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어릴적부터 화상입어 왼쪽 발목 문제 겪다 유명 정형외과 방문
- 병원, 멀쩡한 오른 발목뼈 절단 후 철심 박아... 왼쪽 발목 재수술
- 병원 측 “의료배상공제조합에 보상 신청해 최대한 피해자와 원만하게 조율할 것”
서울에 위치한 유명 정형외과에서 어릴적 회상으로 왼발에 후유 장애를 앓다가 이를 치료하기 위해 병원을 찾은 환자의 멀쩡한 오른발을 절단하는 황당한 의료 사고가 벌어진 사실이 뒤늦게 알려졌다. 환자는 곧바로 다시 왼발에 정상적으로 수술을 받았지만 오른 발목뼈가 절단되어 정상적인 생활도 어려워졌다.
오랫동안 자신을 괴롭히던 후유 장애에서 벗어날 것이라고 기대했던 A씨는 해당 병원에서 수술을 받은 뒤 2시간 후 마취에서 깨어난 후 경악할 수 밖에 없었다. 불편하던 왼쪽 발목이 아닌 멀쩡하던 오른 발목뼈가 잘리고 철심 3개가 박혀있었기 때문이다. A씨는 즉시 경찰에 이를 신고하고 의료과실 증거를 확보한 뒤 다시 왼발 수술을 받았다.
결국 A씨는 양쪽 다리 모두를 자유롭게 쓸 수 없게 되어 무려 5개월이 넘는 시간동안 병원에 입원했다. 퇴원한 이후에도 정상적인 생활이나 보행이 어려워진 A씨는 4개월이 지난 지금도 재활치료를 받는 중이며, 최근에는 겨우 걸을 수 있게 되었지만 발목이 자유롭게 구부러지지 않는 탓에 오르막이나 내리막을 걷는 것에는 매우 어려운 상황을 겪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때문에 기존에 하고 있던 직장도 다니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A씨 집도의는 “수술에 참여한 직원이 A씨의 왼발이 아닌 오른발에 수술 준비를 해놓아 수술실에 들어온 뒤 그대로 진행하게 됐다”며 “A씨의 오른 발목에도 외관상 화상 자국이 있고 온전하지 않아 수술 부위가 잘못됐음을 바로 알기에는 어려움이 있었다”고 해명했다.
A 씨는 7살 때 공터에 피워둔 모닥불이 몸에 옮겨붙으며 큰 화상을 입어 왼발을 제대로 못쓰게 됐고 과거에도 4차례 수술을 받았다. 오른발은 화상을 입기는 했지만 걷고 뛰는 데는 문제가 없어 축구, 등산 등도 즐겼다고 한다.
B병원 측은 그동안 A씨의 병원비를 받지 않고 잇으며 그의 재활치료를 돕기 위해 병원 주변 월세방도 제공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병원 측의 이런 노력과는 반대로 A씨의 오른발은 복숭아뼈를 잘라 여러 뼈를 철심으로 연결해 발목이 움직이지 못하도록 고정했고, 뼈들이 다 굳어진 상태이기에 온전히 과거의 모습으로 돌아가기는 어렵다는 의견이 우세한 것으로 전해진다.
A씨는 “수술을 받기 위해 왼발의 컴퓨터단층촬영(CT)와 자기공명영상(MRI)을 찍는 등 모든 검사를 왼발 중심으로 했는데 멀쩡한 오른발을 건들인 것이다. 오른발은 화상을 입긴 했었지만 축구와 달리기도 할만큼 문제가 없었다”며 “앞으로 살 길이 막막하다. 오른발이 왼발을 대신해 힘이 돼주어 의지하며 일도 할 수 있었는데 이제는 아무것도 하지 못하게 됐다는 절망감마저 든다”고 토로했다.
이어 “수술 이후 거의 1년 가까이 방치된 느낌이다. 평생 이렇게 살아야 할텐데 아직 병원과 보상급도 합의하지 못했다. 내 억울한 사연이 세상에 꼭 알려졌으면 좋겠다”고 전했다.
B병원은 “원래 수술하려고 했던 왼쪽 발목은 오른발 수술 이후 곧바로 수술해 성공적으로 잘 마쳤다. 수술 전 뒤꿈치가 땅에 닿지 않았지만 교정 후 원활히 회복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며 “다른 병원에 수술이 어렵다고 모두 거절했으나 우리 병원에서 수술한 것이다. 오른 발목도 구부리는 각도의 제한은 일부 발생하겠지만 앞으로 나사 제거 수술과 재활을 통해 경과를 더 지켜봐야 한다”고 설명했다.
이어 “이런 사고가 발생할 경우를 대비해 의료분쟁배상보험에 가입해뒀고 보상을 신청해 심사 중에 있다. 이와 별개로 추가 보상도 피해자와 조율해 최대한 원만하게 진행하고자 한다”며 “환자분과 거의 매주 1회 점심 식사를 하며 병원 측 조치에 대한 불만과 원하는 부분을 해결하려 노력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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