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항제철소, 설립 49년 이래 최초로 전면 ‘가동 중단’

- 힌남노 영향으로 침수피해로 인해 7일 전면 가동 중단... 위치가 높은 용광로 제외하고 나머지 시설 대부분 침수
- 인근의 현대제철 포항공장도 제품 생산 중단

7일 포스코 홀딩스는 포항제철소의 공장 침수로 인해 제강 및 압연 등 전공정에 대하여 생산 차질이 발생해 가동을 중단했다고 밝혔다. 포스코의 자회사인 포스코스틸리온의 포항 소재 도금·컬러 공장 역시 태풍으로 인해 이날 가동이 중단됐다.


▲ 출처 : 연합뉴스

포스코 측은 “제철소 핵심 설비인 고로 3기는 피해가 없지만 일시적으로 가동중단 상태이며 전기 공급 회복시 다시 정상 가동할 예정”이라며 “침수 피해를 입은 열연 라인 등 제품 생산 공정 복구 시점은 미정이지만 공급 차질 최소화를 위해 노력하겠다”고 설명했다.

전날 393mm의 집중호우가 발생해 근처 냉천이 범람하면서 설비동과 전기시설 등 시설 전반적으로 물에 잠긴 포항제철소는 아직 배수작업이 완료되지 않아 복구에 상당한 시간이 걸릴 것으로 보인다. 전기 공급 시설인 수전변전소가 침수됐고, 이에 따른 정전으로 설비 가동에 큰 차질이 생기고 있다. 위치가 높은 고로(용광로)를 제외한 대부분의 시설들이 침수됐다.

전날부터 포항제철소의 고로 3기는 모두 휴풍(고로에 바람을 불어넣는 작업을 중단)에 들어갔다. 쇳물이 나와도 이를 받아줄 시설이 정상가동되고 있지 않기 때문이다. 노후화로 폐쇄된 제1고로를 제외하고 나머지 2,3,4호 고로 모두 휴풍에 들어간 것은 1973년 포항제철소가 설립되고 첫 쇳물을 생산한 뒤로 처음있는 일이다.

포항제철소는 연간 1685만 톤(작년 기준)의 철강재를 생산하고 있다. 포항제철소의 매출액은 포스코홀딩스 전체 매출액의 24.2%를 차지한다. 설비 복구가 늦어질수록 수천억원에 달하는 손실이 발생할 수 있으며, 일각에서는 피해 이전으로 정상화하기까지 한달정도 걸릴 것이라는 추측도 나오고 있다.

일관제철소의 ‘심장’이라 불리는 고로가 5일 이상 멈출 경우 피해는 눈덩이처럼 더 불어날 가능성도 있다. 철광석을 녹여서 쇳물을 뽑아내는 용광로 특성상 24시간 열기를 유지하며 돌아가야 한다. 휴풍 기간이 4~5일을 넘기면 고로 내 쇳물이 굳고, 자칫 본체에 균열이 생길 우려도 있다. 이 경우 고로 복구에만 3개월 이상 걸릴 수 있다. 2019년 철강협회 추산에 따르면 고로 1개가 멈춰 복구에 3개월이 걸린다고 가정하면 이는 약 120만톤의 제품 감산과 8000억원의 매출 손실로 이어질 수 있다.

쇳물을 빼내서 슬래브(반제품) 등을 만들어야 하지만 현재 관련 설비가 침수되거나 정지된 상태에서 녹록지 않다. 일단 다른 비상책을 써서라도 쇳물을 내보내 고로 안정성을 확보하는 게 우선인 실정이다.

포스코는 최악의 사태까지 가지 않도록 조치하겠다고 강조했다. 포스코는 이날 “고로의 정상 가동을 위해, 가능한 각 고로별 휴풍·송풍을 반복하면서 빠른 시일 내에 조업을 개시하겠다”고 밝혔다. 포스코는 또한 제품 출하가 늦어지지 않도록 상황을 봐서 포항제철소에 생산한 슬래브 일부를 광양제철소로 옮겨 냉연·열연 제품으로 가공하겠다는 방침이다.

포스코는 김학동 부회장을 단장으로 ‘태풍재해복구 태스크포스(TF)’를 구성해 조업정상화 방안을 논의할 예정이다. 최정우 포스코그룹 회장은 전날 포항제철소를 찾아 침수지역 등을 둘러본 뒤 현장에서 비상대책회의를 주재한 바 있다.

또한 현대제철도 포항공장의 침수 피해로 봉형강 등 제품 생산을 일시 중단한다고 이날 공시했다. 현대제철 포항공장 매출액은 지난해 기준 2조2883억원으로 현대제철 전체 매출액의 10.0%에 해당한다. 현대제철은 “인천과 당진공장 재고 및 가동률 증대를 통해 매출 손실 영향은 없을 것으로 예상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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