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송지하차도, 사망자 13명으로 늘어... 3차례 경고 있었지만 통제 못해

- 15일 지하차도 물에 잠겨 13명 사망
- 인근 하천 제방 무너져 지하차도로 순식간에 쏟아져와... 2~3분 만에 잠겨

충북 청주 오송에 위치한 궁평2지하차도가 15일 폭우로 인해 완전히 잠기는 참사가 발생해 현재까지 13명의 사망자가 발생한 가운데 이 지하차도에는 최소 15대의 차량이 있었던 것으로 확인돼 사망자는 더욱 늘어날 전망이다. 궁평2지하차도는 길이 430m, 높이 4.5m, 편도 2차로로 평소 30초에서 1분이면 빠져나갈 수 있는 곳이다. 하지만 갑자기 쏟아져 내린 물에 이곳을 지나던 차량은 속수무책으로 갇혔다.


▲ 출처 : 뉴스1

미호천교 인근 제방이 무너져내리며 순식간에 물이 지하차도로 쏟아져 내려왔고 물이 처음 쏟아진지 2~3분 가량만에 6만t의 물에 의해 완전히 잠겼다. 폭우로 발생한 자연재해이지만 일각에서는 충분히 예방할 수 있었던 ‘인재’라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이런 지적이 나오는 것은 이 사고 직전까지 최소 3차례의 홍수통제관리소와 주민신고 등이 있었으나 지하차도가 통제되지 못했기 때문이다

사고가 발생한 시각은 15일 오전 8시 40분 경이다. 금강홍수통제소는 이로부터 약 4시간 전부터 미호천교 주변에 홍수경보를 발령했고, 이같은 내용을 국무총리실, 행정안전부, 충북도, 청주시, 흥덕구 등 관련 기관 76곳에 통보문과 문자를 발송했다. 그러나 제방이 무너지는 것이 시나리오에 없었던 관련 지자체들은 지하차도를 통제하지 않았다.

사고 발생 2시간 전인 오전 6시 34분, 금강홍수통제소가 청주 흥덕구청에 주민대피와 통제를 요청했다. 이어 1시간 전인 7시에도 궁평1리 이장을 재냈던 시민 장찬교(68)씨가 119에 ‘제방이 유실되기 직전’임을 알리며 신고했고, 119도 이 사실을 시청에 전달했다. 그럼에도 충북도와 청주시, 흥덕구청 그 누구도 제방 근처의 궁평2지하차도를 통제하지 못했다.

세차례의 경고와 신고에도 관계 기관이 아무런 조치를 취하지 못하는 사이 결국 제방이 무너졌고, 궁평2지하차도는 오전 8시 40분 범람한 미호강 물로 순식간에 가득찼다. 가장 사망자가 많이 발생한 747 급행버스의 경우 폭우로 통제된 원래 노선을 우회해 이 곳 지하차도를 지나다 변을 당했다.

지난 2019년 행정안전부는 전국 145곳의 침수 위험 지하차도를 세 등급으로 분류해 ‘호우경보’가 발령되면 통제하도록 지침을 세웠다. 호우특보에도 궁평2지하차도가 통제되지 않았던 이유는 충북도 도로관리사업소가 별도의 세부 매뉴얼을 운영해왔기 때문으로 알려졌다. 충북도 관계자는 “도 매뉴얼에는 지하차도 중앙이 50cm 정도 잠겨야 도로를 통제하도록 되어 있어 사전 통제를 하지 않았다”고 밝혔다.

궁평2지하차도 침수 당시 국무총리와 행정안전부 차관은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에서 회의를 열고 전국적 상황을 점검 중이었다고 한다. 충북 지사는 괴산댐 월류 현장을 방문 중이었고, 청주 시장은 주택가 침수 현장에 있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전문가들은 “오송 지하차도 사고는 정부 대응 시스템의 사각(死角)지대에 있었던 셈”이라고 안타까워했다.

<저작권자 ⓒ 의사나라뉴스,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