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덕수 총리, 외신 기자의 이태원 참사 질문에 ‘말장난’과 ‘웃음’ 보여

한덕수 국무총리가 1일 진행된 ‘이태원 핼러윈 참사’ 관련 외신 기자간담회에서 정부 책임을 묻는 질문에 농담을 섞어 답해 비판을 피하기 어려워 보인다.


▲ 출처 : 연합뉴스

1일 한 총리는 서울 중구 한국프레스센터에서 열린 외신 기자간담회에서 영어로 세 번째 질문을 들은 뒤, “저는 잘 안들린다, 통역이 왜 그러는지 모르겠는데”라며 “제가 이해한 것으로는 물으신게 결국 이러한 참사가 정부의 책임이 전혀 아니라고 생각하느냐라는 건가”라고 질문한 기자에게 되물었다.

이에 질문한 기자는 한국어로 “어린 친구들이 거기에 가있던 것이 잘못된 건지, 특히 이렇게 누구의 잘못도 아닌 것 같은 상황에서 정부 책임의 시작과 끝은 어디인지 질문한 것”이라고 다시 잘문했다.

한 총리는 “주최자가 좀 더 분명하면 그러한 문제들이 좀 더 체계적 효과적으로 이끌어질 수가 있다고 생각합니다만, 그런 것들이 없을 때 현재 대한민국이 갖고 있는 ‘크라우드 매니지먼트(crowd management·인파 관리)’에 대한 현실적 제도적 개선점이 있다”고 답했다.

답변이 끝나고 사회를 보던 총리실 관계자가 “통역과 관련해 문제가 있어서 죄송하다”고 영어로 말하자 한 총리는 고개를 돌려 해당 관계자를 쳐다보며 한국어로 “이렇게 잘 안들리는 것에 책임져야 할 사람의 첫번째와 마지막 책임은 뭔가요”라고 농담을 했다. 통역사는 한 총리 발언을 영어로 통역하지 않았다.

정부 부처를 지휘·감독하는 한 총리가 사안의 엄중함에 걸맞지 않게 말장난을 했다는 비판이 나오고 있다.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중심으로 “지금 농담할 상황인가” “보고도 못믿겠다”는 등의 지적이 제기됐다.

한 총리는 이태원 참사 수습을 주도하는 정부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장을 맡고 있다. 한 총리가 외신 기자들 질문에 답변하는 과정에서 간혹 웃음을 띈 것을 두고도 부적절하다는 비판이 나온다.

총리실 관계자는 기자와 통화에서 “동시통역기 음량 조정에 기술적 문제가 발생해 외신 기자들 다수가 항의하던 상황이었다”며 “이를 조정하는 데 시간이 약간 지체되고 실무진이 당황하다보니 한 총리가 ‘진행에 서투른 면을 양해해달라’는 취지에서 한 말로 안다”고 말했다.

한편, 한덕수 국무총리는 이에 관련해 2일 보도자료를 통해 “경위와 무관하게, 국민들의 마음을 불편하게 해 드린 점 사과드린다”고 밝혔다.


*의사나라뉴스는 이태원 참사 사고 피해자분과 유가족분들께 깊은 애도와 위로를 표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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