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측 사상 최악의 가뭄이 찾아온 한반도, 해법은?

- 국가물관리위원회 제2기 첫 회의서 영산강·섬진강유역 중·장기 가뭄대책 논의

지난해, 중부지방은 갑작스런 집중호우로 강남 등 침수사태를 겪으며 사망자가 발생하는 등 수해를 겪은 반면 남부지방은 유례 없는 가뭄이 이어지며 대비를 보였다. 특히 남부지방의 경우 관측이 시작된 이후 기상가뭄일이 가장 많았다.


▲ 출처 : 연합뉴스

지난달 30일 기상청이 발표한 ‘2022년 이상기후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남부지방 기상가뭄은 ‘227.3일’로 1974년 관측이 시작된 이래 가장 길게 지속됐다. 정부는 극한 가뭄을 상정하고 우선적으로 남부지방 가뭄을 해결하기 위한 대책을 수립했다. 지난달 31일에는 순천 주암댐을 방문한 윤석열 대통령이 “과거에 경험하지 못한 극한 가뭄 등 위기 상황에서 항구적인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주문한 바 있다.

이에 25일 대통령 직속 국가물관리위원회는 한덕수 국무총리의 주재로 제 2기 첫 회의를 개최하고, ‘영산강·섬진강유역의 중·장기 가뭄대책’ 등을 심의·의결하고 ‘2023년 여름철 홍수대책’을 집중 논의했다고 밝혔다.

중장기 가뭄 대책은 ‘과거에 경험했던 가장 극심한 가뭄’을 기준으로 한 ‘1단계 기본대책’과 ‘기후변화로 이전에 겪지 못한 극한 가뭄이 나타났을 때’를 기준으로 삼은 ‘2단계 비상대책’에 걸쳐 하루 약 61만㎥의 물을 추가 공급하는 내용을 포함하고 있다.

1단계 대책에선 최대 45만㎥의 물을 추가 확보한다. 주변 수자원 연계 방안으로 주암댐에서 광주, 목포 등 영산강 유역 6개 시·군에 공급하는 물량 일부를 장흥댐에서 대체 공급할 수 있는 도수관로를 건설할 계획이다. 이를 통해 확보된 주암댐 여유물량을 여수산단에 추가 투입하겠다는 것이다. 여수까지 이어지는 45.7km의 도수관로와 취수시설 설치도 추진된다.

광양산단의 경우 인근 수어댐에 물이 부족할 때 주암댐에서 광양산단으로 직접 물을 공급할 수 있도록 취수장 등 비상 공급시설 설치도 검토에 올랐다.

이외에도 여수시에 위치한 공공하수처리시설 내 하수 재이용수 생산시설을 통해 일 5만t을 확보하고, 발전 온배수 등을 활용해 해수담수화 시설에서 일 15만㎥의 물을 얻는 등 대체자원 확보 방침도 마련됐다. 지역 중심의 중·소규모 댐과 지자체가 관리하고 있는 저수지 증고 등 신규 수자원 개발을 통해서도 물을 추가 확보할 계획이다.

기후변화 영향까지 고려한 극한 가뭄을 상정한 2단계에서는 비상용량과 사수(死水)용량을 활용하는 방안이 제시됐다. 댐에서 정상적으로 물을 공급할 수 있는 하한선인 '저수위' 아래의 물을 말한다. 댐 바닥의 물까지 긁어서 쓰겠다는 의미로, 오염도가 높아 별도의 취수설비가 필요할 수 있어 극한의 경우에 활용될 가능성이 높다.

이번 달 5일 기준 전국 농업용 저수지의 평균 저수율은 73.6%로 평년(78.2%)과 비슷한 수준을 유지하고 있지만, 전남은 56.5%, 전북은 60.4% 등으로 가뭄 지역에서는 저수율이 매우 낮은 상황이다. 행정안전부는 섬진강 댐의 경우 모내기 철이 끝난 7월쯤 저수위에 도달할 것으로 전망했다. 당장 농업에 필요한 급한 불은 끈 셈이지만, 이후 저수위 도달 시 "오염수까지 활용해야 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며, 비상단계 돌입 전 추가 수자원 확보가 시급한 상황이다.

전국 유인도서의 60%가 위치한 남부지방인 만큼 섬 지역 물관리 또한 주요 대책에 포함됐다. 지하수댐, 이동식 모듈형 해수담수화 설치 등을 추진해 섬지역 용수 공급에 차질이 없도록 하겠다는 것이 정부의 방침이다.

한덕수 국무총리는 “기후위기 시대를 맞아 보다 효율적이고 스마트한 물관리·통합적이고 체계적인 물관리·조화로운 물관리 등 세가지의 핵심 방향으로 삼겠다”며 “국가물관리위원회가 과학적이고 합리적 방안에 근거해서 다양한 갈등과 이해관계를 조정하고 합의점을 찾아나가는 역할을 해주길 당부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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