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특례보금자리론 유효 신청 2달간 10건 불과... 피해자 인정, 대출 조건 모두 까다로워
전세사기 피해자들을 위한 대책으로 마련된 특례보금자리론·디딤돌대출 정책 모기지 대출 공급이 매우 저조하다. 피해자로 인정받기까지 오랜 시간과 많은 절차가 있고, 대출조건까지 까다로워 사실상 대출을 받을 수 있는 피해자는 없는 실상이다
30일 주택금융공사(HF)와 주택도시보증공사(HUG)가 오기형 더불어민주당 의원실에 제출한 자료에 따르면 지난 6월 1일부로 전세사기 특별법이 시행된 이후 2달이 지난 지난달 말까지 주택금융공사가 전세 사기 피해자를 대상으로 지원한 특례보금자리론 유효 신청은 총 10건이다. 이는 신청취소 등을 제외한 실질 신청 건수다. 주택도시기금의 디딤돌 대출은 같은 기간 단 한 건도 없었다.
현재 정부는 전세사기 특별법을 시행하며 피해자로 인정받는 경우 정책 모기지 대출 이용 시 우대를 하고 있다. 전세사기 피해자를 구제하기 위해 현재 거주하고 있는 주택을 경락받거나 신규 주택 구매 시 금융 지원을 해주기 위함이다.
‘전세사기 피해자 전용 디딤돌 대출’은 피해자들을 대상으로 부부합산 연 7000만 원 이하의 소득, 순가산자액 5억 원 이하 무주택 세대주에게 연 1.85%~2.70%의 금리로 최대 4억 원(LTV 80%, DTI 60% 이내)까지 대출해주는 상품이다. 연 소득 6000만 원 이하인 기존 디딤돌대출을 신혼부부와 같은 기준으로 대폭 완화한 것이다.
특례보금자리론은 금리를 0.4%p 깎아준다. 특례보금자리론은 소득 제한 없이 5억 원 한도에서 거주 주택을 낙찰받으면 낙찰가액의 100%(경매 또는 공매 담당 기관의 최초 감정평가 금액 이내를, 신규 주택 구매 시에는 주택가격의 80% 이내)를 대출해준다.
하지만 정작 전세사기 피해자들의 대출 이용은 매우 저조하다. 먼저 근본적으로 전세사기 피해자로 인정받이 매우 어렵고 오랜 시간이 소요된다. 특별법 시행 이후 지난 18일까지 피해자로 인정된 누적 기준 3508건이다. 현재까지 파악된 전세사기 피해 규모가 2만 6000가구로 추산되는 것을 고려하면 13% 정도만 인정받은 것이다. 그나마 지난달까지는 2% 수준이었으나 최근 2자리수까지 늘었다.
피해자로 인정받기 위해서는 4가지 요건을 충족해야 한다. 주택의 인도와 주민등록을 마치고 확정일자(임차권 등기 마친 경우 포함)를 갖추고 임대차 보증금이 3억 원 이하여야 한다. 다수의 세입자 전세 사기 피해를 당했거나 입을 것으로 예상되면서 집주인이 보증금을 반환하지 않을 의도가 있었다고 의심할만한 상당한 이유가 있어야 한다.
인천 미추홀구의 한 전세사기 피해자는 “6월 1일 전세사기 피해자 신청을 했는데 지난 28일 피해자 인정 결정을 통보받았다. 피해자 승인을 받아도 통보받기까지 늦어지고 있다”며 “특례보금자리론은 오피스텔이 포함되지 않고, 디딤돌대출은 부부 합산 연 소득 조건으로 걸림돌이어서 활용을 못 하는 것 같다”고 지적했다.
막상 피해자로 인정받았다 하더라도 대출 조건까지 맞추기란 쉽지 않다는 평가다.
그는 "피해자로 인정받으면 은행에 가서 대출받아야 하는데 금융권에서는 상황 전달이 안 돼 인천에서도 일부 지점 말고 다른 지점들은 특별법에 대해 잘 모르고 대응을 못 해주는 것 같다"고 토로했다.
전세 사기 피해자 중에서는 오피스텔 거주자들도 상당수인데 특례보금자리론은 주택을 대상으로 하기에 이용하지 못한다. 1년간 한시적으로 운영하는 특례보금자리론은 연간 공급 목표액 39조 6000억 원으로 지난 7월까지 유효신청액은 78%인 31조 1000억 원에 달한다. 우대형 특례보금자리론 금리는 연 4.05∼4.35%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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