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억 손실·6%↓’ 추락하던 카카오에 치명타

- 카카오, 17일 오후까지 6%대 급락... 증권가, 카카오 손실액 200억 내외 추정
- 실적 타격 불가피 “4분기 매출 1~2% 감소할 듯”

카카오가 데이터센터 화재로 인한 ‘먹통 대란’의 영향으로 17일 코스피시장 개장과 동시에 급락했다. 화재 한 번으로 시스템 대부분이 마비되고, 실시간 데이터 백업체계와 재난 긴급대응에 문제가 있다는 지적을 받으면서, 그동안 국민 대표 메신저로 자리잡았던 카카오톡의 국민적인 신뢰가 상실된 영향으로 해석된다. 카카오는 창사 이래 가장 큰 위기를 맞았다는 지적과 함께 증권가에서도 어두운 전망이 나왔다.


▲ 출처 : 카카오톡 홈페이지 제공

카카오는 17일 코스피시장에서 오후 3시 현재 전 거래일보다 3,100원 떨어진 4만 8,100원에 거래되고 있다. 개장과 동시에 장중 4만 6,700원까지 하락해 52주 신저가를 경신했으나 반발 매수세가 유입되며 하락폭의 일부를 다시 끌어올렸다. 같은 시간 카카오 그룹 내 다른 상장주들인 카카오페이(-7.34%), 카카오뱅크(-7.14%), 카카오게임즈(-5.36%) 역시 주가 내림세를 면치 못했다.

최근 계열사 문제로 가뜩이나 주가 내림세를 겪은 카카오와 주주들로서는 이번 화재는 엎친 데 덮친 격이다. 카카오는 글로벌 경기 둔화에 따른 광고, 커머스 산업의 실적 부진,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금리 인상 기조에 따른 성장주들의 동반 약세 등으로 올해 들어 주가가 우하향 곡선을 그려왔다. 지난해 마지막 거래일인 12월 30일 종가가 11만 2,500원이었지만, 전 거래일인 지난 14일에는 5만 1,400원을 기록해 주가가 반 토막(-54.3%) 났다.

손실배상 책임을 둘러싼 법률적 리스크도 안고 있다. 카카오를 이용하는 각 서비스의 이용자는 물론 카카오에 금액을 지불하는 창작자, 판매자, 자영업자, 택시기사 등 경제적 손실을 본 플랫폼 종사자 사이에서 피해보상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나온다. 카카오 유료 서비스를 제공받는 기업·개인과의 소송전으로 확전될 것이란 관측이 많다.

카카오는 국내 주식시장에서 ‘대장주’ 삼성전자 다음으로 소액주주가 많은 기업이다. 올 상반기인 지난 6월 기준 카카오 소액주주는 204만명으로 집계됐다. 카카오는 전 거래일(14일) 기준 최근 한 달간 개인투자자 순매수 순위 3위에 해당한다. 개인투자자는 이 기간 1,561억원어치의 카카오 주식을 담았다.

카카오는 자사주 매입과 소각 등 주가를 끌어올릴 방안을 고심 중이다. 연내 3,000억원 규모의 자사주 소각을 진행한다. 지난 2월 ‘중·장기 주주 환원 정책’을 발표하면서 향후 3년간 잉여 현금 흐름(별도 기준)의 15∼30%를 재원으로 해 5%를 현금 배당, 10∼25%를 자사주 매입과 소각에 사용하겠다고 밝혔다. 3분기 실적을 발표하는 다음 달쯤 구체화한 내용이 나올 전망이다.


▲ 출처 : 연합뉴스

데이터센터 화재로 하루 매출 200억원 내외의 손실이 발생했을 것이라는 구체적 추정치도 나왔다. 화재 발생 이후 16일까지 비즈보드 광고 판매가 중단됐고, 모빌리티와 선물하기, 페이지 등도 1∼2일 분량의 매출이 발생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실적에도 타격이 클 수밖에 없다.

삼성증권은 이날 카카오 기업분석보고서(리포트)에서 “4분기 매출 최대 1∼2%가 감소하는 효과가 나타날 수 있다”고 분석했다. KB증권은 카카오의 손실을 약 220억원으로 추산하며 “유료 서비스에 대한 피해보상 논의가 이뤄지고 있어 비용 증가가 불가피하다”고 했다. 유진투자증권은 “이번 화재로 카카오의 다양한 플랫폼 서비스의 브랜드 프리미엄이 퇴색됐다”며 “카카오톡 개편을 통한 톡비즈 등 성장동력 확보에도 차질이 생겼다”고 분석했다.

반면 NH투자증권은 비교적 긍정적 전망을 내놨다. 카카오 손실을 국내 사업의 전체 하루 매출인 약 150억원으로 추정하며 “국내에서 카카오의 영향력을 다시 한번 확인할 수 있는 계기가 됐다. 단기간에 카카오를 대체할 서비스는 많지 않다는 점에서 복구가 잘 마무리되면 다시 한번 반등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지난 15일 카카오의 서버가 있는 경기도 판교의 SK C&C 데이터센터에서 화재가 발생했다. 불이 난 건물은 지상 6층에 지하 4층 규모(연면적 6만 7,000여㎡)로 네이버와 카카오 등이 데이터를 관리하는 업무시설이 입주해 있다.

이 화재로 카카오톡을 비롯해 대중교통·결제·게임·검색 등 카카오 핵심서비스가 주말 이틀에 걸쳐 제대로 작동하지 않는 초유의 사태가 발생했다. 이 화재로 카카오톡, 카카오택시, 카카오페이, 카카오맵, 카카오내비, 카카오버스, 카카오지하철, 카카오페이지와 포털 사이트 다음을 포함한 카카오 계열 서비스는 대부분 작동하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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