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슈퍼 엔저’ 800원 대 진입 임박... 일본 여행객 폭증

- 15일 906원으로 계속 떨어져... 엔저 계속 이어지면 경제타격도

올해들어 유독 더 두드러지고 있는 엔저 현상에 900원도 위협받고 있다. 역대급 엔화 가치 하락 기조속에 일본을 찾는 관광객도 늘고 있는 추세에 환테크(환율 변동에 따라 차익을 노리는 투자)에 대한 관심도 커지고 있다.


▲ 출처 : 연합뉴스

15일 기준 원·엔화 재정환율은 100엔당 906원을 기록했다. 지난 4월 말경 1000원 대를 다시 돌파하며 반짝 상승했으나 다시 900원대 초반까지 하락하고 있다. 엔화가 계속 약세를 보이고 있는 이유는 반도체 업황 등 경기 개선 기대감을 기반한 원화 강제와 일본 중앙은행의 완화적 통화정책 등이 꼽히고 있다. 이 추세가 이어질 경우 2015년 6월 8년 만에 800원대로 진입할 수 있다는 예상도 나온다.

엔화의 약세가 올해 들어 계속되면서 코로나19 엔데믹과 더불어 일본을 찾는 관광객이 크게 늘고 있다. 항공통계에 따르면 이달 1~10일 8만 9847명이 국내 항공사의 인천~나리타(도쿄) 노선을 이용했다. 지난 1월(6만 6741명) 대비 34.6%가 늘었다.

이에 엔화에 투자하는 사람도 늘고 있는 모양새다. 외화 가격이 낮을 때 구매해 오를 때 파는 환차익을 노리는 ‘환테크’를 하는 투자자들이 많아졌다. 5대 시중은행의 엔화 예금 잔액은 5월 말 기준 7259억 엔(약 6조 5153억 원)으로 집계됐다. 4월과 비교해 1283억 엔(약 1조 1694억 원)늘었다.

당분간은 엔저 현상이 지속될 것으로 전망되어 이 같은 기조는 더 두드러질 것으로 보인다. 우선 일본 중앙은행이 완화 기조를 계속 가져갈 가능성이 높다. 하반기 국내 경기가 회복되는 정도에 따라서 이와 반대로 원화는 완만한 강세를 보일 수 있는 점도 엔저 현상을 더 도드라지게 한다.

다만 미국의 통화정책 방향이나 시장 불확실성에 따라 원·엔 환율이 다시 올라갈 가능성도 없지는 않다. 문정희 KB국민은행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대외적인 불안 요인이 확산되면서 원화보다는 엔화를 더 안전자산으로 보기 때문에 원·엔 환율이 더 올라갈 수 있다”고 말했다.

일각에서는 엔저 현상이 앞으로도 지속되어 일정 수준을 넘어서면 우리 경제에도 타격을 미칠 가능성도 높다고 우려하고 있다. 엔저 장기화는 수출 경쟁국인 국내 기업의 가격 경쟁력을 덩달아 낮추기 때문이다. 관광 등 서비스 산업 부문의 타격도 피하기 어려워 보인다. 이미 국내 여행객들은 국내 관광지 물가가 비싸다는 이유로 돈을 조금 더 보태 일본으로 발길을 돌리고 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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