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질랜드 ‘가방 속 어린이 시신’ 사건의 피의자로 추정되는 40대 한국계 뉴질랜드인이 울산에서 체포되었다. 해당 여성은 숨진 아이들의 친모로 추정되며, 취재진의 범행 동기와 유기 이유, 혐의 관련한 질문에 ‘내가 하지 않았다’고 주장하며 범행을 부인했다.

15일 경찰에 따르면 이날 오전 1시쯤 울산의 한 아파트에서 해당사건의 용의자인 A씨(42)를 검거했다. A씨는 2018년 당시 거주하던 뉴질랜드 오클랜드에서 당시 7세와 10세 아이를 살해하고 도주한 혐의를 받고 있다. A씨는 가방에 유기된 채 발견된 아이들의 친모로 추정되고 있다.

A씨는 이날 낮 12시 황토색 코트로 머리부터 어깨까지 덮어 얼굴을 완전히 가린 채로 울산중부경찰서 정문으로 나왔다. “왜 자녀를 살해했느냐”, “창고에 왜 유기했느냐”, “혐의를 인정하느냐” 등 쏟아지는 취재진의 질문에 A씨는 “내가 안 했어요”만 반복하여 답변해 사실상 범행을 부인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A씨는 곧바로 압송 차량에 올랐다.

법무부는 이날 뉴질랜드로부터 A씨의 긴급인도구속 요청을 받고 사건을 검토했으며, 그 결과 상당한 근거가 있다고 판단돼 서울고등검찰청에 긴급인도구속을 명령했다. 긴급인도구속이란 범죄인 인도를 정식으로 청구하기 전, 대상자가 도주의 우려가 있을 때 청구국의 요청에 따라 제한된 기간 동안 구속하고 있는 제도이다.

서울고검은 A씨에 대해 살인 혐의로 긴급인도구속영장과 압수수색영장을 발부 받아 곧바로 신병을 확보하고, 주거지도 압수수색 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법무부는 뉴질랜드가 우리나라와 맺은 조약에 따라서 앞으로 45일 안에 정식 범죄인 인도를 요청하면 법원 심사 청구를 검찰에 명령할지 결정할 예정이다. 이를 우리 법원이 판단하여 범죄인 인도를 허락한다면 A씨는 뉴질랜드로 송환되어 뉴질랜드 법률에 따라 처벌받게 된다.

이 사건은 지난달 11일 뉴질랜드 현지에서 창고 경매로 판매된 여행 가방 속에 아동 2명의 시신이 함께 발견되면서 드러나게 됐다. 가방이 보관된 창고를 임차했던 사람이 A씨로 밝혀지면서 현지 경찰은 A씨를 용의자로 보고 수사를 해왔다. A씨가 범행을 마친 후 한국으로 도피한 것으로 지난달 말 확인되면서 한국 수사기관도 검거에 나선 것으로 보인다.

경찰은 뉴질랜드 경찰의 공조 요청에 협조하기 위해 A씨를 추적하던 중 울산에 A씨가 있다는 첩보를 입수하고 잠복근무 끝에 검거하였다. 검거 당시 A씨는 별다른 저항 없이 자신의 신원을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A씨는 입국한 후 서울 등지에서 생활하다가 올해 초 울산의 지인 집에서 얹혀살고 있던 것으로 추정된다.