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출규제에 서울 아파트 매물 급증..."8만3천건 육박"

9월 들어 매물 4.2% 증가...대출 규제 강화로 매수세 '주춤'
25개 자치구 모두 매물 늘어...중구·강북구·마포구 증가율 높아
전문가 "단기 냉각 불가피...장기적 해법은 공급 확대"

서울 아파트 시장에 큰 변화가 일어나고 있다. 최근 매물이 급증하면서 7만건대로 줄었던 서울 아파트 매물이 다시 8만3000건에 육박하게 되었다.


▲ 사진 출처 : 뉴스1

부동산 빅데이터 업체 아실의 자료에 따르면, 9월 11일 기준 서울 아파트 매물은 8만2836건을 기록했다. 지난달 같은 날의 7만9059건과 비교하면 한 달 만에 4.7%가 증가한 셈이다.

특히 9월 들어 매물 증가세가 두드러지고 있다. 9월 2일에는 7만9443건이었던 매물이 약 열흘 만에 4.2%(3393건) 늘어났다.

자치구별로 살펴보면, 이달 초 대비 매물 증가율이 가장 높은 곳은 중구(5.6%)였으며, 강북구(5.5%), 마포구(5%), 중랑구(4.9%), 용산구(4.9%), 구로구(4.5%) 순으로 나타났다. 반면 강남구(0.6%), 노원구(0.7%), 종로구(0.8%) 등은 상대적으로 증가 폭이 작았다.

이와 함께 서울 아파트 매수세도 주춤해지고 있다. 한국부동산원의 서울 아파트 매매수급지수는 8월 둘째 주 104.8에서 9월 첫째 주 103.2로 하락했다.

이러한 현상의 주요 원인으로는 정부의 대출 규제 강화가 지목되고 있다. 9월부터 스트레스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 2단계 규제가 적용되면서 대출 한도가 줄어들게 되었다. 수도권의 경우 1.2%포인트, 비수도권은 0.75%포인트의 가산금리가 붙게 되어 연간 이자 비용이 증가하게 되었다.

더불어 금융당국의 가계대출 관리 지침에 따라 은행들이 다주택자의 주택담보대출을 제한하는 등 대출 조이기에 나서면서 실수요자들까지 영향을 받고 있는 상황이다.

이러한 대출 규제의 영향으로 서울 아파트값 상승세도 둔화되고 있다. 한국부동산원 자료에 따르면, 8월 둘째 주 0.32% 상승했던 서울 아파트값이 이후 3주 연속 하락세를 보이고 있다. 거래량도 감소하여, 8월 서울 아파트 거래량은 7월의 8798건에 크게 미치지 못할 것으로 전망된다.

부동산 중개업소들의 현장 목소리도 이러한 상황을 반영하고 있다. 마포구와 노원구의 개업중개사들은 매수 문의가 급감했으며, 특히 대출을 활용하려던 신혼부부들의 발길이 끊겼다고 전했다.

전문가들은 이러한 상황이 단기적으로 지속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고준석 연세대 상남경영원 교수는 1~2달간 거래량 감소가 있을 것으로 전망했다. 심형석 우대빵부동산연구소 소장은 대출 규제와 같은 수요억제 정책의 효과가 3~6개월 정도 지속될 것으로 보았다.

그러나 장기적으로는 공급 문제가 해결되지 않는 한 집값이 다시 상승할 수 있다는 의견도 제시되었다. 전문가들은 주택 시장 안정을 위해서는 공급 정책에 집중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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