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 “尹 우크라 무기 제공 시사, 적대행위로 간주... 한반도 문제에 영향줄 것”

- 전날 ‘대북 무기 지원’ 언급에 이어 한반도 상황 ‘실력 행사’ 가능성까지 제기
- 尹 대통령 무기지원 가능성 발언 이후 연일 협박 이어가며 강력 반발

러시아가 우크라이나에 대한 무기 지원 가능성을 시사한 윤 대통령에 발언에 대해 연일 협박성 발언과 위협성 발언을 이어가며 반발하고 있다.


▲ 출처 : EPA 연합뉴스

전날 ‘전쟁 개입’이라는 표현으로 북한에 대한 무기 지원을 언급하며 맞불 카드를 거론한 것에 이어 20일에는 한국의 우크라이나 무기 지원을 ‘적대적 행위’로 규정하는가 하면 양국 관계 악화 및 한반도 주변 상황에 대한 실력 행사 가능성을 추가로 거론하며 으름장을 놓고 있다.

특히 러시아가 우크라이나에 대한 군사적 지원 문제에 관해 한반도 상황을 지렛대로 북한과의 관계를 더욱 강화해 우리 정부를 위협하려는 움직임을 보이는 탓에 한반도 긴장고조가 우려된다는 지적이 제기된다.

러시아 스푸트니크 통신에 따르면 20일 마리야 자하로바 외무부 대변인은 우크라이나 정부를 ‘키이우 꼭두각시 정권’으로 규정하며 “러시아는 키이우 꼭두각시 정권을 우리에 대한 하이브리드 대리전의 도구로 선택한 집단적 서방(서방동맹)에 대항해 방어전을 치르고 있다”며 “이런 상황 속에서 우크라이나에 대한 모든 무기 공급은 그것이 어느 나라에 의해 이뤄지든 노골적으로 적대적인 반러 행동으로 간주한다”고 밝혔다.

자하로바 대변인은 윤 대통령의 발언에 대해 논평해달라는 질문에 이런 입장을 내놓은 것으로 알려졌다.

지하로바 대변인은 “유사한 행보는 그러한 행보를 취한 국가들과 양자 관계에 부정적으로 반영될 것이며, 해당국의 구체적 안보 이익을 건드리는 문제들에 대한 러시아의 입장 결정에서 고려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그러면서 “한국의 경우 이는 한반도 문제 해결에 대한 입장에 관한 것일 수 있다”고 설명했다.

즉 한국의 대(對) 우크라이나 군사 지원이 시작될 경우 북한의 계속되는 무력 도발로 긴장감이 고조되어 있는 한반도 상황에 관한 러시아의 입장에 영향을 줄 것이라고 경고하며 한국에 대한 압박 수위를 높인 것으로 보인다. 이는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의 최측근인 드미트리 메드베데프 러시아 국가안보회의 부의장의 전날 대북 최신 무기 지원 언급의 연장선에 있는 것이다.

메드베데프 부의장은 전날 윤 대통령의 발언과 관련, "그 나라 국민이 러시아의 최신 무기가 그들의 가장 가까운 이웃이자 우리의 파트너인 북한의 손에 있는 것을 볼 때 뭐라고 할지 궁금하다"며 "그들 말대로 '퀴드 프로 쿼'(quid pro quo·주고받는 대가)"라고 위협한 바 있다.

드미트리 페스코프 크렘린궁(러시아 대통령실) 대변인은 전날 "제재 등의 측면에서 새로운 것은 없다. 유감스럽게도 한국은 전체 과정에서 다소 비우호적 입장을 취해왔다"며 "무기 공급 시작은 특정 단계의 전쟁 개입을 간접적으로 뜻한다"고 경고했다.

주한 러시아대사관도 "이러한 행동은 지난 30년간 양국의 이익을 위해 건설적으로 발전해온 러한(한러) 관계를 분명히 망칠 것"이라며 "한반도 안보 상황의 맥락에서 우리의 양자 상호 작용에 부정적으로 영향을 끼칠 것이다. 우리는 한국 정부가 이 문제에 대해 책임 있는 접근을 하길 바란다"고 말했다.

앞서 윤 대통령은 전날 보도된 로이터와의 인터뷰에서 우크라이나에 대한 무기 지원 문제와 관련, "만약에 민간인에 대한 대규모 공격이라든지, 국제사회에서 도저히 묵과할 수 없는 대량 학살이라든지, 전쟁법을 중대하게 위반하는 사안이 발생할 때"이라는 전제를 달아 이 경우 "인도 지원이나 재정 지원에 머물러 이것만을 고집하기 어려울 수 있다"고 '조건부'로 언급했다.

이를 두고 외신들은 살상 무기 지원 불가라는 기존 정부 입장의 변경 가능성을 시사한 첫 언급이라고 주목했다. 러시아는 지난해 2월 우크라이나 침공 이후 서방과 함께 러시아에 대한 제재에 동참한 한국을 비우호적 국가로 지정한 바 있다.

우크라이나에 대한 한국 정부의 조건부 무기 지원 가능성 시사를 두고 러시아가 강력히 반발하면서 양국 간 긴장이 고조되는 양상이다. 러시아가 우리나라를 직접 거론해 무기 지원에 대해 경고한 것은 지난해 푸틴 대통령의 발언 이후 두 번째이자 약 6개월 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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