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70명을 대피시키고 주저 앉은 소방관, 헌신적인 모습에 찬사 이어져

지난 20일 부산 해운대구에서 발생한 호텔 화재 현장에서 찍힌 땀에 흠뻑 젖어 무릎을 꿇은 채로 숨을 돌리고 있는 소방대원의 사진 1장이 많은 사람들의 마음에 울림을 주고 있다. 호텔 투숙객들 소방대원들의 헌신적인 대피 안내와 화재 진압 덕에 큰 부상자가 없었던 것이라고 칭송했다.


▲ 출처 : 연합뉴스

21일 연합뉴스 등 국내 주요 언론 보도에 따르면 인천에 사는 김재필(57) 씨는 아내와 함께 2박 3일 일정으로 부산을 찾아 해당 호텔에 투숙했다. 당시 객실 내에서 체크아웃을 준비하던 김씨는 호텔 직원이 객실마다 문을 두드리며 대피를 유도하자 비상 상황임을 직감하고 복도로 나갔다. 그러나 복도에는 이미 연기가 자욱해 앞을 보기도 어려운 상황이었다.

해당 호텔은 객실 층에서 4층까지 간 뒤 1층으로 가는 다른 승강기와 통로를 이용해야 하는 복잡한 구조였다. 이미 객실 층이 연기로 자욱한 상황에서 김씨 부부는 대피에 막막함을 느꼈다. 그 순간의 찰나 어디선가 영화 속 히어로처럼 소방대원이 다가와 산소마스크를 건네줬고, 안내를 따라 무사히 건물을 빠져나올 수 있었다.

김씨는 화재가 발생하면 승강기 이용을 자제하는 것이 원칙이지만 당시 계단에도 이미 연기가 가득 차 있었고, 호텔 직원의 안내에 따라 승강기를 이용해 차례로 사람들이 대피하고 있었다고 당시 상황을 설명했다.

김씨는 건물을 빠져나오며 산소마스크를 건네고 피난을 도운 소방대원 덕분에 목숨을 구했다는 생각이 들며 건물 밖에서 맑은 공기를 마시는 순간, 화재가 발생한 지하층에서 사투를 벌인 소방관들이 땀에 흠뻑 젖은 채 무릎을 꿇고 숨을 고르고 있는 모습을 발견해 곧바로 사진을 찍었다고 설명했다.

김씨는 “불은 지하에서 발생했지만 연기는 상층부까지 빠르게 올라갔다. 1층까지 내려오는 것이 매우 복잡한 구조라 대피 과정에서 자칫하면 큰 사고가 발생할수도 있었다”며 “소방관들이 침착하게 대피를 유도해 투숙객 중 그 누구도 다친 사람이 없었던 것 같다”고 감사를 표했다.

1층으로 채 대피하지 못한 투숙객들은 4층 야외 수영장 테라스에서 대기하다 사다리차를 통해 구조됐고, 고층 투숙객 중 옥상으로 대피한 투숙객들은 헬기를 통해 구조된 것으로 알려졌다.

일각에서는 화재경보기가 울리지 않았고, 호텔 측의 안내방송도 없어 투숙객 대비가 늦어졌다는 지적이 나오기도 했다. 경찰과 소방당국은 화재경보기나 대피 안내방송이 없었다는 일부 투숙객의 진술을 토대로 사실관계를 확인하고 있다.

앞서 지난 20일 부산 해운대구 한 호텔에서 불이나 투숙객 170여명이 대피했다. 투숙객 중 32명은 연기를 마셔 병원으로 이송됐으나 정도가 경미해 생명에는 전혀 지장이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화재 진압과정에서 소방관 3명이 화상을 입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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