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래된 가면 헐값에 넘겼는데…알고보니 60억 유물, 뒤늦은 소송 결과는?

- 중고상에 헐값으로 판 나무 가면
- 알고 보니 가봉 팡족의 '은길 가면'

한 노부부가 프랑스의 중고상에게 헐값에 넘겼던 나무 가면이 경매장에서 60억원대에 낙찰되어 중고상과 소송전을 하였으나 결국 패하였다.


▲ [이미지출처=AFP연합뉴스]

19일 현지시간, 프랑스 일간 르피가로에 따르자면 알랭(88)과 콜레트(81) 부부는 21년 9월 별장의 다락방을 정리하다가 먼지에 뒤덮인 오래된 나무 가면을 발견하였다. 이 가면은 20세기 초에 식민지 시대였던 아프리카에서 총독이었던 알랭의 할아버지가 가져왔던 물건인 것이다.

알랭은 가면을 할아버지로부터 물려받은 쓸모없는 부적이라 여기고 중고 상인 알렉상드르에게 150유로(약 21만원)에 팔아넘겼다. 그로부터 6개월 뒤 부부는 신문을 읽다가 깜짝 놀랐다. 자신들이 판 가면이 경매에서 420만 유로(약 60억원)에 낙찰됐다는 소식을 접했기 때문이다.

알고 보니 해당 가면은 아프리카 가봉의 팡족이 만든 '은길 가면'(Ngil Mask)이었다. 이 가면은 파블로 피카소와 아메데오 모딜리아니 등 거장에게 영감을 준 20세기 초 아프리카 부족의 가면으로, 전 세계에 10개 정도밖에 남아있지 않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당초 30만 유로(약 4억2000만원)에 낙찰될 예정이었던 가면의 값은 경매장이 한 차례 바뀌면서 10배 이상 뛰었다. 이에 노부부는 중고상이 가면의 가치를 알고도 자신들을 속여 헐값에 사 갔다며 낙찰 금액의 일부를 돌려달라고 이의를 제기했다. 중고상은 자신 역시 이 가면의 가치를 몰랐다고 반박하면서도 최초 경매가인 30만 유로를 지급하겠다고 했다.

노부부는 이런 합의 제안을 받아들이지 않고 민사 소송을 제기했으나 법원은 중고상의 손을 들어줬다. 법원은 중고상이 노부부에게 사기를 친 게 아니며 부부가 작품의 가치를 제대로 파악하지 못한 잘못이 있다고 판단했다. 노부부의 소송대리인은 "(법원은) 무료 감정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다는 점을 지적했는데, 우리는 당연히 항소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노부부와 중고상의 다툼이 벌어지는 동안 가면의 '원주인'인 가봉은 가면이 자국 소유라며 반환을 요구하는 소송을 내기도 했다. 당시 가봉 정부 측은 이 가면이 애초 식민지 시대에 도난당한 것이기 때문에 본국으로 반환돼야 한다는 입장을 보였다. 그러나 법원은 가봉 측 주장을 기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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