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의 한 아파트에서 주차문제를 두고 입주민 간의 갈등이 벌어지고 있다. 아파트 측이 단지 내의 탑차 주차를 금지하자 이 같은 일방적 조치에 반발한 1t 탑차 소유주가 방문자들이 아파트 단지로 출입하는 차량 입구를 막는 자신의 차량으로 막아버렸다.

21일 인천 부평경찰서 등에 따르면 지난 17일 오후 6시쯤 부평구에 위치한 한 아파트에서 “1t 탑차가 입구 차단기 앞에 주차돼 있다”는 신고가 접수됐다. 경찰이 현장에 출동해서 확인하니 문제의 탑차는 방문자 전용 입구에 주차되어 있었다. 바로 옆에 있는 입주자 전용 입구는 차량 통행이 가능한 상태였다.
찰은 아파트가 사유지라는 이유로 해당 차량일 견인하거나 하는 등의 조치는 취하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도로교통법은 공용도로에서만 적용되기 때문에 완전한 사유지안에 있던 해당 차량을 불법 주정차로 적용해 견인할 수 없었다.

이에 일부 주민들은 해당 탑차에 앞뒤와 옆에 차랑을 세워 이동하지 못하도록 막거나 해당 탑차에 ‘나가’, ‘OUT’ 등 낙서가 적힌 포스트잇을 붙이기도 했다. 입주민 온라인 단체 대화방에서도 탑차 차추를 비난하고 있는 목소리가 많다.

갈등이 파국으로 치닫게 된 것은 최근 이 아파트가 탑차를 소유한 차주들에게 단지 내 주차를 하지 못하도록 막으면서다. 아파트 입주자대표회 측은 주차관리 규정을 언급하며 높이 2.3M가 넘는 차량은 아파트 지하주차장을 이용할 수 없도록 조치를 취했다. 또, 탑차 차주들에게 단지 내 주차 대신 인근 체육시설을 이용하도록 안내했다.

반면 탑차 소유주는 억울하다는 입장이다. 입주 계약 당시 지상에 탑차 주차가 가능하다고 안내를 받았고, 안내받은 체육시설 주차장은 도보로 20분 이상 떨어져 있고, 이미 포화상태여서 주차하기가 어렵다는 것이다.

19일 해당 아파트의 입주민이며 탑차 소유주라고 밝힌 A씨는 온라인 커뮤니티에 입장을 발표했다. A씨는 “아파트 계약 당시 모델하우스에 (화물차) 지상 주차 가능한지 물어보니 ‘지상 주차장이 있다’고 답했다”며 “또 지상으로 들어가는 주차장의 출입구가 따로 있다는 이야기까지 듣고 아파트 임대 분양에 계약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당초 승용차와 화물차를 모두 입주자 등록 해주기도 해 화물차 단지 안 갓길에 주차해왔다”며 “그런데 어느날 갑자기 투표를 진행하더니 탑차 주차를 못하도록 막았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이 과정에서 화물차 입주민들에게는 전화 한통조차 없었다”며 “주차 공간을 마련해주지도 않고 알아서 주차하라는 식”이라고 비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