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대통령이 21일 용산 대툥령실에서 열린 국무회의에서 “만약 우리가 현재와 과거를 서로 경쟁시킨다면, 반드시 미래를 놓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 발언은 히틀러의 야망에 맞서 2차 세계대전을 승리로 이끈 ‘불굴의 리더십’ 윈스턴 처칠이 한 말을 인용한 것이다.

윤 대통령은 한일 관계에 대해 “과거는 당연히 직시하고 기억해야한다”면서도 “그러나 과거에 발목이 잡혀서는 안 된다”고 말했다. 앞서 윤 대통령은 최근 대일 외교와 관련해 ‘지나치게 숙이고 들어가는 것이 아니냐’는 ‘조공 외교’ 논란에 휩싸인 바 있다.

이어 “한일 양국은 역사적으로, 문화적으로도 가장 가깝게 교류해 온 숙명의 이웃 관계”라며 “독일과 프랑스도 양차 세계대전을 거치며 수많은 인명을 희생시키면서 적으로 맞서다 전후 전격적인 화해를 통해 이제는 유럽에서 가장 가깝게 협력하는 이웃”이라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한일 관계도 이제 과거를 넘어서야 한다”며 “친구 관계에서 서먹서먹한 일이 생기더라도 관계를 아예 단절하지 않고 계속 만나 소통하고 이야기하다보면 오해가 풀리고 관계가 복원되는 것처럼 한일 관계도 마찬가지이다. 때로는 이견이 생기더라도 자주 만나 소통하면서 문제를 해결하고 해결 방안을 찾아 나가야 한다”고 말했다.

윤 대통령은 전 정부의 대일 외교 방식이 국내 정치만 생각한 결정이었다고 지적했다. 윤 대통령은 “전임 정부는 수렁에 빠진 한일 관계를 그대로 방치했다”라며 “그 여파로 양국 국민과 재일 동포들이 피해를 입고, 양국의 안보와 경제는 더 깊은 반목에 빠지고 말았다”고 비판했다.

이어 “저 역시도 눈 앞의 정치적 이익을 위해 편한 길을 택하여 역대 최악의 한일관계를 방치한 대통령이 될 수도 있었다”라며 “하지만 작금의 엄중한 국제정세를 뒤로하고, 저마저 적대적 민족주의와 반일감정을 자극해 국내 정치에 활용하려 한다면 대통령으로서 책무를 저버리는 것이라고 생각했다”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