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SPL 사고 사과 및 재발방지 대책 발표
- “질책과 지적을 겸허히 받아들인다”
- “사고 다음 날 작업, 있을 수 없는 일”
허영인 SPC그룹 회장이 최근 발생한 SPL(SPC 로직스) 제빵공장에서 발생한 사망사고와 관련하여 “모두 제가 부족한 탓”이라며 고개 숙여 사과했다.
허회장은 21일 서초구 SPC그룹 본사에서 ‘대국민 사과 및 재발방지 대책 발표’를 열고 이 자리에서 “이번 사고에 대한 책임을 통감한다”면서 “안전경영을 강화하고, 직원들을 존중하고 배려하는 문화를 정착 시키겠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특히 고인 주변에서 함께 일했던 직원들의 충격과 슬픔을 회사가 먼저 헤아리고 베려 하지 못해 진심으로 사과드린다”면서 “다시는 이러한 일이 재발하지 않도록 안전경영 시스템을 대폭 강화하겠다”고 말했다.
앞서 지난 15일 오전 6시 20분쯤 경기 평택시 SPL 제빵공장에서 20대 여성 근로자가 빵 소스 배합 작업 중 사고를 당해 숨졌다. SPL은 SPC 그룹의 계열사로, SPC 프랜차이즈 매장에 빵 반죽과 재료 등을 납품한다.
당시 작업은 2인 1조로 진행했어야 했지만, 직원 1명이 잠시 자리를 비운 상황에서 사고가 발생한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해당 공장에는 혼합기에 사람이 끼는 등 사고 발생 시 가동을 멈추는 중단장치(인터록)도 없었던 것으로 드러났다.
허 회장은 “다시는 이런 일이 발생하기 않도록 그룹 전 사업장에 대한 안전진단을 실시하고 안전 경영에 나서겠다”면서 “전문성을 갖춘 사외 인사와 현장 직원이 참여하는 독립된 ‘안전경영위원회’를 구성하겠다”고 말했다.
허 회장은 사고 후 곧장 진행된 공장 재가동에 대해서도 사과했다. SPL은 사고 이튿날인 16일 사망 사고가 난 혼합기 쪽을 흰 천으로 가린 상태로 다른 공간에 있던 2대의 배합기를 정상 가동하기도 한 것으로 나타났다.
허 회장은 “그 어떤 이유로도 설명될 수 없는, 도저히 있을 수 없는 일이었다”면서 “모두 제가 부족한 탓이며, 평소 직원들에게 더 중요한 가치가 무엇인지 제대로 전하지 못한 저의 불찰이었다”고 거듭 고개 숙였다.
SPC그룹은 이날부터 그룹 전 사업장에 대해서 한국안전기술협회, 대한산업안전협회 등 고용노동부로부터 지정받은 외부 안전진단 전문기관을 통해 ‘산업안전보건진단’을 받는다는 계획이다. 진단 결과에 바탕한 설비 확충도 예정했다.
황재복 SPC그룹 총괄사장은 “안전시설 확충에 700억, 직원들의 작업환경 개선 및 안전문화 형성을 위해 200억을 투입하는 등 시설, 설비, 작업환경의 안전성을 강화하겠다”면서 “SPL은 영업이익의 50% 수준에 해당되는 100억을 산업안전 개선에 투자하겠다”고 말했다.
한편 SPC그룹은 현재 고용노동부와 경찰 수사를 받고 있다. 노동부는 강동석 SPL 대표이사를 중대재해처벌법과 산업안전보건법 위반 혐의로, 경찰은 SPL 제빵공장 안전책임자(공장장)를 업무상 과실치사 혐의로 입건해 수사 중이다.
허 회장은 “관계당국의 조사에 성실히 임하고 있으며, 정확한 사고 원인 파악과 후속 조치를 위해 노력하고 있다”면서 “유가족 분들이 슬픔을 딛고 일어서실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해 예우해 드리기로 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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