절차를 건너뛰고 추진위 구성, 시공사 선정, 안전진단 통과 등을 마쳤다. 이번 심의에서 정비계획안이 통과된 만큼 추진위는 이르면 내년 3월 조합설립인가를 추진할 예정이다.
은마 재건축 사업은 우여곡절을 겪었다. 2000년 초반 재건축을 본격화하면서 집값과 전쟁을 하던 정부의 규제 등으로 예비안전진단 문턱에서 세 차례나 고배를 마셨다. 이 바람에 2010년 3월 안전진단을 통과하기까지 꼬박 10년 가까이 걸렸다.
2017년 이후 정비계획을 다시 수립해 도계위 심의를 신청했다. 하지만 49층 정비계획안이 박원순 전 서울시장 재임 때 만든 ‘35층 층고 제한’에 걸려 좌절됐다. 이 과정에 추진위원장을 교체하는 등 조합원 내부 갈등까지 빚어졌다. 그러다가 오세훈 시장 취임 이후 재건축 규제가 완화되며 사업 추진은 다시 힘을 받기 시작했다. 지난 2월 추진위가 제출한 35층 규모의 새 건축안이 8월 도계위의 자문 의견을 받으며 물꼬가 트였다.
20여년 만에 숙원사업인 재건축이 본격화되면서 주민들의 기대감도 커지고 있다. 추진위측은 “2002년 재건축 추진위원회가 설립됐는데 20년 넘도록 조합설립인가도 못받은 단지는 은마아파트가 거의 유일하다”며 “조합원들은 대체로 이번 심의 통과를 반기는 분위기”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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