엿가락처럼 휜 육교, 보름 전 안전점검서 A등급 받아

다리 중간이 내려앉아 통행이 중단된 서울 영등포구의 한 육교가 보름 전 안전점검에서는 A등급을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영등포구청은 안전점검을 위탁해 수행한 업체가 이를 제대로 점검했는지를 조사하기로 했다.


▲ 출처 : 연합뉴스

지난달 15일 영등포구청의 요청으로 실시된 안전검사에서 도림보도육교는 A등급을 받았다. 지난 4월에도 마찬가지였다. 3일 다리가 내려앉았으니 불과 보름정도 전에 실시한 검사에서 A등급을 받은 것이다.

또한 국민신문고에는 지난달 31일 “육교의 외형이 문제가 있다”는 내용의 신고가 접수되어 영등포구청 담담자가 2일 저녁 현장에 나갔지만 육안으로 확인한 탓에 별다른 조치는 취해지지 않았다. 영등포구청 지하안전관리 관계자는 “안전등급도 A를 받았고, 현장 상황을 육안으로 보기에도 문제가 없다고 판단했다”고 말했다.

도림보도육교는 2016년 28억 원의 비용을 들여 건설, 개통했다. 교각이 없는 아치형 육교로 길이 약 100m, 폭 2.5m의 보행교이다. 이 육교는 제3종 시설물로 분류되어 매년 2차례 정기안전점검을 진행해왔다. 시설물안전법 시행령을 보면, 제3종 시설물은 반기마다 1회 이상의 안전점검을 시행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영등포구청 지하안전관리 관계자는 “보다 안전하게 관리하기 위해 3종으로 지정했다”고 했다.

보도육교 점검예산은 연 2,000여 만원이 넘는 금액이 책정되어 있다. 도림보도육교의 안전점검은 개통 후 줄곧 A가 진행해오다가 올 하반기 점검은 B사가 담담했다. 영등포구청은 B사와 1,250만 원의 수의계약을 체결하고 점검을 맡겼다. 영등포구청은 매년 두 번씩 나눠 점검 예산을 분배하고 있다고 말했다.

영등포구청은 그동안 보도육교의 안전점검을 담당했던 업체들의 점검 방식이 어떻게 이뤄졌는지도 조사할 방침이다. 영등포구청 지하안전관리 관계자는 “점검은 전문 영역이라 늘 업체에 맡긴다”며 “현장점검 후 향후 (점검을 담당한 업체 등에 대한) 조처 등을 논의하겠다”고 했다.

한편 지난 3일 새벽 1시 40분쯤 영등포구 도림동과 신도림역을 잇는 도림보도육교가 가운데 부분이 내려앉아 육교와 그 아래 자전거 도로 및 산책로가 전면 통제됐다. 육교를 지탱하던 지지대 시멘트와 난간 철제가 일부 파손됐으나 인명피해는 없는 것으로 파악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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