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엿가락처럼 휘어버린 열차 안으로 진입 어려워 구조작업 난항
- “신호 관련 사람이 실수한 듯” 인재 가능성... 기체 결함 등 정확한 원인 조사
지난 2일 인도 동부 오디샤주에서 열차 추돌 참사로 수백명이 숨지고 천명이 넘는 사상자 발생한 가운데 여전히 열차 객실 안에 수백명의 사람들이 고립된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 참사는 인도에서 발생한 최악의 사고 중 하나로 기록될 전망이다.
참사 현장은 두 개의 열차가 서로 추돌해 뒤엉켜 엿가락처럼 휜 열차의 잔해들로 아수라장이 되어 있다. 열차는 크게 뒤틀려 선로 옆으로 누워있고, 일부 객차는 형체를 알아볼 수 없을 정도로 종잇장처럼 구겨져있다. 수백명의 승객이 그 아래 갇혀있다는 목격자 증원도 나오고 있다.
사고의 한 목격자는 로이터 통신과의 인터뷰에서 “주변에 피와 부러진 팔다리들이 보였고, 사람들이 죽어나갔다”고 전했다. 이어 BBC와 인터뷰에 응한 한 생존자는 “총돌 이후 열차 내부의 사람들이 마구 얽혀 내 위로 10명, 15명이 순식간에 깔렸다. 난 맨 아래 바닥에 깔렸다”며 “손과 손목을 다쳤지만 열차에서 빠져나오자 곳곳에서 다리를 잃는 등 크게 다친 사람들이 많아 보였다”고 설명했다.
자신을 열차 추돌 사고의 생존자라고 소개하며 트위터에 글을 올린 아누바브 다스도 “충돌 후 이 여객열차의 총 13량의 차량이 완전히 부서졌다”며 “팔다리 없는 시신도 즐비했다”고 끔찍했던 상황을 떠올렸다. AP통신에 보도된 또 다른 승객 카레다는 “화장실에서 막 나온 순간 갑자기 객차가 기울었고 중심을 잃었다”며 “온통 뒤죽박죽인 상태에서 사람들이 서로에게 넘어졌다”고 말했다.
인도의 일간지 타임스오브인디아도 “탈선과 충돌의 충격으로 약 50여명의 승객이 깨진 창문이나 문 틈으로 밖으로 내던져졌다”고 보도했다.
구조 인력도 부족해 살아남은 일부 승객들이 직접 잔해에 갇힌 다른 사람을 구조하기도 했다는 사실도 알려졌다. 또, 인근 주민 수백명도 곧바로 현장으로 달려와 사람들을 구하는 작업을 지원하고 있고, 부상자들에게 물 등 필요한 물품을 제공하고 있다. 그럼에도 객차 훼손 상황이 심각해 구조 작업이 속도를 내지 못하고 있다.
로이터통신과 뉴욕타임스(NYT)는 “지난 20년간 인도에서 벌어진 열차 사고 중 최악의 사고”라고 했으며 CNN도 “인도에서 발생한 사상 최악의 철도 참사 중 하나”라고 보도했다.
이번 참사의 사상자 규모는 현재까지 1180여 명으로 최근 20년 동안 인도에서 발생한 열차 참사 중 최대 규모이다. 실제, 인도에서는 2016년 우타르프라데시주에서 열차가 탈선해 약 150여 명이 숨졌으며, 2018년에는 펀자브주에서는 달리던 열차가 철로 위에서 축제를 즐기던 인파를 덮치면서 60명이 목숨을 잃기도 했다.
NDTV 등 인도 매체들은 이번 열차 3중 추돌 참사의 원인으로 철로 진입 관련 신호 오류를 꼽고 있다.
사고 현장을 방문한 철도 관계자는 “사고 열차는 첸나이를 향한 메인 선로로 진행하지 않고 화물열차가 있던 선로를 진입했다가 충돌이 발생했다”며 “이는 관련 업무를 진행하는 사람이 실수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일각에서는 인도 정부가 몇년 전부터 전국에 구축중에 있는 열차 추돌 방지 시스템인 ‘카바치’가 사고 노선에는 아직 도입되지 않았다는 점을 문제로 지적하고 있다. 당국은 기술적 결함 등 여러 가능성을 놓고 더욱 다양한 사고 원인 파악에 나섰다. 사고 현장을 방문한 아슈위니 바이슈노 철도부 장관도 구체적인 사고 원인을 파악하기 위해 고위급 조사 위원회도 꾸렸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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