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넷플릭스 ‘나는 신이다’에서 JMS 정명석 총재에 대한 범죄 사실이 고발되며 공분을 산 가운데, JMS외에도 성범죄를 저지른 교회 목사들에 대한 기독교 측의 징계가 턱없이 부실하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4일 교회개혁실천연대가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2013년부터 2022년까지 성범죄로 유죄 판결을 받은 80명의 목사 가운데 징계가 내려진 목사는 1명에 불과하다. 앞서 넷플릭스 ‘나는 신이다:신이 배신한 사람들’을 통해 신도 성폭행 혐의로 유죄판결을 받은 기독교선복음교회(JMS)의 정명석 총재와 이재록 만민중앙성결교회 목사의 행각이 고스란히 고발되며 비판을 받은 바 있다.

실천연대는 자체 조사 혹은 교계 전문지의 보도로 성범죄 이력이 드러난 목사 80명이 몸담고 있던 개별 교회의 상급 조직인 노회, 연회, 지방회 혹은 이보다 상위 단체인 총회 등 60개 기관에 공문을 보내 징계여부를 확인했다.

이들 중 7개 기관은 그동안 징계를 내리진 않았지만 소속 목사 7명에 대해 향후 징계 등 필요한 징계 절차를 밟겠다고 의사를 표명했다. 반면 6개 기관은 소속 목사 7명에 대해 징계를 내리기 어렵다는 입장을 표명했고, 그 이유로 이미 기관을 탈퇴했거나 은퇴했다고 답변했다. 내부 규정상 고소자(피해자)가 없어 징계를 내릴 수 없다는 답변도 있었다.

나머지 46개 기관은 실천연대에 답변을 주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 가운데 일부 기관은 공문을 반송하거나 항의 의사를 표시하는 등의 반응을 보이기도 했다. 실천연대 측은 명확하게 답변하지 않은 기관들이 보인 반응이나 다른 경로로 파악한 정보에 따르면 대부분 문제 목사들을 징계하지 않았을 가능성이 매우 크다고 분석했다.

이번 집계는 성범죄 사실이 드러난 목사를 염두해 둔 것이기 때문에 전체를 포괄한다고 볼 수는 없지만 대부분의 주요 교단 헌법에 성범죄로 형이 확정된 목사를 징계할 수 있는 규칙이 마련되어 있음에도 바로잡으려는 의지 자체가 부족하다는 지적을 피하기는 어려워 보인다.

또, 교회가 현행법의 사각지대에 있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아동·청소년의 성보호에 관한 법률은 성범죄자에게 형벌이나 치료감호를 선고할 때 10년 이내의 기간 아동·청소년 관련 기관 등 취업을 금지하는 명령을 함께 내리도록 규정하고 있다. 이에 따라 성범죄자가 있는 어린이집, 유치원, 초중고교, 대학, 학원, 청소년보호·재활센터 등에 취업하는 것에 제한이 있지만, 교회는 여기에 포함되지 않는다.

즉, 성범죄를 저질렀더라도 법적 처벌을 마치면 곧바로 취업 제한과 상관 없이 아동도 다닐 수 있는 교회로 복귀할 수 있다는 의미이다.

성범죄를 저지른 목사가 계속 활동하는 사례도 파악됐다. 해당 목사는 청소년을 강제 추행해 징역형에 집행유예 판결을 받은 후에도 주일 설교, 청소년 성교육 등의 활동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은재 기독교반성폭력센터 간사는 "교회 성폭력의 경우 폭행·협박이 없는 그루밍 성폭력, 신앙적 바탕과 목회자의 위계와 위력으로 일어나는 경우가 대부분"이라서 처벌하기 쉽지 않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