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지하철 2호선의 신당역 화장실에서 20대 여성 역무원을 흉기로 찔러 숨지게 한 30대 남성 전 모 씨가 과거 서울교통공사에서 근무하다 직위해제된 전력이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그는 입사 동기였던 피해자를 불법카메라를 통해 촬영하고,  만남을 강요하는 등 스토킹 범죄를 지속적으로 해오다 피해자의 고소로 인해 스토킹 혐의 등으로 기소되어 1심 재판을 하루 앞두고 범행을 저지른 것으로 밝혀졌다.

15일 경찰에 따르면, 전 씨는 경찰 조사에서 오래전부터 범행을 계획했다고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 범행에 쓰인 흉기도 미리 준비한 것으로 조사됐다. 두 사람은 서울교통공사 입사 동기였으나 전 씨의 스토킹 행위로 사이가 멀어졌다. 범행 당시 전 씨는 불법촬영 혐의로 직위해제 된 상태였다.

또한, 전 씨는 피해자에게 만남을 강요하는 등 스토킹을 해오다 지난해와 올해 두 차례 피해자로부터 고소를 당한 것으로 전해졌다. 전 씨는 스토킹 가해자였지만 따로 접근금지 명령은 받지 않았던 것으로 알려졌다. 피해자는 지난해 10월 경 경찰의 신변보호를 받기도 했지만 피해자의 요청으로 한 달만에 종료되었다.

그는 혐의가 인정돼 올해 2월과 7월 각각 재판에 넘겨졌고 두 사건이 병합된 재판은 이날 선고가 예정된 상황이었다. 경찰은 이런 배경에 비춰 전 씨가 보복성 범죄를 저질렀을 가능성을 살펴보고 있다. 경찰 관계자는 관련 수사 기록을 요청해놓은 상황이라며 "보복 범죄로 확인되면 특정범죄가중처벌법을 적용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전 씨는 범행 과정에서 손을 다쳐 병원 치료를 받은 뒤 유치장에 입감됐다. 경찰은 전 씨를 상대로 정확한 범행 동기 등을 조사한 뒤 이날 중으로 구속영장을 신청할 예정이다.

한편, 전 씨는 전날 오후 9시쯤 신당역 여자 화장실을 순찰하던 피해자를 뒤쫒아가 흉기로 살해한 혐의로 현장에서 체포되었다. 그는 일회용 위생모를 쓴 채 신당역에서 1시간 10분가량을 머물며 피해자를 기다렸다가 피해자가 나타나자 범행을 저질렀다.

흉기에 찔린 피해자는 화장실에 있는 비상벨로 도움을 요청했고, 사회복무요원과 역사 직원, 시민의 도움으로 제압되어 출동한 경찰에게 인계되었으나, 피해자는 심정지 상태로 병원으로 이송되었다. 결국 이송 2시간 반 만에 사망 판정을 받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