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도 인구만큼 사라지는 50년 뒤... 감소 속도 점점 빨라져

-50년 뒤 1400만 명이 줄어든다 70년에 총인구 3766만명 27%↓
-지난해 처음으로 총인구 줄어 ... 가장 큰 원인은 ‘출산률 하락’

지난해 한국의 총인구수가 1949년 집계가 시작된 이래 72년 만에 처음으로 감소하며 사실상 정부수립 이후 처음으로 인구가 줄어들었다. 통계청이 2019년 발표한 ‘장례인구추계’에서 예측한 인구 감소 시점인 2029년보다 무려 8년이 빠르다. 그만큼 인구 관점에서 한국의 앞날이 어둡다.


▲ 출처 : 연합뉴스

인구 4000만 명 붕괴 시점은 당초 2070년 안팎에서 2066년으로 당겨졌다. 매년 전 세계 국가들의 인구 동향을 모니터링하고 있는 유엔은 2017년 전망 때에는 한국의 2100년 인구를 3800만 명으로 예측했지만 올해에는 2410만 명으로 기존의 예측치보다 40%가량 낮춰 전망했다.

통계청은 최근 한국의 총인구가 지난해 5173만 8000명으로 2020년 5182만 9000명에서 0.2%(9만 1000명)이 줄었다고 발표했다. 코로나 펜데믹의 여파로 외국인 수가 4만 6000명이 줄었다고 하더라도 순수 내국인도 4만 5000명이 감소했다. 통계청은 “코로나19가 완화되어 외국인 유입이 정상화되더라도 내국인 출생아보다 사망자가 많은 ‘자연 감소’ 추세를 뒤집을 순 없다”고 설명했다.

가장 최근의 경향이 반영된 지난해 추계에서 나타난 한국의 50년 뒤 인구구조는 암울 그 자체다. 2020년 정점을 찍은 총인구는 20740년 3766만 명으로 1400만 명 넘게 감소한다. 경기도(1366만 명)에 해당하는 인구가 사라지는 셈이다. 더군다나 같은 기간 경제 활동을 주도할 15~64세 생산가능인구도 3738만 명에서 1737만 명으로 54% 이상 감소한다. 그만큼 저출산과 고령화가 가파르고 심각하게 진행되고 있다는 의미이다.

2070년에는 65세 이상 고령인구가 전체 인구의 46.4%를 차지해 0~14세 유소년 인구 (7.5%)의 6배를 넘어설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심지어 고령층이 생산가능인구를 넘어서며 생산가능인구 100명당 부양해야 할 고령인구를 뜻하는 노년부양비도 101명으로 치솟았다. 2020년 노년부양비(22명)의 5배에 달한다. 총인구를 연령순으로 나열할 때 한가운데 지점을 뜻하는 중위연령도 2020년 43.7세에서 2070년 62.2세로 높아진다. ‘환갑’ 채워도 나이순으로 중간에도 미치지 못하는 것이다.

이마저도 2070년 합계 출산율이 1.21명으로 회복되고 연평균 4만 명가량이 순 유입되는 것을 가정한 ‘중위 시나리오’를 적용한 결과이다. 출산율이 2020년 수준(0.84명)에서 반등하지 못하고 유지된다면 2070년 총 예상 인구는 3479만 명으로 줄어든다. 출산율 반등에 실패한다면 지난해 부산광역시 인구(341만 명)만큼 사라지는 셈이다.

시계를 좀 더 넓혀 2100년이 되면 2538만 명으로 줄어들 것으로 예상되며 2120년에는 2095만 명으로 겨우 2000만 명을 넘어설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이 역시 중위 시나리오를 가정한 결과로 유엔에서는 2100년 한국의 인구는 2410만 명으로 전망했다. 서울대 인구정책연구 센터의 결과는 더욱더 비관적이다. 사망률이 기존의 예상치와 같을 경우 2100년 인구는 1800만 명에도 미치지 못할 것으로 전망되었다. 고령자사망률이 감소하는 추세가 이어질 경우에도 2000명 수준에 그칠 것이라는 전망이다.

인구 감소의 시계가 예측보다 점점 더 빨라지는 가장 큰 원인은 출산율의 하락이다. 1970년 여성 1명당 4.5명에 달했던 한국 합계 출산율은 2021년 0.81명으로 감소했다. 지난해 통계치보다 0.03명 줄어든 수치이다. 2017년 장래인구추계 당시 합계 출산율(1.24명)보다는 30%가 넘게 하락했다. “출산율 하락세가 상상을 넘어서고 있다”는 것이 당시 추계에 참여했던 정부 관계자와 전문가들의 공통된 의견이다.

저출산의 원인으로는 혼인 건수 자체가 줄었으며, 혼인하더라도 아이를 낳지 않거나 1명만 낳는 부모들도 늘어나는 추세와 관련이 있다. 2016년 28만 1635건에 달했던 혼인 건수는 2021년 19만 2507건으로 줄었다. 코로나19 유행 전인 2019년까지만 수치를 살펴봐도 23만 9159건으로 3년 사이에 4만 명이 넘게 감소했다.

같은 기간 혼인율은 인구 1000만 명당 5.5명에서 3.8명으로 줄었고, 20~30대 남녀 혼인율은 2011년 대비하여 거의 반토막이 났다. 혼외자 출생률은 1~2% 수준으로 출생아의 대부분이 혼인 관계에서 나오고 있다. 노형준 통계청 인구동향과장은 “결혼했더라도 아이를 아예 낳지 않거나 1명만 낳는 것을 선택하는 부부가 늘다 보니 출산율 하락이 가속화되고 인구 감소 속도도 빨라지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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