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둑한 퇴직금에 30대 은행원들도 나간다... 은행업계, 역대급 호황에 퇴직조건 대폭 상향

주요 시중 은행들이 사상 최대 실적을 내고 있는 가운데 30대의 젊은 은행원들이 줄지어 퇴사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희망퇴직의 조건이 워낙 좋아 이를 바탕으로 이른 퇴직 결정을 통해 ‘인생 2막’을 준비하려는 수요가 늘어난 것으로 보인다.


▲ 출처 : 뉴스1

17일 금융권에 따르면 최근 신한은행 노사는 희망퇴직 조건을 새롭게 합의하고 다음주 초순에 희망 퇴직자 신청을 받을 계획이다.

부지점장 이하의 모든 직급의 근속연수 15년 이상, 1983년 이전 출생자가 이번 희망 퇴직의 대상으로, 생일이 지나지 않았다면 만 39세, 30대까지 대상에 포함된다. 역대 희망퇴직 대상자 가운데 가장 어리다. 지난 1월 희망최직 당시 최고 출생연도 조건은 1978년까지 였다.

대상 연령이 낮아진 대신 고연령의 지점장은 이번 희망 퇴직 대상에서 제외됐다. 이번 희망퇴직 대상자는 연차와 직급에 따라 9~36개월 치 월 평균 급여를 특별 퇴직금으로 수령하고 이달 말 떠나게 된다.

하나읜행의 경우에는 지난달 이미 하반기 히망퇴직을 마쳤다. 만 15세 이상 근무한 만 40세 이상의 일반 직원을 대상으로 6월 16일부터 나흘간 신청을 받았다. 이를 통해 퇴직한 사람은 총 60명인 것으로 알려졌다.

하나은행의 특별퇴직금은 1968~1971년 생 28개월 치, 1972년 이후 출생자는 최대 24개월 치의 월 평균 급여이다. 1968년~1971년 생 퇴직자에게는 자녀 학자금과 의료비, 재취업·전직 지원금도 지급된다.

시중은행들이 30·40대의 젊은 직원들까지 희망퇴직 대상에 포함하고 있는 것은 디지털 전환 등 금융 환경의 변화에 따른 인력 재배치 차원이다. 인원으 줄이면서도 신규 직원 채용을 위해서는 희망퇴직자를 받는 것이 불가피하고, 당국 또한 은행들을 중심으로 신규 채용에 나서주기를 지속적으로 독려하고 있다.

여기에 젊은 직원들이 일찍부터 새 길을 찾아 사회로 나가려는 수요가 높아진 것도 배경이 됐다. 신한은행 또한 젊은 직원들의 요구에 따라서 희망퇴직 대상자에 만 39세 직원들까지 포함한 것으로 알려졌다. 최근 은행들이 역대급 실적을 연달아 올리면서 퇴직 조건이 좋아진 것도 주 요인으로 꼽힌다.

금융위원회의 ‘5대 은행 성과급 등 보수체계 현황’ 자료에 따르면 KB국민·신한·하나·우리·농협 등 5대 시중은행의 2022년 1인당 평균 총 퇴직금은 5억 4000만 원으로 1년 전보다 3000여 만 원이 더 올랐다. 금융감독원의 공시에 따르면 시중은행 반기보고서에는 5억 원 이상을 수령해 공시 대상에서 희망퇴직자들이 다수 포함된 상태이다. 4대 은행의 보수 총액 상위 45명은 퇴직자의 몫일 정도다.


젊은 직원들이 은행을 떠나는 기조가 이어지면서 은행도 고령화를 맞고 있는 분위기다. 각사 지속가능경영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말 기준 KB·신한·하나·우리 임직원(전체 8만 6700명) 중 50세 이상이 23.87%(2만 700명)에 육박했다. 2년 전인 2020년에는 22.32%였던 것을 감안하면 2년 사이 1.5% 넘게 상승한 것이다.

또, 같은 기간 해당 기업들의 30세 미만 임직원의 비율은 9.99%에서 9.85%로 0.14% 줄어들었다. 30~50대 중간 연령대의 비율 또한 67.6%에서 66.2%로 1.3%p가 감소했고, 전 연령대에서 50대 이상의 비율만 상승하고 모두 하락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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