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유소 내에서 전기차 충전한다 전기차 규제 완화

- 정부, 2차 경제 규제 혁신 방안 발표
- 전기·수소차 충전 인프라 확충... 전기차 배터리 재활용 방안도 찾는다
- 플라스틱 열분해 규제도 풀릴 듯

주유소 내에서 전기차를 하지 못하도록 충전기 설치를 제한하던 규제가 풀린다. 개인 소유의 전기차 충전기의 공유 서비스가 허용되면서 전기차 보급에 따라 늘어날 것으로 예상되던 폐배터리를 ‘순환자원’으로 지정하여 규제를 면제하기로 했다. 아울러 태양광의 발전으로 생산한 전기를 충전소에서 판매할 수 있도록 개선하며 수소차 셀프충전소도 허용된다.

5일 정부는 경제규제혁신 TF 회의에서 이러한 내용을 담은 순환 경제 활성화 방안을 공개했다. 정부는 전기, 수소차 등 미래차 확산에 앞서 충전 인프라를 대폭 확충하기 위하여 그간 충전소 설치를 규제해왔던 지침들을 개선한다. 주유소 내 전기차 충전기 설치가 가능하도록 주유소의 배치 구도와 안전조치 상황에 따라 전기차 충전설비 위치를 선정할 수 있도록 관련 기준을 개선하기로 했다.


▲ 출처 : 연합뉴스

현재는 주유소에서 주유 설비나 세차장 등 부대 업무를 제외하고 다른 건축물 등의 설치가 불가능하다. 주유소에 전기차 충전기를 함께 운용하고 싶어도 충전 설비와 주유기를 1m 이상 떨어진 곳에 설치할 수 있었다. 이 때문에 사실상 주유소에서 충전기를 설치하고 싶어도 불가능에 가까웠다. 정부는 타당성 연구 결과 등을 토대로 주유소 내 이격거리 관련 기준을 전기차 충전기 설치가 가능하도록 개선한다는 계획이다.

개인이 설치해 사용하는 전기차 충전기를 공유 플랫폼의 사업자에게 위탁하여 수익을 낼 수 있도록 하는 방안도 추진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를 위해 내년 12월까지 충전 인프라 공유 플랫폼을 임시로 허가하기 위한 절차를 진행 중에 있다. 전기차 충전소에서 태양광 발전으로 생산한 전기도 충전 및 판매 할 수 있는 방안도 찾는다. 충전사업자는 재생에너지 발전 설비로 생산한 전기를 통해 충전사업을 못하도록 하고 있는데, 전력수급을 저해하지 않는 범위에서 가능하도록 개선한다.

수소차에 대한 충전 관련 규제도 손볼 예정이다. 수소차 충전소 충전대상에 자동차뿐 아니라 지게차 등 실내물류운반기계 등도 허용하는 방안이 추진된다. 직원을 통해서만 수소차를 충전할 수 있었던 것도 셀프충전소 운영이 가능하도록 안전성 검증 과정을 거친다.

전기차의 골치덩어리였던 폐배터리의 재활용 방안도 찾는다. 전기차 배터리는 용량이 초기에 비교하여 70~80% 수준으로 떨어지게 되면 교체가 불가피해 생산 후 수명이 약 5년에서 20년정도이다. 전기차가 늘어나면서 폐배터리도 늘어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정부는 자원순환기본법을 개정하여 ‘순환자원 선인정제’를 도입한 뒤 이를 통해서 전기차 폐배터리를 순환자원으로 인정하겠다고 밝혔다. 순환자원으로 인정되면 폐기물관리법상의 규제를 피할 수 있다. 현재는 ‘사업장 폐기물 배출자’ 등이 무해성과 경제성 등 일정 기준을 충족한 폐기물을 순환자원으로 인정해달라고 신청해 환경부 장관으로부터 인정받으면 폐기물이 순환자원이 된다. 선인정제는 특정 폐기물에 대해선 신청 없이 순환자원으로 인정하는 제도다.

한국환경연구원에 따르면 2030년까지 전기차 보급 목표(362만대)를 고려했을 때 2020년부터 2030년까지 발생하는 폐배터리는 42만개에 달한다. 시장조사 전문기관 SNE리서치 추산으론 전 세계에서 수명을 다하는 폐배터리는 2025년 42GWh에서 2040년 3455GWh로 80배 늘어난다. 폐차되는 전기차가 2040년 54만대(배터리 전기차와 외 플러그인 하이브리드 전기차 포함)에서 2040년 4636만대로 급증할 전망이기 때문이다. 이에 전기차 폐배터리 재활용 시장 규모는 2025년 세계적으로 22억8000만달러(약 3조1000억원)에 달할 전망이다.

아울러 정부는 자동차관리법을 고쳐 전기차 등록 시 배터리를 별도로 등록하게 하는 한편 배터리 ‘제작-등록-운행·탈거·재사용·재활용’ 등 전주기 이력을 ‘공공데이터베이스’에 담아 관리키로 했다. 데이터베이스 일부는 보험사와 업계에 공개할 방침이다. 배터리가 차와 별개로 독자 유통될 수 있게 기반을 마련해 임대와 재활용을 활성화하겠다는 것이 정부의 구상이다.

폐플라스틱 열분해 관련 규제도 손본다. 정부는 폐플라스틱 열분해유를 합성수지와 합성섬유 등 석유화학제품 원료인 ‘나프타’를 만드는 데 사용할 수 있도록 ‘재활용 유형’에 추가하고 열분해유 제조시설과 열분해 소각시설을 분리해 제조시설은 재활용 시설로 설치·검사기준을 간소화해주기로 했다. 폐플라스틱 열분해는 산소가 거의 없는 상황에서 폐플라스틱에 300~800도 열을 가해 가스와 오일 등으로 분해하는 기술이다.

정부는 열분해와 같이 화학적으로 재활용된 플라스틱 제품 제조·수입업자에게도 내년부터 폐기물 분담금을 감면할 계획이다. 또 내년 상반기까지 플라스틱 열분해 재활용 생산자책임재활용제도(EPR) 지원금 단가를 높이고 고품질 폐플라스틱이 확보되도록 EPR 지원금 구조를 개편한다. 현재 열분해 방식으로 재활용할 때 폐기물 지원 단가는 kg당 173원이다. 유제철 환경부 차관은 “EPR 제도에 따른 지원금 구조를 앞으로 조금 더 고부가가치성인 화학적 재활용 쪽에 메리트를 주겠다는 취지”라고 설명했다.

정부는 폐플라스틱 열분해 외 플라스틱 화학적 재활용 방식도 녹색분류체계에 반영할 수 있는지 검토하기로 했다. 녹색분류체계에 포함된다는 것은 ‘국가가 인정하는 녹색경제활동’이 된다는 의미로 녹색투자의 대상이 될 수 있게 된다. 또 재활용 플라스틱 제품·용기에 ‘재생원료 사용비율’ 표시를 허용하고 지방자치단체 등이 의무적으로 구매하도록 하는 방안도 추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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