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12월부터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에 회부되어 계류되고 있는 착한 사마리아법과 불가항력분만사고 국가책임제 등 필수의료 회생을 위한 법안이 더불어민주당의 회의 불참으로 제대로 된 논의가 이뤄지지 못했다.

19일 국회 법제사법위원회는 제2소원회를 개최해 ‘응급의료에 관한 법률 일부 개정법률안(일명 착한 사마리아인법)’과 ‘의료사고 피해구제 및 의료분쟁 조정 등에 관한 일부개정법률안(불가항력 분만사고 발생 시 정부가 100% 보상, 의료분쟁조정법) 등 9건의 법률안을 심의·의결하기로 예정되어 있었다.

그러나 이날 회의는 법사위 소속의 민주당 의원들이 전원 불참하면서 반쪽짜리로 진행됐다.

법사위 소속 민주당 의원들은 이날 오전 기자회견을 통해 “방송 3법(방송법·방송문화진흥회법·한국교육방송공사법) 개정안을 이미 본회의에 직회부한 상황임에도 법사위에서 재논희하겠다는 것은 원천 무효”라며 “비정상적인 법사위 운영에는 협조할 수 없다”며 불참을 선언했다.

법사위 민주당 간사인 기동민 의원은 “쏟아지는 현안들에 대한 국회의 감시와 질문을 회피하려는 여당의 형태는 도를 넘어선지 오래다”라며 “국민적 여망이 높은 특검법 등 고유법안 심사를 회피하며 타 상임위 의결 법안의 심사만을 고집하는 것은 어떻게든 권력 핵심의 치부를 감추려는 속내를 드러내는 것과 다름없다”고 비판했다.

법사위 소속 민주당 의원이 전원 불참하면서 회의 성립 조건인 ’재적위원 과반수의 출석‘에 미치지 못해 착한 사라마리아인법과 의료분쟁조정법 심사·의결은 이뤄지지 못했다. 현재 법사위는 민주당 10명, 국민의힘 7명, 비교섭단체 1명 등 18명으로 구성되어 민주당 소속 의원이 참석하지 않으면 회의가 성립되지 못한다.

착한 사마리아법과 의료분쟁조정법은 지난해 12월 9일 법사위에 회부된 이후 지난 2월 23일 법사위 전체회의에서 2법안소위로 회부되기로 했다.

착한 사마리아인법은 일반인이 한 응급처치나 응급의료종사자가 업무 수행 중이 아닌 때 한 응급의료로 인해 발생한 재산상의 손해 및 사상에 대해 고의·중대한 과실이 없는 경우에는 ’민사책임 및 상해에 대한 형사책임 뿐만 아니라 사망에 대한 형사 책임도 면제하도록 한다‘는 내용을 담고 있다.

아울러, 응급의료종사자·응급처치 제공 의무를 가진 자의 응급의료·처치행위로 인해 응급환자가 사상에 이른 경우 그 행위가 불가피했고, 행위자에게 중대한 과실이 인정되지 않을 경우에는 형법 ’업무상 과실치사상죄‘의 형을 감경하거나 면제하는 내용을 포함하고 있다.

의료분쟁조정법은 보건인이 충분한 주의의무를 다했음에도 불가항력적으로 피해가 발생했을 경우를 판단하는 의료사고보상심의위원회가 결정한 분만 의료사고 피해를 현행 국가 피해보상율 70%에서 국가 전액 보상으로 변경하는 내용을 포함하고 있다. 보건의료기관 개설자 등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자에 대한 재원 분담 근거를 삭제하는 내용도 있다.

대한의사협회는 “응급 처치 및 의료행위에 대한 형의 필요적 감면을 통해 의료인이 최선의 응급의료서비스를 적극적으로 제공할 수 있는 진료환경을 조상하는 것이 필요하다”며 지속적으로 법안 개정을 요청했다.

김이연 의협 대변인은 “예상치 못하게 마주친 응급의료상황에서 선한 의도를 갖고 의료 전문적으로 환자를 돕고 싶어도 현행법 환경에서 어려운 부분이 있었다”며 “이번 법안이 국회 본회의까지 통과된다면 위기 상황에 있는 많은 국민에게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법안에는 응급의료종사자로 범위를 한정했지만 우선 시행하다보면 사회적 평가가 자연스럽게 뒤따를 것”이라고 밝혔다.

불가항력 분만사고 시 국가 전액 보상과 관련해서도 의협은 “의료인이 충분한 주의의무를 다했음에도 불가항력적으로 발생한 분만 의료사고에 대해서 보상재원을 의료기관이 분담하도록 강제하는 것은 사회보장의 기본 취지 및 과실 책임 원칙에 어긋난다”면서 “무과실 전액 국가 보상 법안은 신부인과 인프라 붕괴와 산부인과 전문의 감소 추세를 막을 수 있다는 전환점이 될 것”이라고 기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