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낮에 어린이보호구역에서 만취한 채 운전을 하다 故 배승아(9)양을 치어 숨지게 한 60대 남성이 구속된 가운데 이번 사고의 유족들이 배 양의 얼굴과 실명을 공개하며 “제2의 승아같은 일이 벌어지지 않기 바란다”고 밝혔다.

배양의 친오빠는 10일 JTBC 뉴스룸에 출연해 이같이 말했다. 친오빠는 “전 국민이 승아를 가슴에 새기고, 이에 따른 변화가 있으면 하는 마음으로 얼굴과 실명을 공개하기로 결정했다”고 공개 이유를 밝혔다.

앞서 배양을 치어 숨지게한 전 공무원 A(66) 씨는 영장실질검사를 받기 위해 둔산경찰서를 다서며 “유가족에게 죄송하다는 말씀을 거듭 드린다”고 말했다. 취재진이 ‘브레이크를 밟은게 맞느냐’고 질문하자 “네”라고 짧게 대답하기도 했다. 이어 ‘사고 당시 외려 가속했던 것으로 드러났다’, ‘감속한게 맞느냐’는 질문이 이어지자 “피해자를 치지 않으려 노력했다”고 답변을 한 뒤 자리를 벗어났다.

친오빠는 A씨의 이런 답변에 “정말 말도 안 된다고 생각한다. 너무 괘씸하다”며 “가해자에게 엄중한 처벌이 있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이라고 분노했다. 그는 “가족이나 관련 변호사 등 A씨 측으로부터 그 어떤 연락도 없었다”고 전했다.

한편, 이날 대전지법 윤지숙 영장전담 부장판사는 이날 특정범죄가중처벌법상 어린이보호구역 치사 혐의를 받는 A씨에 대해 구속 전 피의자심문(영장실질심사)을 하고 영장을 발부했다. 도망할 염려가 있다는 이유에서였다.

A 씨는 지난 8일 오후 2시 21분께 만취 상태로 승용차를 몰고 대전 서구 둔산동 탄방중 인근 어린이보호구역 내에서 도로 경계석을 넘어 인도로 돌진해 길을 걷던 배 양을 치어 숨지게 한 혐의를 받는다.

그는 경찰에게 "낮 12시30분께 대전 중구 유천동에서 지인과 모임을 갖고 소주 반 병 가량을 마셨다"고 했다. 그러나 확인 결과 9명이서 소주와 맥주 13병 이상의 음주를 한 것으로 경찰 조사 결과 드러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